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견, 위험천만한

지역내일 2011-04-17


예일병원
의학박사, 수필가
남호탁 원장

제 치질이 몇 기입니까?”
치질(치핵)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 유독 위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잠깐 언급하고 지나가겠습니다. 1도 치핵은 똥을 눌 때 피만 날 뿐 별 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2도 치핵은 똥을 눌 때 치핵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밀려나왔다가는 저절로 들어가는 경우를 일컫습니다. 3도 치핵은 항문 밖으로 밀려나온 치핵 덩어리가 저절로 들어가지는 않고 손으로 밀어 넣어야만 들어가는 경우를 말합니다. 4도 치핵은 치핵 덩어리가 항상 항문 밖으로 나와 있으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를 일컬어 그렇게 부릅니다
사실 4도 치핵 환자의 경우 어찌나 통증이 심한지 제대로 걷기도 힘이 듭니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산모의 경우 출산하면서 4도 치핵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산모의 말을 빌리면 4도 치핵이 아기를 낳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이쯤에서 아하, 그러니까 기수가 올라갈수록 심한 치질을 말하는 것이로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런 추측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아니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3도나 4도 치핵을 가진 환자의 경우, 불편함이나 통증으로 인해 병원을 찾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됩니다. 반면에 배변 시, 그것도 어쩌다 가끔 피가 비칠 경우에는 1도 치핵으로 지레 결론을 내리고는 병원을 찾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1도 치핵으로만 출혈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직장암이나 대장암이 있을 경우에도 얼마든지 출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3도나 4도 치핵의 경우 병원을 찾지 않기도 어려울뿐더러 병변이 명확하기 때문에 적어도 암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1도 치핵이겠거니 하고 진찰을 미뤘다가 직장암으로 판정된다면. 생각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이런 이유로 선입견이 무섭다는 겁니다
. 치핵의 경우 1도 치핵이 4도 치핵보다 더 무서울 수 있고 치명적일 수 있음을 유념해야만 하겠습니다. 사소한 병변이 요란스런 병변보다 치명적일 수 있다니 놀랍지 않습니까? 그런 걸 보면 삶이라는 게 오묘하기 그지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