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기피시설, 이번엔 이중플레이 공방

지역내일 2011-05-30

서울시 "한나라당 소속 고양시 국회의원과 큰 틀 합의"
고양시 "창구단일화·정치권 배제 주장해놓고 뒤통수"

 경기도 고양시 기피시설을 둘러싼 서울시와 고양시간 마찰이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서울시가 "고양시 기피시설 주변 주민지원 방안에 대해 고양시 국회의원들과 큰 틀의 합의가 있었다"고 밝히자 고양시가 "창구단일화 등 당초 약속을 위반하고 서울시가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 소속 고양시 국회의원들은 고양시 소재 서울시 소유의 벽제화장장·난지물재생센터를 현대화하고 주변 도로를 확장하는 등의 내용을 서울시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시, 2개의 T/F팀 운영 = 고양시는 20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5개항의 공개질의서를 발송하고 "최근 기피시설과 관련 합의했다는 서울시와 고양시 손범규 김태원 국회의원의 발언에 대해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고양시의 5개항 공개질의서는 이날 강철원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이 ''서울시, 고양시 손범규 김태원 국회의원 발표문 큰 틀에서 합의''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관련 보도자료에서 "고양시의 두 국회의원(손범규 김태원)과 큰 틀에서 합의는 이뤄졌으나 문건이 작성되거나 양측간에 함께 서명하는 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는 기피시설과 관련 2개의 특별팀(T/F팀)을 운영, 하나는 권영규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팀장으로 고양시와 협의하는 것을 임무로 하는 팀이며 다른 하나는 강철원 정무조정실장을 팀장으로 고양시 국회의원 등과 협의하는 것을 임무로 하는 팀이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향후 두 의원과 큰 틀에서 이뤄진 합의에 따라 고양시와 실무적 합의안 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의 보도자료가 발표되자 고양시는 즉각 반발했다.
 고양시는 5개항 질의서에서 △이번 보도자료가 서울시의 공식입장이며 오세훈 시장의 결재를 받은 보도자료인지 △문건이나 서명 없는 합의가 행정행위로 가능한지와 수년간 했다는 협의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 △2개의 T/F팀 운영 등은 그동안 서울시가 주장해온 창구단일화, 정치권 개입 방지 등을 스스로 위반한 것 아닌지 △고양시가 두 국회의원의 지시를 받는 부수 기관인지 등을 질의했다. 

◆고양시 "반드시 진실 밝힐 것" = 서울시와 고양시간 공방은 지난 11일 고양시 덕양구를 지역구로 둔 손범규 김태원 의원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혐오시설과 관련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하면서 비롯됐다. 두 국회의원이 발표한 합의 내용은 △벽제화장장·물재생센터 현대화 △인근 도로확장 △폐기물 시설 이전 등이다. 손범규 김태원 의원은 오세훈 시장과 같은 한나라당 소속인 반면 최 성 고양시장은 민주당 소속이다.
 두 국회의원이 합의 결과를 발표하자 서울시와 TF팀을 구성, 관련 논의를 진행하던 고양시는 크게 당혹해 했다. 서울시와 고양시는 협의를 시작하면서 △논의창구 단일화 △정치권 배제 △합의를 통한 공동발표 등을 원칙으로 세운 바 있다.
 사실관계를 확인하던 고양시는 18일 시민설명회를 열고 "서울시에 확인해본 결과 공식적인 합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20일 이번엔 서울시가 나서 "주변 주민지원 방안에 대해 큰 틀의 합의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서울시가 진실공방에서 두 국회의원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창구단일화 등의 약속을 위반한 것인지 아니면 약속을 지켰는데 서울시장과 같은 정당의 국회의원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의 이중적인 행태에 경고를 보낸다"며 "향후 벌어질 중대한 사태에 대해선 서울시가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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