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과 편평사마귀

지역내일 2011-05-13 (수정 2011-05-13 오전 8:36:02)


한의사 공신호 원장


몇일 전 상당히 심한 피부염으로 고민중인 여대생이 저희 한의원에 방문을 하였습니다. 그 학생의 얼굴을 자세히 진찰해보니, 성인여드름 때문에 화농이 많이 되어 부풀어 올라있었고, 또 편평사마귀도 있어 보였습니다. 혹시 얼굴에 다른 관리를 받은 적이 있냐고 물어보니, 피부관리실에서 관리를 받은 후 얼굴의 피부염이 더 심해졌다고 하였습니다. 편평사마귀는 짜려고 구멍을 내는 경우에는 더욱 번지는 경향이 있기에, 편평사마귀가 있는 것이 맞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학생의 복진을 해보니 명치와 윗배에 딱딱한 덩어리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딱딱한 덩어리가 있는 경우는 몸속의 담적이라는 독소가 있는 것으로 위장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소화기능에 대해서 물어보니 속쓰림이 심해서 어찌해야 하는지 고민중이라는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학생에게 “편평사마귀가 있기 때문에 얼굴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겠다. 우선 담적이라는 독소가 있는 것이 명확하니, 그것부터 치료하면 속쓰림이 좋아질 것이고, 담적이 없어지면 점차 얼굴의 여드름 고름까지도 좋아질 것이다”고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이 학생은 저를 신뢰하였는지 치료를 시작하였고, 치료 시작 후 7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속쓰림은 상당히 호전되었고, 얼굴의 고름까지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제 흉터를 남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편평사마귀와 잘 구분을 해서 여드름압출을 시작하겠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편평사마귀는 담적이 완전히 제거되어 위장이 완전히 호전된 후, 다시 치료를 시작하자고 했습니다.
 이번 사례에서 피부치료는 정확한 원인에 대한 진단과 근본적인 치료가 중요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편평사마귀를 여드름으로 오인하여 계속 짜준다면 증상은 계속 악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위장기능이 약화되어 더부룩함, 가스 차는 느낌, 트림이 있거나 설사, 변비 등의 대장 증상이 있을 때는 여드름에 관한 피부 관리보다도, 우선 위장과 대장의 기능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독소가 장에서 생성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위장의 치료는 무시한 채, 피부표면만 신경 쓰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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