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오전 9시, 담작은도서관 3층. 즐거운 웃음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향했더니, 까만 종이 인형을 손에 든 어른들이 아이처럼 장난치며 좋아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어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동심’이라고 했던가. 인형 하나 갖고도 수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이야기 하나 갖고도 즐거운 웃음이 떠나지 않는 이들은 ‘담작은도서관’의 ‘빛그림동아리’ 회원들. ‘그림자극’ 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인 이들을 만나봤다.
다양한 방법으로 그림책을 만나다.
“작년에 담작은도서관에서 빛그림극 강좌가 있었습니다. 배운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쉬워 동아리를 만들었죠.” 그래서 동아리 이름도 ‘빛그림’. 하지만 빛그림극만 하는 것은 아니다.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최은예(40)씨는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올해는 그림자극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빛그림극이 컴퓨터를 많이 활용했다면 직접 손으로 만들고 움직여야 하는 그림자극은 조명을 이용해 스크린 뒤에서 인형의 그림자를 움직이는 인형극. 구체적인 모습이 아니라 실루엣이 등장하므로, 이야기의 분위기나 느낌이 색다르게 전해질 수 있고, 상상력이 더 자극된다.
바쁘고 힘들어도 즐겁고 행복한 일
“3월에 책 선정을 끝냈지만, 아직 연습이 많이 부족해요.” 시간 맞추기가 가장 어렵다는 회원들은 담작은도서관 사서들을 제외하고 모두 직장맘들. 때문에 모두 함께 모여야 연습이 가능한 그림자극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포기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함께 모여서 인형을 만들고,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행복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상한 인형을 만들어 놓기도 하고, 어색한 대사에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고 연습하는 과정이 즐겁고, 배우면서 하나하나 완성하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집에서 연습을 하게 되는 날이면 아이들이 옆에서 조언을 해준다는 홍순미(41)씨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함께 나누는 일”이라며 오히려 지친 일상에 활력소가 된다고 했다. 담작은도서관 사서이기도 한 김동미(31)씨는 “아이들의 진지한 눈빛을 볼 때, 박장대소하며 웃어줄 때 가장 기쁘다”며 무대 위 공연을 올릴 때 가장 보람되다고 했다. 최은예 회장은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고, 특히 아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일”이라며 좀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밝혔다.
많은 아이들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주고 파
앞으로 작은도서관을 중심으로 좀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는 ‘빛그림’ 동아리는 오는 4일 오후 3시, ‘춘천작은도서관책축제’에서 그림자극 ‘밥 안 먹는 색시’를 공연한다. 셀로판지를 이용해 다양한 색상의 그림자가 등장하는 이번 공연은 책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 마지막에 예상치 못하는 반전이 있다고 하니, 아이들과 함께 ‘축제극장 몸짓’으로 나들이 가보는 것은 어떨까?
문의 담작은도서관 256-6363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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