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여고(강동구 명일동) 정보관 4층에 마련된 ‘English Town’. 5개 영어교과교실이 마련돼 있다. 영어전용칠판과 프로젝트 등 영어 학습에 필요한 첨단기자재를 갖추고 있다. 영어공부가 저절로 될 것만 같은 환경이다. 라운지에는 편안한 소파를 갖췄고, 학생들이 읽을 수 있는 영어잡지와 학생들이 직접 만든 ‘명일 영어신문’도 보인다. 영어도서관도 곧 자리를 잡아 영어전문도서관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명일여고는 올해 영어중점학교로 선정됐다. 영어중점학교는 학생들이 영어를 좀 더 생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과 시설, 예산을 지원하는 학교로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한다. 명일여고 English Town에서 영어를 즐겁게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만나봤다.
원어민과 함께 하는 말하기 수업, 수준별 수업 진행
여자고등학교인 만큼 영어교과교실의 이름도 역사 속 여자인물이름을 따왔다. 마더 테레사, 코코샤넬, 마리퀴리, 제인오스틴, 헬렌켈러.
원어민 강사와 영어교사가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말하기 수업이 한창인 마더테레사 교실을 들여다봤다.
학생들은 그룹별로 앉아 원어민 강사의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내용은 한국인 영어교사가 함께 한다. 오늘 수업의 주제는 ‘취미’. 학생들에게 영어기회를 다양하게 주기 위해 쉽고 어려운 주제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고 그 열기 또한 뜨거웠다.
박지현(1년)양은 “영어학원에 가도 원어민과 대화할 시간은 별로 없는데 학교 수업 시간에 다양한 주제로 외국인과 말할 수 있어 재미있다”고 말했다. 또 박민서(1년)양은 “외국 문화에 대해서도 많은 걸 알게 되는 시간이며, 특히 선생님들이 직접 만드신 프린트물은 듣기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명일여고의 영어교육과정은 학기당 5단위이며 이중 3시간은 독해, 1시간 쓰기, 1시간 말하기로 구성되어있다. 독해와 말하기 수업은 수준별 수업이, 쓰기는 반별로 수업이 진행된다. 원활한 영어수업을 위해 명일여고에는 영어정규교사 14명, 원어민교사 1명, 영어회화전문강사가 2명, 인턴교사 1명이 있으며, 내년 2학년에는 별도로 영어과정을 신설할 계획이다.
화상영어수업, 회화와 읽기 수업
‘We want Video Games’란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는 제인오스틴 교실. 방과후 화상영어수업이다. 명일여고에는 현재 7명씩 6개 반이 원격화상영어수업을 받고 있는데 서울특별시교육청 시범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미국 와이오밍(Wyoming)주 전·현직 교사들이 수업을 화상으로 진행한다. 실용영어 회화와 토론수업, 읽기 위주의 수업으로 매주 2시간씩 이뤄지고 있다.
학생들이 미리 읽어온 내용에 대한 질문과 대답, 토론이 이어진다. 화면을 응시하는 학생들의 눈동자에서 한 치의 흐트러짐도 찾아볼 수 없다. 화면 속 교사의 질문에 대답하는 학생들. 학생의 답변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하는 교사. 둘의 대화를 들으며 웃고 함께 대화에 참여하는 학생들. 보통의 여느 수업과 다름이 없어 보인다. 수업 중 발음교정과 문법적인 설명도 빠뜨리지 않는다. “생생하게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선생님이 미국에 계시다는 걸 잊어버릴 때도 있다” “우리와 다른 문화와 행사, 명절 등이 생소하지만 흥미롭다” “우리가 흔히 쓰는 잘못된 문법을 제대로 알게 되는 좋은 계기”라는 등 학생들의 반응도 다양하다.
다양한 교내 행사로 영어 실용도 UP
영어전문도서관도 마련했다. 다양한 장르와 수준의 영어책 2000여권을 갖춘 이곳은 학생들에게 자유롭게 개방되어 영어책을 다양하게 읽을 수 있게 했다. 또 영어도서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10 for 10’ (10개월 동안 영어책 10권 읽기)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학교에서 수준별로 영어원서 10권을 지정하고 독후감책에 자유롭게 독후감을 쓰는 형식이다.
또 다양한 교내 영어행사를 마련,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영어 능력 시험(TOEIC Bridge),
영어 단어 인증대회, 영어독서경진대회, 시네마 영어 대회, 영어게임대회, 영어골든벨 퀴즈, 영어말하기대회, 스토리텔링 대회, 영어팝송경연대회, 포트폴리오 경진대회, 독서 인증 대회 등 다양한 영어행사와 경시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관심과 기대
학생들에게 영어 학습의 기회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영어중점학교. 그런 만큼 교사들의 노력과 기대도 크다.
서명순 영어교육부장 교사는 “학생들이 재미있고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동기부여의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즐겁고 편안하게 영어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와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영(1년)양은 “학교가 영어중점학교가 되면서 영어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며 “영어 내신은 물론 수능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고 확신했다.
학부모들 역시 관심과 함께 학교에 대한 큰 기대를 보였다.
김미경(49·천호동)씨는 “영어로 된 안내문을 보며 큰 변화를 실감했다”며 “영어를 잘 하는 학생들은 물론 모든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고 영어학습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미애(46·천호동)씨는 “아이가 영어에 특히 관심이 많아 3월에 영어중점학교인 명일여고로 전학왔다” 며 “차별화된 교육환경 속 특화된 교육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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