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누가 되었든 생각하기도, 입에 올리기도 께름칙한 단어임에 틀림없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요즈음엔 더더욱 그렇다.
2009년 보건복지부 발표자료에 의하면 평균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남자가 3명 중 1명, 여자는 5명 중 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끔찍한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암은 위암이고 두 번째를 차지하는 암이 바로 대장암이다.
이런 사실에 비춰 대장암을 철천지원수 쳐다보듯 할 수도 있겠지만, 대장암 쪽에서 보면 분명 서운하고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들어보시라.
우리 몸에 생기는 암은 크기와 상관없이 생길 때부터 암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좁쌀 크기라도 암은 암이라는 얘기고, 그래서 암이 무섭다고들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닌데 이렇듯 예외적인 암이 바로 대장암이다. 거의 모든 대장암은 양성종양인 용종이 변해서 생기게 된다. 무슨 얘기? 대장암은 처음부터 암이었던 게 아니라는 얘기다. 써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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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암의 일생
좌측 사진은 단순한 용종이다. 하지만 이를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 우측사진과 같이 흉측한 대장암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단순한 용종의 경우 대장내시경을 이용해서 제거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우측사진과 같이 대장암으로 바뀌게 되면? 수술이다 항암주사다 온갖 고생을 감수해야할 뿐만 아니라 생존 역시 장담할 수가 없다.
분명 같은 종자이건만 이렇듯 운명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것이라니,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좌측 사진과 같은 용종(선종)이 대장암으로 탈바꿈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7년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한 치질로 알고 진료실로 들어섰다가는 진찰 결과 암이란 소리를 듣고 새파랗게 질린 채 망연자실하는 환자들이 더러 있다. 환자도 환자지만 의사 역시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찍 병원을 찾았더라면 단순한 용종에 불과했을 것을….
이런 이유로 대장암을 여느 암 보듯 하면 곤란하다는 것이고, 대장암 쪽에서 보면 서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장암은 결코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적어도 5~7년 정도는 우리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며 기다려준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다른 암은 몰라도 대장암만큼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대장암으로 세상을 일찍 뜬다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일이고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장암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하면서도 안전한 길은 용종이 대장암으로 변신하기 전에 찾아내어 제거하는 것이고,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바로 대장내시경검사다.
예일병원
남호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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