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대전역 부근에 있는 삼성 풋살 구장을 찾았다. 비가 오고 강풍이 부는 날이었지만 ‘삼성FC 엘리트부’ 선수들은 몸을 풀고 연습을 시작하고 있었다. 일정한 간격으로 놓인 연습용 콘 사이를 현란한 드리블로 통과하는가 하면 발끝으로 발뒤꿈치로 공을 자유자재로 차올린다. 펠레, 지코, 베베토 등 슈퍼스타들이 개인 기술을 풋살 경기를 통해 연마했다는데 그 이유를 알 듯 했다. 실내 축구를 뜻하는 풋살은 일반 축구보다 작은 경기장에서 치러진다. 경기 인원은 5명이며 전후반 20분씩 게임을 한다. 코트가 좁기 때문에 짧고 빠른 패스가 정확하게 연결되어야한다. 따라서 스피드와 박진감 면에서는 풋살을 따라올 스포츠가 흔치않다.
컴퓨터 대신 공을 차고 노는 아이들
삼성FC 선수들의 연령층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하다. 옥천에 사는 조민기(9·삼양초3)군은 날마다 학교가 끝나면 삼성 풋살 경기장으로 훈련을 나온다. 혼자서 607번 버스를 타고 온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풋살에 푹 빠져있다. 또래 아이들이 빠져 있는 닌텐도나 컴퓨터 게임엔 관심도 없다. 조군은 “다른 친구들도 한번 공을 차보면 컴퓨터를 켜 볼 생각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풀살 자랑을 늘어놓았다. 힘차게 드리블을 하는 조군의 얼굴이 무척 즐거워 보였다.
김대철(18·예지고3)군은 프로팀으로 가는 게 꿈이다. 축구가 하고 싶어 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할 정도로 열정적인 선수다. 김군은 “풋살에서 개인기를 다져 필드 축구에서 기량을 발휘하고 싶다”며 “토레스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여유 있게 공을 차올려 강력한 오른발 발리슛을 선보이는 모습이 프로선수 못지않았다.
민지홍(47) 감독은 “호나우지뉴(30·AC밀란), 라울 곤잘레스(33·레알마드리드) 같은 브라질 최고의 공격수들은 어린 시절 풋살로 축구 기본기를 익혔다”며 “유소년기의 아이들에게 풋살은 창의적으로 개인기를 다질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라고 말했다.
유소년 국가대표 선수도 키워내
민종찬(12·동대전중1)군은 2009년 스페인에서 열린 카탈루냐컵 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미드필더로 활약했으며 준우승을 견인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민군은 “축구와 풋살은 다른 점이 없다”며 “다만 개인의 위치가 정해지지 않은 풋살은 그만큼 팀워크가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FC는 축구 꿈나무들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요람이다.
삼성FC에는 키가 작다는 이유로 혹은 체력이 안 된다는 이유로 다른 축구팀에서 제대로 된 훈련을 못 받고 2진으로 밀려난 선수들도 많다. 하지만 이들은 이런 아픔을 딛고 이곳에서 다시 축구선수로서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민 감독은 “어린 나이에 겪은 아픈 과거가 꿈을 이룰 수 있게 아이들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준 것 같다”며 “이 아이들의 힘찬 슈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FC에는 이러한 엘리트부 이외에도 유치부와 초등부, 중등부, 성인부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작은 경기장을 뛰어다니지만 큰 꿈을 꾸는 꿈나무 삼성FC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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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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