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에는 ''외도'' 말고 ''내도''도 있다

지역내일 2011-05-21

거제도 본섬에서 보면 안쪽에 있다고 해서 안섬 또는 내도라 불렀다. 내도의 바깥쪽이 외도(外島)다. 외도에 비해 내도는 시민들에게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섬이다. 내도로 가는 배는 구조라에서 출발한다.
평일은 하루 3회(구조라 출발 오전 9시, 오후 1시, 6시) 운항하며, 주말에는 하루 5회(오전 9시, 11시, 오후 1시, 3시, 6시) 운항한다.
구조라에서 5분 남짓이면 섬에 닿는다.
선착장 앞은 폐교가 돼버린 구조라 초등학교 내도분교다. 지금은 흔적만 있을 뿐 펜션이 자리하고 있다.
섬 북쪽은 공곶이, 동쪽은 서이말 등대, 남쪽은 외도, 서쪽은 망치다.
서쪽에서 보면 삿갓을 씌워 놓은 것 같고, 동쪽에서 보면 거북이가 외도를 향해 떠가는 형상이다.
섬에는 오래 된 동백과 후박나무가 사이좋게 섬을 뒤덮고 있다.


거제시가 2009년 1억여 원을 들여 ‘내도 옛길’을 복원해 놓았다. 2㎞ 남짓한 이 길은 동백과 후박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어 지루할 새가 없다.
마을 사이로 길을 오른다. 옛 집을 단장한 너 댓 가구의 집들이 사이좋게 좁은 길에 섰다.
돌담장 집은 예스런 모습을 많이 잊어버렸지만 흔적은 남았다. 집들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은 선사시대 패총지(조개무덤지)였다고 한다.


1973년쯤에 발견돼 학계에 널리 알려졌다.
옛길은 오솔길이다. 동산에 오르면 망치와 구조라 마을이 보인다. 저 멀리 해금강도 눈에 들어온다.
400여m를 가면 첫 전망대다. 넓은 평상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외마다 비명과 함께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는다.
눈이 깨끗하게 씻겨지는 느낌이다. 계단으로 된 오르막을 올라 동백과 후박이 만든 터널을 지나면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가면 내도 끝 지점이다. 화창한 날씨지만 내도 끝으로 가는 길은 아름드리 동백과 후백이 빽빽해 어두울 정도다.
조금 더 남쪽으로 가면 세상에 둘도 없는 말 그대로 환상의 경치에 넋을 잃고 만다. 그 유혹은 치명적이다.
저 멀리 해금강과 지척인 외도가 손에 잡힐 듯하고, 가끔씩 어선과 유람선이 바닷가에 하얀 빗금을 치는 모습은 말 그대로 천하절경이다.


파란 하늘과 새파란 바다는 눈을 씻겨주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은 귓가를 간질인다.
옛날 대마도 인근에 있던 남자 섬(외도)이 구조라 마을 앞에 있는 여자 섬(내도)을 향해 떠 오는 것을 보고 놀란 마을 여인이 섬이 떠 온다고 소리를 치자 그 자리에 멈춰 섰다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문득 이곳에서 프러포즈를 한다면 100% 성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늘과 바다가 내도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100% 프러포즈 성공을 보장하는 외도와 내도의 전설 그리고 그 아름다움 때문은 아닐까.
내도가  행정안전부의 ''명품섬 베스트 10''에 선정되면서 변신을 준비 중이다.
시는 국비 25억 원과 민자 등을 유치,  ''잠 못 이루는 섬''을 테마로 자연 해수욕장과 낚시터, 해안 산책로, 해산물 채취장, 꽃동산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내도는 총면적 0.256㎢에 해안선 길이 3.9㎞, 최고점 131m, 인구 30여 명의 작은 섬이다.
가히 사랑의 섬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내도로 프러포즈하러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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