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사람들 _ 부천공동육아협동조합 산어린이집 이말순 원장

남의 아이 잘 키워야 내 아이도 잘 돼는 ‘공동육아의 원리’

부모와 교사 프로그램 짜고 함께 참여 … 동호회, 친구, 뜻 같을수록 조합결성 쉬워

지역내일 2011-05-18 (수정 2011-05-18 오후 8:00:04)

봄이면 진달래를 따다 화전을 부치고, 여름이면 텃밭 옥수수와 감자를 쪄먹고, 가을 나뭇잎에 그림 그리고, 겨울엔 코 흘리며 썰매를 타고 사는 아이들. 이쯤 되면 시골 오지 분교 분위기쯤 되는 데…. 도심에서 또래들과 더불어 사는 법을 놀이와 자연친화 체험 교육에 쏟으며 청춘을 보낸 이가 있다. 부천공동육아협동조합 산어린이집 이말순 원장의 남의 아이 잘 돼야 내 아이도 잘 큰다는 공동육아 교육원리다.

베트남에서도 벤치마킹, 전국 공동육아 1번지 산어린이집
저녁 6시. 아빠들이 한 둘 대문을 밀고 들어오며 아이 이름을 부른다. 귀가 번쩍! 아이들은 ‘아빠다’ 소리치며 달려 나간다. 아이는 들놀이 시간에 뜯은 작은 들꽃 하나를 아빠에게 내밀며 냄새를 맡아보라고 조른다. 부모도 아이도 함께 행복하다.
행복한 자녀교육을 위한 공동육아 산어린이집은 지난 1978년 어린이 걱정모임 ‘해송’으로부터 출발했다. 산어린이집 이말순 원장은 그 무렵 저소득층 지역 어린이 교육에 한창일 때였다.
이후 해송모임은 94년 공저 ‘함께 크는 우리 아이’ 란 책을 내면서 우리 사회에 ‘공동육아’ 방안을 제안하게 된다. 전국에서 공동육아협동조합들이 싹트던 당시, 부천에서도 97년 부모들이 모여 조합을 만들었다. 산어린이집의 설립배경이다.
이 원장은 “그때부터 제가 원장으로 임명되어 지금까지 아이들과 생활해오고 있어요. 산어린이집의 교육원리는 ‘아이들이 행복해야 어른들도 행복하다’예요”라며 “ 현재 40가구 42명의 어린이들이 취학 전만큼이라도 씩씩하게 뛰놀며 자연과 함께 자라도록 돌봅니다”라고 말했다.
이곳 아이들은 텃밭을 가꾸고 요리를 한다. 밥상에 어떻게 음식이 오르는지를 알기 위해서다. 또 토끼를 키우고 옛날이야기에 즐겁다. 삶과 동떨어진 교육보단 생활과 밀접하고 집처럼 편안한 생활을 돕는 교육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크는 교육
산어린이집은 소사동 생활을 접고 2003년 송내동에 가옥을 2채를 매입해 이사하면서부터 더욱 안정된 운영에 들어간다. 이젠 공동육아 전국 우수사례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도 다녀갈 정도다.
“공동육아는 부모들의 직접 참여를 기본으로 해요. 부모들과 교사회가 토론과 논의를 거쳐 교육과정을 짜고 필요한 비용도 정하죠. 당연히 재정도 공개해요. 이점이 일반 유아교육기관과 크게 다른 점이죠.”
이곳에서는 ‘우리 아이로 함께 키운다’는 의미를 강조한다. 다른 아이가 잘 커야 내 아이도 함께 잘 클 수 있다는 원리다. 다른 아이는 내 아이가 살아가야 할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일과는 아침 7시30분 등원부터 시작한다. 일과 중 하나는 산이나 들로 혹은 지역사회로 나들이 다니기. 이렇게 교육공간을 넓히는 이유는 자연과 지역사회에서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보고 배우기 위해서다.
특히 교육내용은 주로 놀이가 대부분이다. 스스로 잘 놀 줄 안다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는 능력과 같다는 원리에서다. 놀면서 언어와 신체가 발달하고 사회관계 맺기와 표현활동 등 유아기에 필요한 교육을 함께한다.
“아이들은 원장님이란 말 대신 ‘코뿔소!’ 하고 불러요. 제 별명이거든요. 아이와 교사가 서로 평등한 인격을 존중하자는 취지죠. 존중받은 아이들은 다른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터득하며 자라요”
장애인과 통합교육을 하는 이유도 나와 다른 특성을 가진 사람과도 함께 살 수 있음을 따로 가르치지 않기 위해서다.

공동육아 관심 있다면 어떻게 시작하나
공동육아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이들이 커서 무엇이 되느냐가 아니라, 본인 마음이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것에 있다. 결국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가’란 고민을 어른들이 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공동육아에 관심이 있다면 먼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우선 모여야 가능하다. 가령 먹거리 회원이나 동호회 친구들이 뜻을 모아 시작하면 쉽다. 사람이 모였다면 다음은 집터 마련이 관건이다.
이 원장은 “처음엔 전세로 시작해서 은행융자를 끼고 육아터전을 마련하는 식”이라며 “공동육아 기관도 일반 어린이집처럼 정부지원을 받기 때문에 터전마련 이후 운영은 생각보다 수월한 편”이라고 말한다.
반면 기존 공동육아원에 아이를 보내려면 일단 대기자 신청을 한다. 대개 가을 쯤 다음해 반 구성에 들어간다. 단 부모 면담을 통과해야 한다. 면담에서는 함께 우리아이로 키우기 동의 절차와 조합운영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이 원장은 “아이가 커서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학교에 들어가면 출자금은 찾아갈 수 있다. 공동육아는 출자금에 대한 부담보단 오히려 부모들의 활동과정 속에서 대안적 삶을 배우는 공부가 더 교육적인 효과” 라고 말했다.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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