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비욘드입시학원 조성준원장032-663-0505
영어시험을 40점 이상 넘지 못하는 중학교 2학년생을 가르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친구 일주일간의 집중케어를 받더니 중간고사에서 영어 96점을 받았다. 영어점수 96점. 누가 봐도 높은 점수이다. 하지만 다음 기말고사에서는 영어점수 40점.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잠깐 공부하면 높은 점수를 받는 어학 영재? 이 학생을 감히 평가하건데, 영어실력이 96점이라기보다는 영어점수만 96점을 기록했던 것이다.
‘우리 아이는 영어성적이 90점 아래로 내려가 본 적이 없어요’라고 우쭐하시는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싶다. 학교 영어시험 점수는 단지 숫자일 뿐, 진짜 영어실력이 아니라고.
“우리 아들이 중학교 다닐 때는 영어를 잘했는데, 고등학생이 되니 점수가 자꾸 내려가요”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그 학생은 십중팔구 중학생 때 실력은 등한시 하고, 학교 성적만을 향해 많은 시간을 낭비한 케이스이다.
학생들의 학교 성적이 재등록율과 직결되는 보습학원이나 입시학원의 특성상, 학원이라는 매체는 실력보다는 성적을 중요시 하는 경향이 있다. 실력을 잡자니 성적을 관리할 시간이 부족하고, 성적을 잡자니 실력을 관리할 시간이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실력보다는 성적을 잡는 것이다. 이렇듯 성적만을 추구하며 영어공부를 하다보면 지필고사의 유형인 문법과 독해 이외의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한계가 생긴다. 또한 시험범위에 속하지 않는 문법과 독해능력은 발전하지 않는다.
실력과 성적의 진부한 갈등. 여기서 학부모님들의 고민은 시작된다. 글로벌한 인재 육성을 위한 어학원형 실력추구파와 명문대학에 보내기 위한 입시학원형 성적추구파와의 갈등. 감히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을 추천하려 한다. 궤변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바로 실력을 선택하는 것이다.
교과서에는 각 학년에 맞는 문법을 통해 영어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학습목표가 정해져 있다. 정해진 문법을 마스터 한 후 아이들이 암기하고 있는 영단어의 양만 늘려준다면 내신영어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방법이 이렇게 간단한데, 여러분의 자녀가 영어 성적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더욱 간단하다.
공부를 하는 습관이 몸에 베이지 않은 것. 학원에서 수업을 들었다고 해서, 독서실에서 의자에 앉아있었다고 해서 공부를 한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수업을 들었고, 의자에 앉아있었던 것뿐이다. 이를 공부하는 습관으로 바꾼다면, 성적은 자연히 오를 것이고, 남는 시간은 실력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점점 변해가는 대학 수능 및 입학사정관제를 따라가지 못한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 했던가. 현재 학교 성적에 만족하지 아니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부모님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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