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ㆍ용인 수돗물의 진실
수돗물,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이야기
최근 미국의 물 전문가 피터글렉의 ‘생수, 그 치명적 유혹’이라는 흥미로운 책이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늘 마시는 생수, 과연 안심할 수 있을까?” 라는 기본적인 의문에서 책이 출발했음을 적고 있다. 그는 책에서 생수가 기업 환경마케팅의 산물이며 지구적인 물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는 골칫거리라고 주장한다.
또 생수가 수돗물보다 안전함을 증명할 수 없다고 고발한다. 공장 라인을 통해 플라스틱 병에 옮겨진 물은 긴 거리를 이동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한마디로 샘물이라는 단어가 적절하지 않다는 것. 이 같은 사례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처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먹는샘물(생수)협회 자체적인 검사를 통해 물의 안전성 검사를 하고, 유통이나 관리에 국가적 개입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꼬집고 있다.
생수보다 수돗물이 안전하고 마시기 적합한 물이며 공공재로서 새로운 조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태고 있는 것. 정말 수돗물이 그냥 먹어도 안전한 물인지, 생수를 사기 위해 불필요한 비용과 정성을 낭비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한번 쯤 되짚어 봐야할 대목이다. 하여 우리지역 수돗물, 과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지 수돗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았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part 1: 먹는 물에 얽힌 불편한 진실
수돗물, 1급수의 허드렛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한해에 사먹는 생수 비용은 8400억 원, 정수기를 사거나 빌리는 데도 1조 4000억 원, 수돗물 불신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2조 25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비용 감수에도 불구하고 수돗물을 음용수로 마시는 국민은 전체의 3% 미만,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아직까지는 크게 작용하고 있다.
깨끗하고 안전한 물에 대한 요구가 생수와 정수기시장을 키워놓았고 사람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비싼 돈을 들여 물을 사먹고 있는 현실. 그렇다면 과연 수돗물은 안전하지 못한 걸까? 전문가들은 결코 아니라고 대답한다. 우리가 홀대해 오던 수돗물이 음용수로 봤을 때 세계적 수준이라는 것.
성남시 맑은물관리사업소 수질시험팀 김진만 팀장은 “성남시 수돗물은 정부에서 지정한 55개의 기본 항목에 57개의 자체 검사를 추가로 실시하고 있고 이것을 통과해야 합격할 만큼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용인시 상하수도관리사업소 수도시설과 이정표 과장도 “시 차원에서 철저한 관리 감독, 100여개가 넘는 검사 항목을 거쳐 탄생한 수돗물은 수질로만 따져도 1급수의 수돗물임을 자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가 먹는 물 대신 청소나 세탁 등 허드렛물로 쓰는 수돗물이 사실은 1급수의 음용수라는 것.
오래된 배관, 녹물, 냄새 등 원인 밝히는 검사해줘
하지만 그동안 수돗물이 시민들에게 외면당해온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분당구 정자동의 이정미(41)주부는 “서울에는 수돗물인 아리수를 그냥 먹기도 한다는데 성남에서는 수돗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왠지 그냥 먹기 찜찜하다는 이유를 밝혔다.
용인 죽전의 김현숙(39)주부도 “가끔 녹물도 나오고 아파트 배수관을 통해 집으로 들어오는 동안 다른 오염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며 역시 정수기에 수돗물을 걸러먹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성남과 용인시의 경우 각 가정의 수도꼭지에서 수질검사를 의뢰해 볼 수 있다.
간혹 냄새가 나거나 녹물이 나올 경우, 무엇이 원인인지 전화 한통화면 즉각 파악해 볼 수 있는 것. 여기에 필요하다면 수도꼭지에서 시료를 얻어 정밀검사를 진행해 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두 가지 경우 모두 무료로 진행되며 성남과 용인시 공통된 수질 관리 서비스다. 이를 이용한다면 우리 가정까지 들어오는 수도꼭지의 수돗물이 음용에 적합한 물인지 파악할 수 있으며 적합 판정을 받아 안심하고 음용할 수 있다.
part 2: 성남ㆍ용인 수돗물이 궁금하다
<성남시 수돗물>
성남시는 한강물을 원수로 수돗물을 생산하고 있다.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서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 등과 함께 매월 정기적인 상수원 수질검사와 취수장에 설치되어 있는 수질자동감시 장치를 통해 원수 수질을 실시간 감시하고 있다.
수돗물 공급과정에서 오염이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생산부터 가정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특히 생산과정에서 여과지 탁도를 실시간 측정, 감시, 관리하고 있다. 먹는 물 수질기준 전 항목 및 수돗물 수질감시항목을 외부 의뢰 없이 성남시 자체 수질검사를 통해 하고 있으며 생산 과정에서 공정별 실시간 수질검사를 병행해 수돗물의 안전성을 검증 받고 있다.
또 2009년 10월부터는 수돗물을 페트병에 넣어 ‘남한산성참맑은물’이란 브랜드로 출시해 성남의 수돗물을 알리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 궁금증 일문일답
* 수도꼭지에서 녹물이 자주 나오는데?
-> 보통 녹물이 나오는 경우는 아파트나 집 주변에서 공사를 위해 단수를 진행했다가 다시 수돗물이 공급됐을 경우다. 이때는 일시적으로 수압이 불규칙해 녹물이 나오는 경우다. 육안으로 봤을 때 녹물이 나오면 깨끗한 물이 나올 때까지 흘려보내면 된다.
* 아파트나 주택이 오래돼 낡은 관을 타고 오면서 수돗물이 오염되는 경우는 없나?
-> 아무리 낡은 가정 내 배관이라 하더라도 단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녹물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오래된 건물의 배수관이 낡아서 생기는 오염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럴 땐 수질 검사를 의뢰해 원인을 찾고 노후관이 원인이라면 교체해 주어야 한다.
* 가정 내 수도꼭지의 수질 검사는 어떻게 할 수 있나?
-> 수도꼭지 내부의 검정 패킹이 오래돼 이물질이 나오거나 녹물, 혹은 냄새가 나는 등 수돗물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면 수질 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 전화를 주면 아파트 저수조나 상가, 가정집을 방문해 현장수질검사를 무료로 실시해 준다. 현장에 출동해 ph, 탁도, 잔류염소, 구리, 철, 아연, 망간 함유량 등 10개 항목의 수질검사를 즉석에서 시행하고 결과도 즉시 통보해 준다. 보다 정밀한 검사를 원하면 수도꼭지에서 시료를 채취해 10일 이내에 검사 결과를 통보해 준다.
* 성남시 관내 낡은 배관 공사는 어디까지 하는지?
-> 성남시 낡은 노후관을 교체하거나 관리하는 데 한해 예산 40억 정도가 소요된다. 가정으로 들어가기 전까지의 관내 노후 관 교체 작업은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노후관은 10년 이상 된 관으로 부식정도나 민원, 조사를 통해 공사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 아파트나 빌라 등 주택 내 노후배관 교체 시 보조가 있는지?
그동안 세대별 노후 배관은 각 세대에서 부담해왔다. 하지만 수질이 오염돼도 비용 부담 때문에 공사를 미뤄오고 이는 불량 수돗물의 원인이 되어 왔다. 성남시는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2009년부터 개인주택 및 공공주택의 낡은 수도배관 교체 시 시설비의 일정부분을 보조해주고 있다. 가정 내 수질 검사를 통해 먹는 물로 적합지 않고 그 원인이 주택 내 노후관의 문제로 판명될 경우 갱생(노후관 세척)공사의 80% 최대 60만원까지, 교체 공사의 50% 이하 최대 60만원까지 시설비 보조를 해주고 있다.
※ 답변: 성남시 수질시험팀 김진만 팀장 / 성남시 수도관 관리팀 권오민 팀장/ 성남시 수도시설과 급수시설팀 김필헌씨
<용인시 수돗물>
용인시의 경우 팔당 물을 원수로 사용하고 있으며 정수장에서 엄격하게 관리된 물이 관내 배수지와 배수관을 거치는 동안 중간 중간 블록을 지정해 관리를 해오고 있다.
관내 배수관이 오염돼 생기는 녹물이나 찌꺼기는 주기적으로 관리, 교체하고 있으며 세대별 배수관이 오래돼 이물질이나 녹물이 나오는 경우 검사 팀이 방문해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아파트나 공공주택 저수조(물탱크)는 1년에 2번 청소를 의무화 하고 있으며 용인시 상하수도 사업소에서 지도 감독하고 있다. 2005년부터 수돗물 페트병 사업을 벌여 ‘백옥수’라는 브랜드로 출시하고 있으며 일반 가정에 공급되지는 않고 시나 관급 행사에 먹는 물로 공급되고 있다. 공공기관은 행사 개최 일주일 전까지 용인시 정수과로 신청하면 최대 1000병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문의 031-324-4261)
☞ 궁금증 일문일답
<용인시상수도사업소 수도시설과 이정표 과장>
* 용인의 물이 특별이 안 좋다는 말이 있다?
-> 용인시는 블록 시스템을 도입, 구역을 블록화 해서 일정한 시스템을 갖고 검사, 관리하기 때문에 수질 관리에 관해서는 철저하다. 오히려 정수기 물이 아무리 깨끗하다 해도 이물질이 껴있기 마련, 염소를 걸러내는 경우가 많아 여름철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수돗물의 경우 미량의 염소 투입으로 세균이 검출되지 않는다.
*수돗물로 채소를 씻고 안심이 안돼 정수기 물로 다시 헹구는 사람들이 있는데?
-> 만약 수돗물이 그 정도로 안심할 수 없다면 공급하면 안 될 것이다. 용인시의 경우 고정 55개 항목에 자체 58개 항목으로 매일, 주별, 월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상이 있으면 원인검사를 통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 안전한 1급수의 물이다.
* 수돗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가끔 뿌옇게 나오는 이유는?
-> 소독을 위해 투입하는 염소 때문이며, 염소는 각 가정까지 공급되는 과정에서 번식할 수 있는 일반세균, 대장균을 살균하기 위해 사용하는 소독제다. 인체에 무해한 극미량을 사용하며 염소냄새가 조금 나는 것은 정상적이며 안전한 수돗물임을 오히려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수돗물이 뿌옇게 나오는 것은 백수현상으로 수돗물에 공기가 과포화 되어 발생되며 이는 수도관에 공기가 유입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받아두면 정상적으로 돌아온다.
* 수돗물을 끊여 먹는 것이 좋을까?
-> 탄산성분, 용존산소 등이 없어져 맛이 저하되며, 중금속, 화학물질 등은 비등점이 수백~수천 도에 이르므로 끓인다고 제거되지 않는다. 수돗물은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을 모두 걸러낸 안전한 물이며 잔류염소가 함유되어 살균이 필요 없다. 따라서 굳이 끓여 먹지 않아도 된다.
* 수돗물에서 녹물이 나올 때는?
-> 일정한 수압으로 흐르는 경우, 대부분 녹물이 나오지 않으며 단수 이후 수압이 일정치 않을 때 일시적으로 녹물이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도꼭지 수질 검사를 원하는 가정엔 무료로 수질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용인시 수질 검사 문의 031-324-4253)
* 주택 내 노후 배관 공사 시 지원이 있나?
-> 용인시에서는 공공주택이나 개별 주택의 노후관 교체 및 갱생 공사는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기초수급자 가정의 주택 중 요건에 해당되는 가정에 한해 시설 공사비 지원을 하고 있다.
※ 답변: 용인시 상하수도사업소 수도 시설과 이정표 과장 / 수도시설과 급수 시설팀 김대홍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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