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건강찾기 프로젝트-여성건강② 치질

당신의 뒷문은 별 탈 없으신지요?

지역내일 2011-04-15 (수정 2011-04-15 오후 10:30:24)

 미니스커트와 스키니 진을 즐겨 입는 20대 강 모씨(수원 영화동), 임신과 출산을 겪은 30대 오 모씨(수원 망포동), 대형마트에서 계산원으로 8시간 이상 서서 일하는 40대 정 모씨(화성 반월동), 이들에게는 공통된 말 못할 고민이 있다. 여성이라 더욱 더 부끄럽다는 생각 때문에 자꾸만 감추다 악화되는 질병, 치질을 앓고 있는 것. 숨겨진 건강 찾기 프로젝트 세 번째 주제는 내게도 한 번쯤 닥칠 수 있는 ‘여성치질’이다.
  

임신·출산, 생활습관, 식습관 등의 원인으로 여성 환자 늘어나
예전에 비해 여성의 치질발생빈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수술건수로 비교했을 때 남녀 비율이 1.3~1.5:1에서 최근에는 여성 환자가 남성과 비슷한 47%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대항병원, 2006~2009 통계)
치질은 항문에 흔히 잘 생기는 치핵, 치루, 치열을 통칭해서 부르는 질병. 치핵은 그 중 가장 흔해 보통 치질이라고 얘기하는 항문의 혹을 말한다. 치루는 항문에 누공이라는 염증을 동반한 길이 생긴 것이고, 치열은 항문관 내의 항문 점막이 찢어지는 병이다. 더웰외과 정진형 원장은 “여성에게는 치열이 흔한데, 특히 외부에서의 배변을 피하거나 다이어트 등으로 인해 젊은 여성들의 치열 발생이 빈번하다”고 전했다. 여성이 상대적으로 치열의 원인이 되는 변비의 발생빈도가 높고 항문피부가 남성보다 약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여성들은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치질이 되는 경우가 많다. 임신을 하면 호르몬의 영향으로 변비가 잘 생기고 조직이 약해져 항문이 쉽게 붓는다. 또 태아의 영향으로 하지와 항문의 혈류가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항문 혈관에 피가 엉겨 붙고, 혈관이 막혀 항문이 퉁퉁 붓는 경우가 많아진다. 출산시 과도하게 힘을 주는 바람에 빠진 항문이 들어가지 않아 고생하는 이들도 있다.
여성의 다이어트는 여러 문제를 발생하는데 치질에도 극약이다. 몸에서 필요로 하는 수분과 식이섬유 섭취량이 줄어들어 변비를 유발해 치열 및 치핵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수시로 변비약을 먹거나 관장을 한다면 주의해야 한다. 변이 가늘어져 항문이 더 좁아지기 때문에 치열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것. 정 원장의 설명이다.
“현대인의 생활이 치질을 부른다. 미니스커트나 스키니 진의 착용은 장을 압박해 장운동을 방해하면서 변비를 초래할 수 있다. 서서 걷고 앉아서 오래 일을 하다 보니 복압이 항문으로 쏠리고, 변비나 설사로 항문이 상처받고 오염되어 치질의 원인이 된다. 육식이 주가 되는 서구화된 식습관이나 술도 치질 환자를 증가시키고 있다.”


치질 초기라면 내복약·좌약·좌욕 등으로 치료 가능
배변시 항문 출혈은 치질의 대표적 증상이다. 또한 항문이 찢어질 듯하고 찌르는 통증과 더불어 피가 나온다면 치질을 의심해 본다. 평소 피부 쪽으로 난 구명을 통해 고름 같은 분비물이 속옷에 묻어 나오고, 항문 주위의 피부 자극과 통증이 계속되는 것도 증상의 하나다. 치질은 초기에는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데, 숨기고 참으면서 고생은 고생대로 한 뒤 결국에는 병을 키워 병원을 찾는 경우가 허다하다. 
치질 초기에는 내복약, 좌약, 좌욕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좌욕은 통증의 주원인인 항문 괄약근 경련을 완화해 통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치핵의 경우 탈항 초기에는 고무 밴드를 이용해 치핵 덩어리를 떼 내는 ‘고무 밴드 결찰술’이나 열로 치핵을 응고시키는 ‘적외선 응고법’ 같은 비수술적 치료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외과적인 절제술이 확실하다. 대변 볼 때 항문이 밀려나왔다가 들어가면 치질2도, 휴지나 손으로 누르거나 밀어야 들어가는 치질3도, 증상이 더 심해져 손으로도 잘 들어가지 않는 치질4도로 분류한다. 3도 이상이라면 가급적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하고, 2도라도 생활에 불편을 주는 빈도가 잦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여성에게 흔한 치열수술은 치핵보다는 간단하며, 치루도 여성은 단순 치루가 대부분이어서 비교적 어렵지 않게 수술되는 경우가 많다.


항문을 항상 깨끗이 하고, 화장실에 너무 오래 앉아 있지 말아야
치질은 생활습관을 바꾸면 예방이 가능한 질병이다. 항문 주위를 항상 청결히 하는 것이 기본. 아침, 저녁 배변 후에는 따뜻한 물로 닦는 것이 좋다. 매일 따뜻한 욕조에 누워서 목욕을 하거나 약 40도의 더운물에 엉덩이를 충분히 담근 후 5~10분 정도 지속하는 좌욕도 좋은 방법이다. 항문 괄약근이 이완되면서 혈액순환도 좋아지고 청결하게 되므로 최고의 예방법이 된다. 또한 항문위생에 나빠 항문에 손상을 주기 쉬운 설사나 변비를 빠른 시기에 치료한다.
무엇보다 올바른 배변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화장실에 오래 있으면 피가 항문으로 몰려서 혈관이 늘어난다. 이것이 자주 반복되면 늘어난 혈관이 터지거나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아서 항문 밖으로 혈관이 나오게 된다”고 설명하는 정 원장은 “일정한 시간을 정해 놓고 화장실에 가고. 화장실에는 10분 이상 앉아 있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리나 엉덩이가 찰 경우에는 혈액순환이 나빠져 좋지 않다. 찬 곳에 앉지 말고 항상 엉덩이를 따뜻하게 해 준다. 장시간 앉아서 운전하거나 일을 한다면 1~2시간 일한 후에는 누워서 휴식을 취하거나 가벼운 체조 등을 반드시 해 준다. 또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섬유소가 듬뿍 들어있는 채소, 과일, 해조류를 섭취하는 것도 잊지 말자. 

도움말 더웰외과 정진형 원장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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