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사랑하는 작은 실천

깨끗한 환경! 주부가 나선다

지렁이를 이용한 음식물쓰레기처리, EM발효액 등 다양하게 실천해

지역내일 2011-04-22 (수정 2011-04-22 오전 9:10:32)

아파트 쓰레기처리장에 가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음식물쓰레기통이 몇 개씩 철철 넘치고도 부족해 바닥에 그냥 두고 간 비닐에서 악취가 난다. 멀쩡해 보이는 과일이 음식물통안에 나뒹굴 때도 있다. 과대포장으로 비닐팩과 상자는 날마다 쏟아져 나온다. 저 많은 것들이 다 어디로 갈까?
이대로는 문제이다. 조금이라도 의식 있는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 부분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해 보았는가. 아니, 어떤 실천을 하고 있는가. 이 정도 실천이 과연 이 쓰레기 제조 세상을 막을 수 있을까?


다양한 세제로 활용되는 EM발효액을 소개하는 정재남씨


주방·화장실 휴지 대신 천 사용

그래서 환경을 생각하며 생활에서 철저하게 실천하는 주부 정재남(63)씨를 만났다.
“우리 세대는 어려운 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절약이 몸에 배여 있죠. 하지만 도시 생활은 필요 이상의 소비에 물들게 합니다. 환경을 생각하고 지구를 사랑하는 작은 실천은 생활의 변화, 그 이상으로 마음의 풍요를 가져 옵니다”
초등학교 교사로 정년퇴임을 한 정씨는 몇 년간 무료한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해운대 정토회에서 환경을 위한 실천에 동참한 후 인생이 달라졌다.
장바구니 사용은 기본이다. 방수망까지 가지고 다니며 비닐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가정에서 거의 휴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휴지대신 천을 이용해 주방부터 화장실까지 사용하고 있다. 종이컵 같은 일회용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파뿌리·양파껍질까지 다시 이용해 쓰레기를 줄여나가는 실천


분양받은 지렁이로 음식물쓰레기 양 줄여

음식물쓰레기 처리는 특별하다. 지렁이를 분양받아 화분이나 화단에 넣어두고 음식물쓰레기를 먹인다. 징그러운 지렁이가 아니라 깨끗하고 고마운 지렁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나중에 흙은 좋은 거름이 된다고 한다.
뿐만아니라 우유팩을 이용하여 콩나물을 재배하니 일석이조이다. 파뿌리, 양파껍질 하나 쉽게 버리지 않는다. 모두 깨끗이 씻어 말려 간장에 넣고 다리면 맛있는 맛간장이 된다. 다시를 낸 다시마조차 그냥 버리는 일이 없다. 잘게 채 썰어 볶으면 쫄깃하고 맛있는 반찬으로 변신한다니 참으로 아이디어가 좋다. 텃밭에서 수세미를 재배해 식용은 물론 주방용 수세미로 활용하니 과거의 친환경적인 생활을 거의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자연에는 쓰레기가 없죠. 현대인들이 쓰레기를 만든 겁니다. 내 몸은 물론 지구를 생각하면 지금의 생활은 반드시 변해야 하죠. 그런 마음도 아름답지만 몸소 실천하는 시작이 필요합니다. 막상 시작하면 번거로움을 감수할 수 있는 뿌듯함을 맛보실 거예요.”


집에서 키우는 우유팩 속 콩나물     


다양한 세제로 EM발효액 이용해

정씨가 사용하는 세제 또한 친환경적이다. EM발효액을 쌀뜨물, 설탕과 섞어 발효 후 설거지부터 화장실 청소에 모두 사용한다. 수질오염을 막고 건강에도 좋다. EM발효액은 음식물쓰레기 악취제거는 물론 바닥청소까지 거의 만능 세제이다.
아파트에서 반장을 맡고 있는 정씨는 반상회 등을 통해 이러한 친환경적인 생활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사실 참여도는 아직 낮아요. 그래도 해야죠.”
조용하고 겸손한 정씨의 목소리에 확고한 의지가 담겨 있다. 바른 일이기 때문에, 실천했을 때의 기쁨을 알기에 그럴 것이다.
현대인들은 모두가 바쁘다. 주부들의 생활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주부가 나서 우리의 환경을 지켜야 한다. 오늘부터 단 하나라도 실천해 보자. 환경은 아이들의 미래다.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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