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꿈 향해 달려오다 보니 전국 1등 됐어요
의료봉사를 하는 의사선생님을 따라 다니며 의사라는 직업에 반했다는 류성석 군. 이후 오로지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에 매진. 교과성적 전과목 합산 전교 1등에 수능 모의고사 전 과목 100분위 100%로 전국 1등 공신이 되었다. 완벽에 가까운 성적임에도 늘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류 군. 자신의 공부는 의사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고 말하는 성석군의 꿈과 공부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학습지 주최 경시대회 수상 경험 계기로 수학 좋아져
류 군은 아버지의 회사업무 때문에 제주에서 울진 용인 등을 거치면서 초등학교를 3곳을 전학다니며 유초등 시기를 보냈다. 폐공장에서 망치놀이를 하거나 곤충채집을 하며 뛰논 기억밖에 없다. 규칙적인 생활보다는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고 늘 한 가지 생각에 빠져 있다보니 늘 산만하다는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고. "솔직히 깊이 사귄 친구도 없었어요. 아버지가 한전에서 일하시는데 초등학교 때는 주로 지방에서도 외곽지역에서 생활하다보니 학원을 다닐 수도 없었죠. 당시에는 그냥 노는 것이 생활이었던 것 같아요. 학교 공부와 유일하게 일일 학습지를 꾸준히 했던 것 말고는요."
이후 학습지 회사에서 주최하는 수학경시대회에서 연달아 금상, 은상, 동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수학을 좋아하게 됐고, 중학교에 진학하자마자 과고 진학을 목표로 공부를 시작했다.
"좋아하면 잘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은 뭘까 하고 늘 고민했어요. 그렇게 찾아낸 것이 수학과 과학이었고 과고는 제게 딱 맞는 학교라 생각했어요. 작은 상이지만 수학 경시대회에서의 수상경험이 동기가 되었죠."
3년 동안 과학고 준비, 실패했지만 얻은 것 많아
중학교 3년 동안 과학고 진학 준비를 하며 과학올림피아드 생물과 화학분야 은상, 지학분야 동상을 수상했다. 수많은 과학관련 도서를 탐독하고 다큐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과학에 빠져들었다.
"경기과고에 지원했다가 마지막 단계에서 낙방했어요. 하지만 과고를 준비했던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과학이나 수학을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나에게는 없다고 생각했던 승부욕도 생겼어요. 또 목표를 세우고 이를 이루기 위해서 힘들고 어려워도 참고 견뎌야 한다는 것도 그 때 배운 것 같아요."
중학교 3학년까지 수Ⅰ, 수Ⅱ를 공부했고 대학생물학과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면서 수학과 과학을 심도있게 접할 수 있었다. 이는 무엇보다 고교진학 후 수학 실력에 결정적으로 작용했고, 수능사에서 요구되는 통합사고력도 자연스럽게 길러진 것 같다고 류 군을 말한다.
"중학교때 매일 하루 3~4시간 이상씩 수학 공부를 했어요. 방학 때면 하루 12시간씩 수학에 투자했죠. 물론 공부 양도 많고 중학생이 고등수학을 이해하는데 한계도 느껴졌어요. 그래도 깊이는 없어도 고등수학 전 과정을 다 봤기 때문에 늘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내신 전 과목, 수능 전 영역 무결점 성적
언어와 영어, 수리 모든 영역에서 완벽한 성적을 받는 것은 쉽지 않다. 수학이 강하면 언어가 약하고 언어나 영어가 강한 학생들은 수학이 약한 것이 보통. 하지만 류 군의 성적은 내신과 모의고사를 통틀어 모든 과목에서 무결점을 자랑한다. 주요과목 뿐만 아니라 비주류 과목조차도 놓치지 않아 전과목 평균 전교 1등이다. 모의고사 평균 백분위 99.99%에 지난 3월에는 100%의 성적을 받아냈을 정도.
"친구들은 저보고 공부 밖에 모른다고 말하지만 사실 안그래요. 노는 것도 좋아하죠. 주위에서 공부 잘한다는 소리 듣는 것도 특별하게 보는 것도 부담스러워요. 지금까지 누구를 이겨야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한 적은 없었어요. 다만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 그 하나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공부시간과 성적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류 군의 설명. 짧은 시간을 공부하더라도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자신만의 공부요령을 터득하면 이처럼 공부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수학과 언어능력은 하나라고 생각해요. 수학도 난이도가 높은 문제일수록 문제가 길어져 결국 언어능력이 요구되거든요. 문제 안에 숨은 뜻을 파악해야 풀리는 경우가 많아요. 언어도 마찬가지죠. 수학에서 요구되는 분석적으로 사고하는 힘이 있으면 언어도 수학처럼 명료해진답니다."
''그 청년 바보의사'' 힘들 때 잡아준 책
수능을 180일정도 남겨 둔 고3 수험생의 생활은 어떨까? 인생 큰 통과의례를 앞두고 있는 요즘 류 군은 한 달이 일주일처럼 느껴진다고. 그동안 후회없이 잘 해왔지만 앞으로 남은 몇 개월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실력을 유지하면서 맞춤전략을 세우고 있다. 모의고사 성적이 월등한 만큼 정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시에도 지원해 볼 생각이다.
"엊그제 입학한 것 같은데 벌써 졸업반이네요. 고등학교 시기는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아요. 1학년 때는 고3들의 생활은 어떨까? 저도 궁금했는데 그 때보다 오히려 지금이 차분해요. 논술도 시작했고 지원 대학의 전형요강을 살피며 구체적인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중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의사선생님을 따라다니며 봉사활동을 하면서 평생 의사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어요. 환자들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그 분의 따뜻한 마음에 그만 반해버렸거든요. 그 의사 선생님이 제게 주신 ''그 청년 바보의사''라는 책은 제가 여섯 번도 더 읽었어요. 공부가 힘들 때마다 저를 잡아 준 책이기도 하죠."
인생을 결정할 중요한 시기인 만큼 좀 더 큰 눈으로 세상을 보려고 노력한다는 류 군. 확실한 꿈이 있고 그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떼고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 류성석 제안하는 ''공신이 되려면''
좋아하면 잘할 수 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라
특목고 준비 경시대회 등 자신의 한계와 당당히 맞서라.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설정하라
수학과 언어는 하나. 주요과목 통합교과로 공부하라.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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