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EBS의 10부작 다큐 ‘학교란 무엇인가?’의 마지막 편인 “노는 아이들의 기적, 서머힐”이란 제목으로 영국의 대표적 실험학교이자 대안학교인 서머힐이 소개되었다. 서머힐에 다니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행복한 모습이었고 기숙사 생활임에도 전 세계 아이들이 찾아온다. 1921년 알렉산더 밀은 경험을 통한 교육을 강조하며 서머힐을 만들었다. 이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자율권을 부여하여 수업참여여부조차 스스로 정하도록 한다. 또한 놀이 속에서 학습하도록 자연친화적 환경을 제공해 오고 있다. 이 때문에 한 때는 교육청 검열단의 감사를 받기도 했으며, 그 결과 학생들에게 충분한 교육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폐쇄위기에 놓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학생들의 자율적인 선택에 따른 학습권을 법정싸움 끝에 인정받아 지금까지 그 명성을 유지해 오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아이들을 학교에 맞추기 보단 학교를 아이들에게 맞추겠다는 실험정신이다. 이 학교 출신 졸업자 중에는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동화작가, 음악가, 영화감독 등도 있다. 많은 졸업생들은 한결같이 어린 시절 서머힐에서의 생활을 행복했다고 떠올린다. 서머힐은 성공하는 학생의 수가 많아야 좋은 학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함께 더불어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아는 것이 진정한 교육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이 학교에서는 주 2회 전체회의를 개최하는 게 전통이 되었다. 이 시간에는 원하지 않으면 수업에 들어가지 않는 학생들조차 꼭 참석한다. 회의는 교장, 교직원, 교사, 학생이 모두 참석하여 학교생활에 필요한 규칙들을 논의한다. 여기서 만들어진 ‘school lows’ 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선택하지 않는 게 합의된 약속이다. 즉, 선택은 “I''m OK, You''re OK”의 방법이다. 안건에 대한 투표를 실시하는데 한 표의 효력은 교장과 학생이 동일하다. 이것이 진정한 민주주의 방식임을 학생들은 배운다. 서머힐이 모든 아이들에게 맞는 방법이 아닐지라도 아이들에게 부여되는 자율권과 학칙을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는 매우 교육적이라 부럽기까지 하다.
서머힐의 아이들처럼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를 떠올리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아이들은 얼마나 있을까? 우리나라 아이들이 학교에서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머힐 만큼의 자연친화적 환경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자율권을 주면 결정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아서는 결코 아니다.
더불어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 더 중요함을 아는 교사들이 없어서는 더욱 더 아니다.
그럼, 왜 우리나라엔 서머힐과 같이 세계 여러 아이들이 오고 싶은 학교가 없는 것일까?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매일 스스로 호흡하듯, 매일 가는 학교도 숨을 쉬고, 그 곳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학교다.
문의 031-206-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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