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장터의 주인은 시민이라고요!
* 지난 3월 12일 성남나눔장터에서 이재명 시장이 판매차 나온 아이와 악수하고 있다
성남시가 지난 3월 12일 대대적인 홍보를 하며 야심차게 진행했던 ‘성남시토요행복나눔장터’(이하 나눔 장터)가 시행 한 달 만에 전격 중단됐다.
토요일마다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우며 활기를 띄던 장터가 채 한 달도 넘기지 못하고 폐장 된 것. 이에 그동안 나눔 장터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았던 시민들은 성남시의 일방적 폐장 공고에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타 시군구의 재활용 나눔 장터를 부러워하던 시민들의 열기가 성남나눔장터에 대한 호응으로 모아졌던 터라 갑작스런 중단이 납득할 수 없다는 것. 더구나 30~40대 주부들의 참여가 높았던 만큼 실망감을 드러낸 주부들은 시청게시판 등에 재개장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행착오의 결과로 보기엔 너무나 짧았던 한 달 만의 폐장 사유와 시민들의 반응을 들어보았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성남나눔장터 폐장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
한 달 만에 끝났다니, 지금 장난하십니까?
“벼룩시장에 참가하려고 물건 잔뜩 준비했는데, 문 닫았다는 소리에 정말 허탈했어요.”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도 없이 그냥 없어진다고 하니 너무 화가 납니다.”
“시작할 때는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상설이라고 해놓고 한 달 만에 중단이라니요? 공무원들의 편의만 생각하는 행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참여했던 시민들이 이해할 만한 이유를 말해 보십시오.”…
성남시 나눔 장터가 중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여기저기에서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성남시 시정게시판과 행복나눔장터 온라인 카페에는 시민들의 원성이 담긴 글이 수차례 올라오는 등 거센 항의가 표출되고 있는 것.
권우순씨는 시정 게시판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구경도 하고 아나바다에 대해서 학습도하고 물건도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좋았던 벼룩시장을 사랑했는데 없어졌다니 속상하다”며 원성이 담긴 글을 올렸다.
아이디명 ‘삐리’로 글을 올린 작성자도 “벼룩시장을 통해 시청의 활용범위를 넓히고 시정 홍보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는데 딱 한 달 실시하고 동별로 하겠다는 공지는 한마디로 졸속행정의 표본”이라며 일침을 놓았다. 아울러 “성남시청은 협의나 설문조사와 같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은 채 대안도 없이 부실한 공지만을 올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중단 이유 명확치 않아 시민 불만 커져
이에 대해 성남시 나눔 장터를 기획하고 추진했던 가족여성과 여성생활팀의 이귀완 팀장은 “3월 첫 개장부터 나눔 장터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면서도 “성남시 전역에서 시청으로 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교통도 불편해 장터에 참여하고 싶어도 참여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시민들 가까운 곳에서 동단위로 장터를 열고 이어가는 것이 좋겠다는 방침에 따라 시청 광장의 장터를 마감하게 되었다”며 폐장 이유를 밝혔다. 이 팀장은 또한 “성남시청 나눔 장터가 대단위로 진행되다보니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분들이 많았던 점도 애로사항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런 시행착오는 처음 기획 단계 때 예상치 못했는가 묻자, “생각보다 짧은 시간 안에 중단하게 돼서 시민들께는 죄송한 마음이다”며 말을 아꼈다.
이에 대해 시민들 역시 명쾌하게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분당동의 이정미(42)씨는 “교통이 불편해 오기 힘들다면 그런 곳에 시청은 왜 지으셨는지, 한 달에 한번 만이라도 지속했으면 했는데 시민들 의견은 전혀 수렴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접은 것은 그야말로 졸속행정”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공무원들의 편의 위해 중단?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장터에 참여했던 김현정(37ㆍ은행동)씨도 “아이가 자라면서 집안에 쌓아둔 물건을 버리기 아까워 장터에 내다 팔려고 계획을 세워놨는데 폐장 소식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며 “물건들을 싣고 오려면 주로 자가용을 이용하기 때문에 교통이 불편하다는 이유는 납득이 어렵고, 상인들도 나름의 거름망 장치를 개발하면 될 것을 해보지도 않고 지레 포기하는 건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주의”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렇듯 시민들의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 속에서 성남시청 일부관계자는 “공무원들과 여성단체 회원 등의 인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토요일(휴일)에도 공무원들이 출근해야 하는 불편함이 컸기 때문”이라며 속내를 비췄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성남시의 예산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어려웠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귀완 팀장은 “처음부터 예산지원은 전혀 없이 진행됐던 사안”이라며 “휴일도 반납하고 공무원들이 나와서 관리를 했던 것에 부담을 느끼긴 했지만 몇몇 공무원들이 열의를 갖고 진행했던 만큼 중간에서 애로사항이 많다”며 조심스러운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성남시 행복나눔장터는 지난 3월12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2시~5시까지 시청 앞 광장에 200석 좌판이 마련돼 운영돼 왔다. 일체의 경비를 받지 않고 온라인 카페를 통해 사전 희망판매자를 모집했으며 성남시민은 물론 인근 송파와 용인 등에서도 방문객이 찾아올 만큼 호응이 높았다. 하지만 지난 4월 9일 행사 진행 4주 만에 시의 일방적인 중단 공지 후 열리지 않고 있다.
이는 용인시에서 진행 되고 있는 ‘수지나눔장터’와 비교되는 경우. 2004년부터 현재까지 만 7년을 이어온 수지나눔장터는 매월 둘째, 넷째 노는 토요일 토월초교 앞 수지공원에서 열리고 있으며 봉사단체인 ''수지녹색가게''가 주관하고 수지구청이 후원하고 있다. 200여개의 좌판은 당일 와서 자리 배정을 받는 시스템으로 매회 평균 2500여명이 찾는 등 규모와 명성을 자랑하며 용인의 대표적 아나바다 장터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성남시 나눔장터 재개장을 원하는 주부들의 움직임
시민들이 원하는데 다시 열어주시죠!
성남시 나눔 장터의 졸속 폐장에 어이없다는 시민들의 반응이 높아진 가운데 자체적인 의견을 모아 시에 건의하겠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대표적인 단체는 온라인 카페 ‘분당엄마따라잡기’ 회원들. 분당과 판교 30~40대 주부들 9000여명을 회원으로 둔 이 카페에서는 성남시 나눔 장터에 단체부스를 얻어 참여를 해왔던 경우로 이번 폐장에 아쉬움이 많았다.
회원들은 카페에 자체 설문조사를 벌였고 결과는 압도적 다수인 97.6%의 재개장 찬성의견으로 모아졌다.
분ㆍ따 회원인 아이디 ‘딸둘엄마’는 “실보다는 득이 많은 벼룩시장인데, 왜 그새 중단하고 방식을 바꾸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시청에서 한 달에 한번 정도 실시하면 좋을 것 같다”며 재개장에 찬성했다.
또 다른 회원도 “한 달에 한 번도 어려우면 분기별이라도 벼룩시장이 열려 성남의 또 다른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찬성의견을 보탰다.
아이디가 ‘소리’인 회원도 “아이들도 벼룩시장을 통해서 경제공부도 하고, 어른들은 아나바다를 통해서 자원재활용도 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얻었으면 좋겠다”며 재개장을 희망했다.
회원들 대부분은 다소 멀기는 하지만 주차 공간이 넉넉한 시청 광장에서의 장터가 활기도 있고 좋았다는 의견이다. 이어 성남시청이 어렵다면 동 단위가 아닌 각 구별로 진행해 달라는 대안도 제시했다.
카페 운영자 박은정(43ㆍ분당동)씨는 “성남시의 나눔장터 폐장 이유에 대해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봤는데 회원들이 보기에 타당하지 않은 이유였다”며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시장님께 직접 면담을 요청해 볼 생각도 갖고 있다”며 재개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전했다.
이밖에 재개장을 원하는 시민들은 시정 게시판과 나눔 장터 카페 게시판을 통해 꾸준히 의견을 올리고 있는 상태.
권우진씨는 시정 게시판을 통해 “용인 수지공원에서 운영되는 벼룩시장에도 가봤는데 많이 활성화되고 관리가 체계적이더라”며 “더 많은 관리인원이 있는 성남시청 벼룩시장이 좀 더 체계적인 관리를 구축해 성남시의 대표적 시민참여 벼룩시장으로 운영되기를 바란다”며 재개장 의견을 피력했다.
성남시 나눔 장터 폐장에 대한 시민들의 말말말!
* 닉네임 ‘봉사와나눔’
정말 좋은 장터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문을 닫는다니 이유가 궁금합니다. 시작한지 얼마 안 되 실수도 있긴 하겠지만 그런 소소한 실수 때문에 문을 닫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이미 만들어놓은 번호목걸이, 번호표지 등 장터 용품들은 어떻게 하실 건지, 모범을 보여야할 시에서 자원낭비를 하는 것은 말도 안 되죠. 폐지되는 것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닉네임 ‘궁구미’
이렇게 일방적 통보식의 중지는 정말 납득할 수 없고 각 동별로 자체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도 성남시 동사무소들 중 다수의 인원들이 장터를 열고 참여할 만한 공간이 확보 되는 곳이 과연 몇 곳이나 될지 의문입니다. 설사 자리를 확보한다고 한들 그 동네 주민들 참여도가 적으면 결국 흐지부지하다 사라질 건 불을 보듯 뻔한 결과죠. 시청이라는 상징적인 한 장소에 모두 모여 여는 장터였기에 이런 참여도가 가능할진데 정말 이 결정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 닉네임 ‘쫑다마’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장터로 거듭난다, 그럼 지금까지는 강제로 참여했다는 의미인지요. 뭐가 문제라서 장터 운영이 되지 않는 것인지요? 그 이유라도 알아야할 것 같습니다. 알려 주십시오.
* 닉네임 ‘쪼꼬도트린’
도대체 시청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 시민을 위한 일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시민들이 참여하겠다는데 왜 하지 말라는 건지. 폐지 이유 중에 하나가 교통이 불편하다. 훗, 그 드넓은 주차장과 앞으로 지나다니는 수많은 버스들을 보고 하시는 말씀이신지. 시청 높은 분들만 계셔야 하는 곳에 일개 시민들이 드나드는 게 보기 싫으셨던 거 아닌가요?
* 닉네임 ‘이쁜아드님’
시청에서 하시는 일중에 제일 맘에 들었던 일이었는데 맛 뵈기로 몇 번하고 없애다니요. 이해불가입니다. 시장님의 지시인가요. 너무 경솔하시네요. 다른 일들도 그렇게 처리하시는지요. 계속 시청에서 하는 걸 시민들은 원하는 것 같은데. 계속 진행시켜주시길 바랍니다.
* 닉네임 ‘아이들과’
다른 지역처럼 꾸준히 진행해주시는 줄 알았는데. 운영의 말 못하실 어려움이 있으시다면 차라리 말씀해주세요. 이렇게 시민들이 원하고 만족하고 있는데 문제가 도대체 뭔지. 운영의 어려움이라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시거나 아름다운가게나 여러 환경단체와의 협력을 통해서도 가능할 텐데 말이죠.
출처: 성남시토요행복나눔장터 온라인 카페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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