우리 동네 채식인이 사는 법

지역내일 2011-06-07 (수정 2011-08-10 오후 7:34:23)

< 우리 동네 채식인이 사는 법 >






 * 박원지씨 (31ㆍ보정동) 




“채식베이커리 만들며 채식에 빠졌어요”




아직 미혼인 박원지씨는 채식을 실천한지 1년 6개월이 되었다.
워낙 요리하고 빵 만들기를 좋아했던 그녀. 베이킹을 하면서 버터와 설탕 등 가공품이 많이 들어가는 게 싫었단다.
“처음엔 채식 베이킹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재료도 간단하고 동물성 지방이 안들어 가니 부담도 적고 웰빙 빵이 되더라고요.”
그때부터 채식에 관심을 갖고 베이커리 뿐 아니라 주식으로 먹는 식단까지 조금씩 채식 위주로 바꿨다. 몸에도 빠르게 변화가 찾아왔다. 통통했던 몸매는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게 됐고 특히나 빠졌다, 줄었다를 반복했던 요요현상 없이 평균 몸무게를 유지하게 됐다.
“피부도 좋아지고 몸이 전체적으로 가벼워지니 좋더라고요. 부모님께도 권유해서 어머니도 현미밥과 채소 반찬 위주로 식단을 마련해 주세요. 특히 어머니는 채식을 하면서 체중이 많이 줄고 건강이 좋아지셨죠.”
우연히 시작한 채식을 통해 놀라운 변화를 실감한 그녀, 직장에 다닐 땐 도시락을 직접 싸가지고 다닐 만큼 열성(?)적인 채식인 생활에 임했다. 매번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는 것이 번거롭기는 했지만 고기국물과 멸치 다시가 들어간 식당 음식을 골라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더 컸단다. 그래서 인터넷 채식카페에 가입해 채식 음식점만 찾아다니곤 했다고.
“채식을 한다고 하니 처음엔 친구들이 의아해 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채식 음식점을 데려가면 10명이면 10명 모두 좋아라들 하더라고요. 지금은 집에서 계란, 버터 없는 과자 구워서 선물하면 또 너무나 좋아해요. 칼로리 걱정도 없고 몸에도 좋은 간식이니까요.”
박원지씨는 요리를 즐기는 취미 덕에 집에서도 채식 요리를 직접 만든다. 현미 밥 100%에 채소와 나물을 많이 해 먹는 편. 제철 채소가 들어간 된장국도 직접 끊여 먹는다고.
“처음엔 단순히 시작했는데 채식을 하면서 환경문제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예전엔 무관심했던 문제들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가치관과 생각이 많이 변하게 됐어요. 채식 관련 카페에서 다양한 의견과 생각들을 공유하면서 얻은 결과죠. 무엇보다 채식을 하면서 몸이 가벼운 느낌, 단순히 체중이 준 게 아니라 몸이 정말 가볍고 경쾌해져요. 깨끗이 정화된 몸을 매일 느끼며 살고 있는 거지요.”
이렇게 좋은 점이 많은 채식생활, 박원지씨는 앞으로도 쭉 이어갈 생각이다. 물론 미래의 남편, 아이들과 함께.






* 노보라씨 (34ㆍ죽전동) 




“채식 7년, 이제는 육식이 더 어려워요”




그녀의 채식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명한 아이스크림 상속자였던 존라빈스가 육식과 생명파괴에 대한 경고로 쓴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는 책을 읽고 나서다. 7년의 시간동안 채식으로 단련된 건강한 몸을 가진 그녀, 하는 일도 채식관련 신문사의 기자라니 이쯤 되면 그녀의 모든 일상에 채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100%.
돌이켜보면 채식으로 몸도 살리고, 직장도 얻었으니 그녀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되어준 고마운 결심(?)이었다.
“처음 채식 시작하고 두 달 만에 알레르기 비염과 결막염이 사라졌어요. 늘 달고 다니던 병을 채식으로 고칠 수 있어서 너무 신기했지요. 그전에는 늘 약 먹고 코 흡입기를 달고 살았거든요.”
그렇게 채식을 하면서 찾아온 변화로 그녀의 일상도 변하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도움으로 현미채식위주의 식생활을 유지하며 어쩌다 외식을 할 때면 채식 식당으로 가는 것도 정해진 코스였다.
“채식하면서 가장 어려운 게 직장 생활하면서 점심이나 회식 문젠데, 저는 채식관련 신문사에 근무하다보니 수월하죠. 회사사람들 전부가 채식을 하거든요. 그래서 회사에 가면 오히려 편하죠. 대신에 친구들을 만날 때는 조금 어려운 점도 있어요. 제 주변 친구들은 채식 식당을 별로 안 좋아 해서요. 그럴 땐 일반 식당가서 채소에 밥만 먹는 것으로 맞추고 있어요.”
그녀가 채식인으로 생활하면서 느낀 유익함을 꼽자면 우선 몸이 좋아지고 마음이 차분해 진 것, 그리고 환경과 동물들을 헤치지 않으며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이란다.
채식인으로 7년을 살면서 채식 신문사에서 활동하는 그녀는 최근 창립한 채식 권장하는 의사모임인 ‘베지닥터’를 알리고 홍보하는 일에도 전념하고 있다. 또 그녀가 운영하는 블로그(http://blog.naver.com/booora)에는 지역의 채식식당 리스트와 채식처방의료기관(의료생협) 등 채식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마련해 놓고 있어 초보 채식인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고 있다.
  



   * 권미영 리포터 (39ㆍ마북동)




“자연이 주는 건강한 순환에 동참하고 있어요”




설날 명절을 지내고 온 다음날부터 채식을 선언, 지금까지 4개월 동안 채식생활을 하고 있는 리포터. 고백하자면 좋아하는 탤런트인 ‘김창완’씨가 몇 년 전 채식을 선언하고부터 같은 생각을 품어 왔었다. “한 여름 드라마 촬영 중 그늘에 숨어 더위를 피하는 돼지를 보며 생명은 모두 똑같다는 생각에 채식을 시작했다”는 김창완씨. 당시엔 그의 결단(?)이 멋지고 부러웠지만 내 생활에는 적용시킬 수 없을 거라 단정했다. 그러던 리포터를 결심하게 만든 사건은 지난해부터 올 초 까지 구제역 파동으로 돼지와 소들이 살 처분 되는 광경을 접하면서부터다.
사람들의 식탁에 오르기 위해 항생제와 성장촉진제가 범벅이 된 사료를 먹고, 병이 나면 산채로 죽어야 했던 동물들을 보면서 입의 즐거움은 잠시 유보해도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채식을 선언하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꾸리자 가족들의 반응도 다양했다.
큰아이는 엄마의 채식을 지지한다며 자신도 동참할 것을 선포했고, (결국 오래지 않아 육식의 달달한 유혹을 이기지 못했지만) 남편도 흔쾌히 받아들여 주었다.
하지만 선언이후 만만치 않은 번거로움도 찾아왔다. 편하고 간편한 반조리 식품이 사라지고 데치고, 삶고, 무치고 하면서 밥상 차리는 시간이 2배 이상 걸렸다.
일주일 치를 한 번에 보던 장보기도 거의 매일 봐야 했다. 하지만 결심이 서니 즐겨 찾던 대형마트 대신, 동네 야채가게를 산보하듯 매일 다녔다. 
바쁘다는 핑계로 일주일에 3~4번씩 외식을 하던 습관도 차차 일주일에 한번 정도로 줄었다. 그것도 채식위주의 식당으로 찾아가게 된 것은 물론.
이렇게 약간은 번잡한 노력(?)을 들이는 동안 채식이 가져온 몸의 변화는 기분 좋은 훈장이 되었다. 체중의 변화는 크게 없었지만 몸이 가벼워진 상태가 제일 먼저 왔다. 거칠고 푸석거리던 피부가 말끔해지고 여드름이나 트러블이 사라졌다. 머리를 감을 때마다 한 움큼씩 빠져 한참 진행형이던 탈모가 어느 순간 정체기를 맞았다. 또 외식비용과 쓸데없이 낭비되던 음식물 비용이 많이 줄고 살림에 규모가 생긴 것도 채식을 통해 얻은 유익함.
더불어 내 몸이 자연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일체감. 생명을 존중하고 함께 공존하는 마음을 아이들이 몸으로 체득하며 배우게 되었다는 점, 채식을 통해 얻은 달디 단 열매다.
처음엔 고기를 먹지 않는 게 인내의 과정이었다면 채식 4개월째인 지금은 채소 고유의 향이 주는 자연의 맛을 알게 됐고, 소금과 된장으로만 무친 나물 반찬의 순박한 향미도 좋아졌다. 또 땅의 기운을 머금은 푸성귀들을 매만지고 다듬으면서 마음에 평화를 누리게 되었다. 억지로 참아가며 하는 채식이 아니라 자연이 주는 건강한 몸의 순환, 지금 리포터에게 일어나고 있는 즐거운 변화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