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5시, 평생교육정보관 별관 2층 ‘예그린’ 악단 연습실. 백발이 성성한 단원들이 자신의 악기와 함께 자리를 잡자, 쉽게 볼 수 없는 빅 밴드가 구성된다. 색소폰, 트럼펫, 트롬본에 튜바, 드럼, 기타까지... 과연 어떤 하모니가 나올까.
잠시 후, 서종호 단장의 지휘봉가 함께 연주를 시작한 악기들은 강렬하면서도 경쾌한 스윙 선율을 신나게 연주한다. 그야말로 단원들의 힘과 열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음악. 그 누구라도 그곳에 있었다면 그들의 음악 속으로 푹 빠지고 말았을 것이다.
스윙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예그린’ 악단 창단
작년 7월에 창단된 ‘예그린’ 악단은 춘천 지역에서는 접하기 힘든 스윙음악 연주 동아리. 한 때 재즈 음악을 좋아했던 이들이 함께 뭉칠 수 있었던 것은 서종호 단장의 작은 소망에서 시작되었다. “학창시절, 스윙이라는 음악에 매료되었습니다. 너무나 좋은 음악인데, 우리나라 현실과 안맞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37년 교직 생활 동안에는 순수 클래식 음악을 아이들에게 가르쳤죠. 하지만 퇴임과 함께 스윙 재즈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춘천 시민들과 청소년들에게 스윙음악이라는 것도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의 소망은 현실로 이루어졌다. 과연 밴드를 구성할 수 있을까 고민도 했지만, 일단 창단을 결심하자 스윙에 관심 있었던 단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18명의 연주자들이 모여 시니어 연주동아리를 결성, 춘천평생교육정보관의 도움을 받아 지금의 빅밴드를 창단하게 된 것이다.
“예그린 음악이 있어 행복합니다.”
“예그린 음악이 있어 행복합니다.” “젊었던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 같아요.” 5,60대가 대부분인 ‘예그린’ 단원들은 한때 자신이 좋아했었던 음악을 다시 시작하면서 삶의 큰 즐거움이 되찾았다. 마음속에만 담아 두었던 짝사랑을 만난 것처럼, 음악과 사랑을 시작한 것이다. 때문에 그들이 연주하는 곡에서는 삶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묻어난다. 인생의 황혼기에 다시 만나 무대에서 열정을 나누는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 떠오르기도 한다.
특히 악단 구성에 맞는 편곡까지 직접 하는 서종호 단장은 “음악을 연주하고 무대에 올릴 때 짜릿한 느낌은 음악을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스윙음악의 매력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했다.
춘천 지역민들에게 스윙음악를 알리고 싶어...
앞으로 춘천 지역의 스윙음악를 보급하는데 앞장서고 싶다는 ‘예그린’ 악단은 작년 12월에 창단 연주회를 시작으로 찾아가는 연주회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을 위한 연주회를 비롯해 군부대와 시골 벽지 등 문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연주회도 계획하고 있어, 음악으로 함께 나누는 즐거움을 선사할 계획이다. 특히, 오는 22일,한림대 일송 아트홀에서 제 2회 정기연주회가 열린다고 하니, 강렬하면서도 경쾌한 스윙음악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놓치지 말 것.
문의 251-0548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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