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으로 떠나는 봄나들이 ① <강화역사박물관> <전곡선사박물관>

지역내일 2011-05-17

인류의 진화도 가슴 뛰는 역사의 현장도 모두 그 곳에 있었네

 고백하건데 역사에 문외한이다. 시험으로만 만났던 역사는 학창시절 내내 지루했다. 입시를 위한 역사 공부 외에는 역사서적 또한 멀리 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의 역사적 지식이 늘어나는 만큼 내 지식도 확장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역사에 처음으로 재미를 느꼈다. 시험을 위한 교과서 속의 역사가 아니라 박물관에서 만나는 우리 역사는 재미를 넘어 감동을 주었다. 꽃잎이 휘날리던 봄날 아이들과 함께 강화역사박물관과 전곡선사박물관에 다녀왔다. 두 곳은 일산에서 한시간 이내의 거리에 있다는 점, 최근 개장을 했다는 점, 다양한 역사체험이 가능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타임머신을 타지 않더라도 과거로의 여행이 가능한 공간,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역사박물관을 소개한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고인돌의 땅에 다시 세워진 ‘강화역사박물관’
 강화역사박물관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강화 고인돌공원 내에 위치해 있으며, 지난해 10월 개장했다. 강화대교 건너 갑곶에 위치했던 강화역사박물관이 고인돌의 땅으로 이전, 새롭게 단장한 것이다. 개국시원부터 청동기시대, 고려, 조선, 근현대사까지 옛 선조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문화재들이 전시돼 있다. 강화도는 섬전체가 역사의 성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강화도는 땅을 파면 파자마자 유물이 출토되는 곳이란다. 개발을 시작했다가 우연히 발굴된 유물 덕분에 공사가 중단된 곳이 많다고 한다. 강화역사박물관은 강화도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한 조사연구와 전시교육을 병행하는 공간이다. 그동안 보관의 어려움으로 곳곳에 위탁했던 강화도 유물들을 되찾아 지하 수장고에 보관해 놓았는데 그 유물만 2천8백여 점에 이른다고 한다. 그중 국보급 유물도 상당한데 이 유물들은 1년에 한번 박물관 개장기념일에 일반인에게 선보인다. 

강화역사박물관 들여다보기
 ▶ 2층 : 매표소에서 표를 끊으면 바로 2층으로 올라가게 돼 있다. 2층에는 구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에 이르기까지 강화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유물이 전시돼 있다. 구석기 시대의 주먹찌르개와 청동기 시대의 발달돌칼과 간돌화살촉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강화도를 배경으로 펼쳐진 우리나라의 역사를 연표와 사진으로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 1층 : 2층 관람을 마치면 1층으로 이어진 전시가 계속된다. 이곳에는 고려왕릉에서 출토된 청화진사연화문표형주자와 석인상 등이 전시돼 있다. ‘청화진사연화문표형주자’는 국보 제 133호로 신비로운 빛깔을 내는 고려청자다. 고려청자 역사상 가장 진귀한 유물로 꼽힌다. 지정학적 위치상 강화도는 파란만장한 역사의 현장으로 기록돼 있다. 신미양요때 광성보에서 펼쳐진 전투모형과 조미수호통상조약 초안본 등도 전시돼 있다.
 ▶ 박물관 로비 : 박물관에 들어서면 왼편에 어재연 장군의 장수기인 ‘수자기’와 ‘강화동종’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수자기는 조선시대 각 군영이 훈련을 할 때 지휘권의 상징으로 내걸던 삼베로 만든 장수 깃발이다. 어재연 장군의 ‘수자기’는 1871년 신미양요 때 미 해군이 전리품으로 빼앗아 갔다가 2007년 136년 만에 임대형식으로 돌려 준 것이다. 강화동종은 조선 숙종 때 승려인 사인비구가 만든 청동범종으로 시계가 없던 옛날에 성문을 여닫으며 시간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
 ▶ 고인돌 공원 : 강화역사박물관 야외는 바로 고인돌 공원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록된 강화고인돌이 그 자리에 서있다. 우리나라는 고인돌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수량 면에서 세계적으로 단연 으뜸이다. 전세계에 존재하는 6만여기의 고인돌 중 4만여기가 우리나라에 있다. 강화도에는 150여기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다. 그 중 강화고인돌은 동북아시아 고인돌 연구에 중요한 유적이다. 강화도 지석묘로 잘 알려진 이 고인돌은 이른바 탁자식(북방식) 지석묘라고 분류되는 우리나라 대표 고인돌이다.

강화역사박물관 & 고인돌 공원 관람안내
-관람시간 :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및 설날 추석 당일 휴관)
-관람요금 : 어린이 청소년 1천원, 성인 1천 5백원, 유아 및 노인 무료
-위치 : 강화군 하점면 강화대로 994-19(하점면 부근리 350-4)
-문의 : 032-934-7887 http://museum.ganghwa.go.kr

인류진화의 위대한 행진을 한눈에 ‘전곡선사박물관’
 30만 년 전 인류가 사용했던 구석기시대 유물인 주먹도끼는 인류가 가공을 해서 만든 초창기 도구다. 구석기시대 대표적인 유물인 주먹도끼가 발견된 연천군 전곡리에 선사박물관이 들어섰다. 전곡리 선사유적은 1978년 한탄강변에서 미군 병사가 구석기시대 석기들을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1979년 첫 발굴을 시작해 지금까지 30여년 동안 발굴이 계속되고 있고, 발굴 결과 주먹도끼 사냥돌 주먹찌르개 긁개 등 다양한 종류의 석기가 출토됐다. 전곡리 선사유적은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의 구석기 문화연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곡리 구석기 유적의 영구적인 보존과 활용을 위해 전곡선사박물관이 세워졌다. 박물관은 원시시대와 현대문명의 조우를 보여준다. 너무나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세워진 건물은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프랑스 X-TU사에서 설계한 것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구석기시대로 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준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건물 내부로 들어서면 인류의 기원부터 진화, 원시시대 사람들의 생활모습이 한 눈에 펼쳐진다. 

전곡선사박물관 들여다보기
 ▶ 인류진화의 대행진 : 박물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인류의 조상인 약 700만년 전의 투마이를 만나게 된다. 투마이를 시작으로 약 1만년 전의 만달인까지 총 14개체의 화석인류를 순서대로 전시해 놓았다. 이 화석인류들은 가장 최신의 과학적인 설명을 기초로 복원된 것이다. 정밀한 골격과 살아있는 듯한 근육, 눈동자, 얼굴 표정 등을 실감나게 표현해 놓았다. 1만 5천년 전 매머드뼈로 만들어 진 막집을 실물모형으로 재현해 놓은 것도 또 다른 볼거리다.
 ▶ 동굴벽화 : 동굴벽화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동굴벽과 천정에 그려 놓은 그림을 말한다. 동굴벽화에 주로 등장하는 들소 말 사슴 같은 야생동물과 추상적인 문양, 손바닥을 찍은 그림 등을 재현해 놓았다.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미라, 외찌 미라를 만나다 :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 외찌미라가 전시돼 있는 고고학 체험공간이 나온다. 외찌미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미라 중 하나다. 1991년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국경지대에서 발견됐으며, 5300년 전 살았던 사람의 미라로 배낭과 가죽코트, 털모자 등을 갖춘 채 발견됐다. 다양한 고고학적 연구를 통해 외찌미라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다.
 ▶ 전곡선사박물관은 다양한 고고학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화석자료, 표본, 키트 등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그램을 확인한 후 사전 예약을 해야 참여할 수 있다.
 ▶ 현재 박물관 개관 기념으로 ‘음악의 기원(Origin of Music)’전이 열리고 있다.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음악도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다양한 원시 악기들과 세계의 민속 악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전곡선사박물관 관람안내
-관람시간 : 평일 오전 9시~오후 8시(하절기는 21시까지) 연중무휴
-관람요금 : 어린이 1천원, 중고교생 2천원, 성인 4천원(성인 관람시 경기도민 50% 할인)
-위치 :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 176-1
-문의 : 031-830-5600 http://www.jgp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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