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들 - 일곱 자녀 다둥이 박경수 원이화 가정

지역내일 2011-05-24 (수정 2011-05-24 오전 11:38:45)

의지할 수 있는 형제자매가 많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70년대와 하나 낳기를 권장하던 80년대의 가족계획이 무색할 정도로 출산율이 나날이 줄어드는 이 때, 박경수(45)? 원이화(33) 부부는 자녀가 일곱 명인 보기 드문 다둥이 가족이다. 남들은 하나도 못 키워 애를 태우는데 한 명만 없어도 집 안이 텅 빈 듯 허전해 찾는다는 다둥이 가족들의 진한 가족 이야기를 들어보자

싸우고 웃고 떠들고
 토요일 오후, 다둥이 가족을 만나기 위해 신월2동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무게가 실린다. 어떤 친구들일까? 설렘 반 기대 반으로 ‘딩동’ 초인종을 누르니 문을 열어주는 사람은 다둥이네 아빠 박경수 씨다. 아이들은 간식을 먹을 시간이라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고 엄마는 아이들 뒤치다꺼리에 정신이 없다. 이런 때 문을 열어주는 건 당연히 아빠의 몫인 듯. 올 2월에 태어난 막내도 아빠의 품에 얌전히 안겨 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몸은 고되고 힘들지만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에 피곤이 싹 가신다는 다둥이 아빠 박경수 씨. 아이들이 많아서 좋은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딴 생각을 할 여가가 없다”고 대답한다. 일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돌아와 지친 아내의 일을 돕는다. “아이가 일곱이나 되니 세탁기도 하루에 2~3번 돌아가고 빨래도 널고 개고 넣고 하는 것이 장난이 아니다”며 “제일 걱정되는 것이 아내의 건강”이라 말하는 애처가이기도 하다.
 요즘 아이들은 형제가 한두 명 밖에 안 되니 이기적이고 양보할 줄을 모른다. 하지만 다둥이네 가정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 형제들끼리 서로 위하고 아껴주니 웬만해선 양보하라고 일부러 가르치지 않아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서로 돕는다. 사실 아빠 박경수 씨는 아이들이 너무 순하고 착해 오히려 맞고 들어 올까봐 애가 탄다고 털어놓는다.
 박경수  원이화 부부는 결혼 16년차. 처음부터 아이를 많이 낳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첫째를 출산하고 어느 날 아빠 박 씨가 목이 구름에 가린 커다란 구렁이가 몸을 칭칭 감으며 왼쪽 목덜미를 무는 꿈을 꾸었다. 평소 가위눌린 적이 없었던 박 씨는 ‘아~ 이렇게 죽는구나’라고 생각했단다. 하지만 이유를 알고 보니 아내 원 씨가 유산을 했던 것. 그 이후로는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했단다.
이들 부부는 첫딸을 낳고 싶었다. 하지만 낳고 보니 아들. 딸을 꼭 낳아야 할 것 같아 또 낳았는데 또 아들. 이렇게 낳다보니 5명 모두가 아들이었다. 여기서 포기할 수 없었다. 아빠를 꼭 닮은 딸이 있어야 될 것 같았다. 한 가지 에피소드는 아내 원 씨가 점을 봤는데 아들 5명이 보였다는 것. 설마 ‘아들을 다섯이나 낳겠나’ 생각했다는데 낳고 보니 아들만 주루룩 다섯이였다고. 그리고 귀여운 첫 딸 효주를 얻었다. 다섯 아들 밑에서 크는 효주를 보면서 자매를 만들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계획대로 막내딸 효민이를 얻었다. 

온종일 깔깔깔... 사람 사는 소리
 이렇게 많은 자녀를 키우다보면 힘들지 않을까 싶지만 단 한 번도 힘들다고 느낀 적이 없다는 아내 원이화씨, 오히려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며 밝게 웃어 보인다. 하지만 아이들을 키우면서 들어가는 교육비와 생활비는 버거운 것이 사실. 아이들의 재능에 따라 다양한 교육을 시키고 싶지만 현실이 너무 어려우니 그렇게 못하는 것이 제일 안타깝다. 하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동생들을 자연스럽게 가르치게 되니 사교육에 대한 걱정을 조금은 덜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7남매는 성격도 제각각. 큰 아들 종성(18? 강서고) 군은 모두가 인정하는 미남. 게다가 점잖고 성격도 좋다. 하지만 동생들이 예뻐 놀아주다보면 공부할 시간을 뺏기기 일쑤. 그래서 아빠에게 실망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작가가 되기 위한 꿈을 가지고 문예창작과를 가야하나 국문과를 가야하나 고민 중이다.
모든 일을 스스로 알아서 척척 해내는 둘째 예성(11? 정목초)군은 모범생. 목3동에 살다 1년 전 신월동으로 이사를 왔지만 전학을 하고 싶지 않아 혼자서 버스를 타고 정목초등학교까지 등하교를 한다. 엄마가 힘들어 할까봐 군소리도 없이 숙제도 준비물도 혼자서 척척 챙기는 효자이기도 하다. 마술을 좋아하고 성격에 기복이 없다는 셋째 인성(9? 신강초)군. 7남매 중 붙임성이 제일 좋다. 7남매 중 제일 개구쟁이인 넷째 한결군(7), 유치원에서도 알아주는 개구쟁이에 성격도 쾌활하다. 다섯째 한들(5)이는 몸이 허약하고 오목가슴에 아토피까지 마음이 짠하기만 하다. 여섯째 효주(4)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딸. 오빠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어 오빠들을 가장 많이 괴롭히는 장난꾸러기에 아빠 입에서 예쁘다는 말을 제일 많이 듣는다. 막내 효민(1)이는 올 2월에 출산했다. 아빠를 쏙 빼닮아 아빠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더불어 일곱 형제 중 아빠의 품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
 자식이 7명이나 되다보니 제대로 가족여행을 한 번 떠나지 못한다. 다둥이네 집에는 7인승 카렌스가 있다. 아직까지는 일곱 명을 모두 이 차에 태우고 다닌다. 고향인 전라도 곡성을 갈 때도 잠깐 가까운 곳에 외출할 때도 모두 이 차를 타고 움직인다. 하지만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차가 비좁아지고 더욱이 꽉 막히는 도로에서는 너무나 힘들어한다. 그래서 제대로 된 가족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한다. 기회가 닿는 대로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7남매를 모두 데리고 떠나는 일은 녹록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한다.
 마지막으로 단체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서 식은땀을 흘려야 했던 리포터. 일곱을 모두 한자리에 모으는 일도 만만치 않았고 큰 아들이 잘나오면 큰 딸이 눈을 감고, 큰 딸이 잘나오면 막내아들이 얼굴을 돌려 애를 태웠다.
 매일같이 설거지통에 그릇이 가득 쌓이고 어질러 놓은 집안일에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는 다둥이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7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키우는 재미와 행복은 이를 채우고도 남는다는 박경수? 원이화 가정이 행복한 꿈을 꾸기를 기대해본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