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비욘드입시학원 조성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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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실력보다는 답을 찾는 것에만 급급해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다. 심지어는 “선생님 문제에 이 단어가 나오면 답은 이걸로 고르면 되나요?”라고 묻는 아이까지 있을 정도다. 우리 아이들이 진짜 실력을 키우는 것을 등한시하고 얼마나 당장의 성적에만 급급해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초등학교까지는 답을 고르는 요령만으로도 어느 정도 괜찮은 성적이 나올 수 있지만 중학생이 된 이후에는 절대 요령만으로는 성적이 오를 수 없다. 고등학생이 된 이후에는 더욱 그렇다. 제대로 된 실력을 쌓지 못하고 답을 고르는 요령만 배우고 있으니, 몇 시간씩 책상에 앉아 있어도 실력은 늘지 않고, 실력이 없으니 문제 풀이도 재미가 없고, 그러면서 성적은 자꾸 떨어지고…. 급기야는 공부에 흥미를 잃는 아이가 되는 것이다.
저희 학원에 다니는 일부 학생만 봐도 학교 공부보다는 학원 공부에 많이 의지하는 편이다. 기존에 다니던 학원에서 전혀 공부 습관을 잡아주지 않았기에 학교시험에서 어떻게 해야 답을 잘 골라낼 수 있을 지만을 학원에서 알려주기를 바란다. 참 안타까운 부분이다.
수업을 하다보면 이런 학생도 있다. 출제자가 의도하는 게 무엇인지 전혀 파악을 하지 않고 낯익은 단어만 보고 답을 골라내는 학생. 이런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절대 문제와 답만 외워서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는 점을 이해시키는 것이다.
요즘 학교에서도 내신과 관련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학교 선생님도 문제를 교과서에 있는 그대로 내지는 않는다. 어떤 식으로든 변형을 하기 때문에 교과서만 달달 외워서는 절대 정답을 써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중간고사를 앞두고 진도를 나갈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함에도 진짜 실력을 쌓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아이를 이해시키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수업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그러니까 이 단어 나오면 답을 이걸로 고르면 되요?”라고 묻는 아이 때문에 너무 안타까웠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는 법. 인내심을 가지고 매 수업마다 아이를 이해시키려 노력했다. “너는 당장 중간고사도 너무 중요하지만 수능을 준비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것만 외우려 하지 말고 문제 전체를 이해해보자~.” “네가 외운 걸로 답을 써내기 위해 문제를 네가 편한식으로 해석하지 말고 문제 자체를 보고 출제자의 의도만 보자~.” 이런 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다가 몇 가지 예시를 들어 주었다.
“영어교과서 지문에 한 가족에 대해 설명을 해놓고 그 가족의 수가 몇 명인지 묻는 문제가 있었는데 교과서에 있는 질문대로 하면 정답은 7명이야. 그런데 학교 선생님은 이 문제를 그대로 내지 않아. 여기에서 가족 몇 명을 빼거나 몇 명을 더하거나 해서 문제를 낼껀데…. 너처럼 해석하는 연습도 안하고 답만 외울려고 하면, 너는 시험 볼 때 지문을 읽지도 않고 그냥 7명이라고 써낼꺼야~.” 이런 식의 예시를 몇 가지 들어주면서 요즘은 학교시험도 정말 실력 없이 외우는 것만으로는 절대 성적이 오를 수 없음을 수차례 말해주었다. 그러다가 시험보기 이틀 전 수업 중에 그 아이가 의미심장하게 얘기했다.
“선생님 나 이제 뭔지 알꺼같아요~”
그리고 그 아이는 그 시험에서 85점을 받았다. 그 아이로서는 처음 받아보는 점수였지만, 내내 아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선생님 너무 아까워요~. 그거 아예 모르는 게 아니고 헷갈렸어요…. 선생님 저 진짜 한 개 틀리고 다 맞을 수 있었어요….”
아이에게는 네가 조금만 더 집중하고 수업을 들어서 진도를 빨리 끝냈으면 너는 책을 한번이라도 더 볼 수 있었고 그렇게 한 번 더 보면 문제 이해가 더 잘되고, 그렇게 한 문제 더 맞추는 거라고 타박인지 격려인지 모를 말을 아이에게 했지만….
지금 그 아이가 그 점수도 아깝다고 말하는 모습이 얼마나 큰 변화인지 다른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전에는 수업시간마다 선생님들이 데려가야 수업에 들어가던 아이지만, 지금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습실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이 되었다.
공부는 선생님이 시켜주는 것도, 부모님이 시켜주는 것도 아니다. 아이 스스로가 깨닫고 본인이 의지로 하는 것이다. 어른들은 아이가 올바른 공부 방법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치지 않도록 이끌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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