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남호탁 원장
의학박사, 수필가
김연아를 국민 동생이라고 부르듯 변비와 치질을 국민 질환이라고 한다. 국민 질환이라니, 그만큼 두 질환이 많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변비로 고생하는 인구는 얼마나 될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2002년에는 92만 7000명이었고 2009년에는 142만 8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를 찾지 않고 스스로 식이섬유나 기타 방법 등을 통해 자가 치료하는 인구도 많을 터, 실로 변비로 고생하는 인구가 엄청남을 짐작할 수 있다.
잘못된 식습관이나 운동부족이 변비의 주범임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이렇다보니 가능하면 인스턴트식품을 줄이고 섬유질이 많은 야채나 과일을 섭취하고자 모두들 혈안이다. 운동도 예외는 아니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야채나 과일, 운동은 비단 변비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심장질환, 혈관질환 등 각종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있는 것이기에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한데, 이쯤에서 한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식습관 개선이나 운동 등에 목을 매는 인구가 그토록 많음에도 불구하고 변비 환자 수는 줄어들 줄 모르니 말이다. 도대체 어찌된 영문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식습관이나 운동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마음가짐임을 모르거나 무시하려드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살펴본 바와 같이 대장의 운동은 자율신경계에 의해 막대한 영향을 받는다. 대장의 운동이 이성이나 의지보다는 감정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대장의 운동을 왕성하게 하려면 즐거운 마음, 감사한 마음이 더 우선시되고 중요하다.
식습관이나 운동 등에 그토록 정성을 기울임에도 불구하고 변비 환자가 줄지 않는 이유는 현대인들이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고, 지나친 경쟁 속에서 마음의 평정을 잃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더라도 감사한 마음, 즐거운 마음이 없다면 장은 시큰둥해 한다.
물론 이는 장이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아무리 음식을 엄선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즐겁고 감사한 마음이 없다면 변비를 개선코자 하는 노력은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할 공산이 크다. 바로 이런 이유로 현대사회에서 변비환자는 해가 갈수록 증가하기만 하는 것이다. 변비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우선 마음부터 다스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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