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동 사는 한입분(75세) 어르신의 일주일은 훌쩍 간다. 새롬가정지원센터 꿈터에 마련된 부천노인참여나눔터(이하 부천나눔터)에서 활동하기 때문이다. 월요일엔 밥상공동체모임에, 수요일은 체조모임에 간다. 또한 시간을 내서 활동이 불편한 또래 노인에게 반찬을 가져가서 말벗도 해준다. 분기별로는 시의원이나 동장을 방문해서 노인을 위한 동네 쉼터를 마련해달라, 부천나눔터에 연료를 지원해달라, 동네 병원에 가면 물리치료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등 생활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에서부터 복지혜택까지 다양한 사안을 요구하기도 한다. 영화나 찜질방 등 부천지역 문화체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부천나눔터의 한입분 회장을 포함한 30명의 노인들은 약대동 노인들의 설자리 구축을 위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노인공동체운동의 중심에 서있다.
동네 어르신들이 만들어가는 곳
부천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는 얼마나 될까. 6만 3789명이다. 전체 인구 대비 7.2%가 되는 이 통계치는 부천시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령화 사회와 맞물려 오픈 한 부천나눔터는 2006년 약대동사무소에 개소한 노인공동체 ‘은빛날개’ 활동에서 그 싹을 틔웠다. 당시 이 공동체는 홀로어르신들을 위한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었다. 2007년이 되자 이곳은 약대 신나는가족도서관을 중심으로 어르신 한글교실을 운영한다. 2008년에는 한국헬프에이지가 노인 공동체 만들기 운동을 지원하면서 새롬가정지원센터를 파트너 기관으로 한 부천나눔터의 문을 열게 됐다. 부천나눔터 이춘림 씨는 “지역사회 노인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발적인 공동체가 되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다”며 “처음 실시했던 도시락 배달은 집에서 도시락을 받는 수동적이고 일방적인 프로그램이지만 지금의 밥상공동체는 함께 모여 밥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적극적인 노인참여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참여의식 높아지며 주인의식 생겨나
“우리는 친구들에게 함께 활동하자고 권유도 해요. 그래서인지 여기 들어오기 위해 애쓰는 노인들이 생겨나고 있답니다.” 한입분 회장의 말이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독거, 수급, 차상위 노인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참여의식이 높아졌고 주인의식이 강해졌다고 말한다. 제일 신나는 프로그램은 체조모임이다. 매 주 수요일 열리는 이 모임을 통해 노인들은 스트레칭과 트롯에 맞춘 춤을 함께 추면서 건강한 에너지를 주고받고 있다. 한 어르신은 “집행부 선출과 회의 진행 등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해내느라고 힘이 들었지만 이제는 자신감이 생겨서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활발한 활동은 동네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래서 자원봉사자가 생겨났고 약대동 부녀회장과 새마을금고에서도 후원하는 든든한 모임으로 정착해가고 있다. 안상연 어르신은 “노인이 직접 발언하고 회의하여 결과물을 만드는 실질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며 “단 한 명으로 시작한 모임이 30명을 넘어선 걸 보면 기쁘다”고 밝혔다.
- 미니 인터뷰
부천노인나눔터 오세향 씨
“약대지역의 변화 성장을 위한 나눔터”라고 말하는 오세향 씨. 노인은 복지의 수혜자이면서 참여자이고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역사회 주민인 노인은 스스로의 위상을 높여서 사회적인 변화를 꾀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받기만 했던 노인들이 처음엔 귀찮아했고 어려워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점점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눔터가 노인 삶에 중요한 꼭짓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 씨는 지역노인센터 마련을 위한 후원자를 모집 중이며 주변 아파트에 입주하는 약대동 중산층과 계층 간 화해를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