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공신을 찾아서 - 이예진(연세대 경영학과 1학년)

지역내일 2011-03-18
SKY 언감생심? 논술로 뒤집었죠!



올해 연세대 경영학과에 진학한 이예진 씨. 공신이라는 소문 듣고 찾아왔다는 말에 극구 손사래를 친다. 그는 결국 자신이 공신이라는 말에 끝까지 동의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연세대 지원시 내신성적은 2.6등급으로 경영학과 커트라인인 2.1등급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었고, 이매고에 다니는 동안 공부로서 한 번도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내 본 적이 없다는 것이 이 씨의 말이다. 그런 그가 그 어렵다는 연대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학과 중의 하나인 경영학과에 어떻게 합격할 수 있었을까? 입시성공기를 ‘정말 겁 없이 덤볐다가 얻어걸린 격’이라고 말하는 그의 입시 성공의 비밀을 들어보았다.

6월까지 모의고사 4등급 내신 2등급 대...수시에 올인하자는 계획
하루 7시간 이상 꼬박 꼬박 자고, 읽고 싶은 책도 읽으며 유유자적한 고3 수험기를 보냈다는 이 씨. 한두 개만 틀려도 펑펑 운다는 공부 잘하는 학생의 예민함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공신들이 가진 코드에서 벗어난 사람임이 분명했다. 
“제가 공신이라구요? 공신이 아니라 ‘운신’이에요. 정말 운이 좋았어요. 아직도 제가 왜 합격했는지 이해가 되질 않아요. 연대 경영에 합격한 다른 친구들에 비해 내신이나 수능 비교과 등 뭐하나 내세울 것이 없었거든요.”
겸손이 지나치다. 연세대가 그리 호락호락한 학교가 아니지 않은가? 그의 말대로 운으로 들어갈 수 있는 학교는 아니라는 의미다. 이 씨가 지원한 전형은 논술과 내신 그리고 수능성적으로 선발하는 수시 일반우수자전형이다. 처음부터 2.6등급의 낮은 내신성적표를 연대에 내민 것 자체가 무모해 보인다. 결과적으로 수능성적은 언어 1등급, 수리와 외국어 2등급, 사탐은 4등급을 받아냈지만 지원자들 대부분 내신과 수능에서 1등급인 것을 감안하면 그리 경쟁력 있는 조건은 아니었다.
“3학년 6월까지도 모의고사를 보면 평균 4등급 정도였어요. SKY는 꿈도 못 꿀 성적이었죠. 그래도 내신은 2등급대니까 전략을 잘만 짜면 정시보다는 수시가 유리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연세대, 고려대, 고대, 국민대, 성신여대 등등 조금이라도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이 많은 학교들에 다 지원했어요.”

논술전형으로 연세대 서강대 국민대 성신여대 동시합격
수시가 시작되고 수능시험 한달 전인 10월까지만 해도 합격가능성은 낮다고 스스로 판단했고 절망적인 기분이었다. 정시는 소신 지원을 수시는 상향지원을 하는 것이 보통. 이 씨도 마찬가지였다.   
“많이들 그렇게 하지만 너무 무모하게 지원한 것 같아 계속 불안했어요. 논술시험은 치렀지만 잘 봤다는 생각도 안 들었고 아직 수능도 남아있었죠. 솔직히 연세대는 구경삼아 간 학교에요. 지원서 넣으러 학교에 갔다가 너무 많이 몰린 지원자들을 보고 완전히 기가 눌려 돌아온 기억이 있어요. 난 안되겠구나 싶었죠.”
6월까지의 모의고사 성적보다 비해 수능성적이 2~3등급 이상 상승했지만 이 씨가 합격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논술에서 고득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논술로 한방에 뒤집은 케이스.
“12월 초쯤 연세대 합격소식을 듣기 전에 이미 서강대 100%논술전형에 합격했어요. 서강대 논술은 다른 학교에 비해 굉장히 어렵기로 소문나 있어요. 다른 것 하나도 안보고 논술로만 선발하는 전형은 더 하겠죠. 논술을 잘 한다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해 봤는데 서강대 시험을 치르면서 제 자신이 논술에 꽤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아요.”   

고3부터 시작한 논술, 기출문제 풀며 학교별 경향 파악
이쯤 되면 그의 논술공부 비법이 몹시 궁금해진다. 그러나 특별한 비법은 없다는 것이 이 씨의 대답이다. 고3때부터 논술공부를 시작하면서 문학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인문학 서적을 많이 읽었고 대학별 기출문제 중심으로 논술유형을 파악하며 논술쓰기 훈련을 했을 뿐이다.
“교내외 논술대회나 글쓰기 대회 같은 곳에도 한 번도 출전해 본 적이 없어요. 소심한 성격 탓에 그런 공식적인 대회에 참여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거든요. 아참, 2학년 때 친구들의 권유로 교내 토론대회에 팀을 구성해서 참가한 적이 있는데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 참가였죠. 워낙 강한 상대를 만나 저로선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고 상처뿐인 싸움이었어요. 하지만 그 때 논술과 토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어요.”
이 씨는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와 경험이라고 강조한다. 풍부한 정보는 논지를 자신있게 펼쳐나갈 수 있도록 해주고 경험은 순발력과 표현능력을 길러주기 때문이라고. 
“제 생각에 대입논술에서 가장 잘 쓴 글은 정확한 글이라 생각해요. 우선은 지문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과 출제자의 의도와 주어진 요건을 먼저 살피고 이에 맞는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너무 당연한 말이죠. 논술이 그렇게 복잡한 것은 아니더라구요.”

 천천히 꿰뚫는 ''느림보 학습''이 사고력 원천
수능과 내신 공부는 물론이고 대입을 앞둔 학생이라면 적어도 고1때부터 입시에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쌓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이 씨는 정말이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게으른(?)학생이었다.
천성이 낙천적이고 욕심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는 이 씨.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스캔하기 보다는 한 가지를 꿰뚫어 보고 깊이 있게 생각하는 습관을 지녔다. 그런 그가 입시에서 성공했으니 이른바 ‘느림보 공부법’이 통한 셈이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1때 까지 2년간 호주에 유학을 다녀왔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생각할 시간 없이 틀에 짜인 생활이 너무 싫어 호주에 보내달라고 부모님께 졸랐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2년 동안의 시간이 저를 많이 바꾼 것 같아요. 말이 안 통해 외롭기도 했지만 책과 벗이 되고 혼자 생각할 시간은 많았으니까요.”
자신감과 도전 정신이 있다면 얼마든지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말을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다고 그는 말한다.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가만히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이렇게 하면 자신의 강점을 찾을 수 있죠.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순간 입시의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