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봄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봄날이다. 산과 들에 봄꽃도 만연하지만 봄나물도 지천인 요즘이다. 아이들과 함께 봄의 전령사인 쑥이나 냉이, 달래 등을 직접 캐보는 것도 좋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면 가족들이 함께 봄나물 만찬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봄나물을 즐겨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봄나물의 생김새를 알려주고 향내를 맡게 해 줄 수 있는 신선한 봄나물 맛집을 소개한다. 광장동 ‘산내음 옛맛’ 과 잠실동 ‘산채마루’는 신선한 봄나물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위해 마니아들이 추천하는 우리지역 맛집이다.
다음 맛집)장인의 진한 국물맛 느껴보세요, 일본 라멘
김소정 박지윤 리포터
산에서 직접 채취해서 요리한 ‘산내음 정식’
산내음 옛맛
광진구 광장동에 위치한 ‘산내음 옛맛’. 처음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식당을 채 발견하기도 전에 그냥 지나쳐버릴 수도 있다. 크지 않은 공간에 이곳이 식당임을 알려주는 간판이 외관의 전부기 때문이다. 테이블 5개, 앉을 수 있는 공간 해봐야 20여명이 전부다. 하지만 이곳의 음식은 호텔이 부럽지 않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이곳은 재료의 구입에서부터 요리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이 두 부부의 손길을 거치게 되며, 조금이라도 수준미달인 재료는 상에 오를 수가 없다. 재료는 직접 채취하거나 길러서 공수한다. 메뉴도 4개뿐이다. 특히 정식을 먹기 위해서는 미리 전화로 예약하는 것이 안전하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나물 채취를 위해 식당 문을 닫는데, 요즘처럼 봄나물이 많은 때면 금요일과 월요일 또한 전화로 휴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산나물 채취가 길어지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자리에 앉으면 팔팔 끓인 느릅나무차가 손님을 맞는다. 겨울에는 둥글레차가 제공된다. 산내음정식은 산채부침개, 토속새알팥죽, 들깨수제비, 올갱이장국의 4가지로 이뤄진다. 주 메뉴의 재료와 맛도 훌륭하지만 함께 나오는 반찬 또한 메뉴에 비추어 손색이 전혀 없다. 참나물, 냉이, 도토리, 메밀이 어우러진 산채부침개는 고소함과 향긋함이 공존한다. 이어 토속새알팥죽과 나물반찬이 상위를 채운다. 직접 농사지은 세 종류의 팥으로 끓인 팥죽과 땅두릅, 순무, 씀바귀뿌리, 싸리버섯, 참나물, 실부추로 무친 반찬을 즐길 수 있다. 이어 나오는 들깨수제비와 산나물무침 또한 하나도 남길 수 없을 만큼 특별한 맛이다. 곰취와 참나물, 장각나물 등 모든 재료에서 직접 채취한 노부부의 수고스러움이 묻어난다. 수제비는 쑥과 검은 참깨를 이용해 색을 냈다. 마지막으로 올갱이장국과 밥이 나오는데 함께 나오는 명이나물과 산마늘 잎 장아찌는 밥도둑이 따로 없을 정도다. 식사시간이 하루 6시간뿐이어서 확인은 필수.
?위치: 광장동 주민센터 인근 사랑교회 맞은편 1층
(주소)광진구 광장동 257-3
?가격: 산내음정식(3인 이상) 1인분 1만8000원 시골청국장 1만원 올갱이장국 1만원
?식사시간: 점심 낮12시~오후 3시, 저녁 오후 5~8시
?주차: 불가
?문의: (02)458-8292 (011)798-9340
봄기운 재충전해 줄 건강밥상 ‘버섯정식’
산채마루
깔끔한 맛과 정갈한 상차림으로 입과 눈을 사로잡는 산중음식 전문점 ‘산채마루’는 잠실동 빌딩 숲 속에 있다. 고기를 주 요리로 하고 있는 일반적인 식당과 차별화되면서 인근 직장인과 주부들에게 소문이 났다. 그러다보니 나물요리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언론에 소개된 적도 여러 번 있고 유명 인사나 연예인들도 다녀갔다.
이집은 소박하고 건강한 채식 위주의 식단이 특징이다. 버섯, 들깨, 더덕, 나물 등 웰빙 재료들이 쓰이는데 이것들은 주인 부부가 매일 아침 새벽시장을 돌며 구입한 것들이다. 산채정식에는 청국장과 밥, 나물류, 김치, 물김치, 상추들깨무침 등 밑반찬이 푸짐하게 나온다. 버섯정식에는 들깨스프와 버섯탕수가 추가되고 더덕정식에는 버섯정식 구성에 버섯탕수 대신에 더덕구이가 나온다.
나물류만 무려 11가지로 나물천국이다.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에 무쳐 입맛을 돋우는 돌미나리를 비롯해 두부를 넣고 무친 근대, 무나물, 취나물, 비름나물, 호박나물 등 푸짐하다. 나물마다 각각의 향이 묻어나서 자꾸 손이 가고 몸까지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이것들을 적당히 넣고 비빔밥을 해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함께 나온 상큼한 열무 물김치와 구수한 청국장을 함께 먹으면 잃었던 입맛을 돋우기에 제격이다.
버섯정식에 함께 나오는 버섯탕수육과 들깨스프는 별미 중의 별미. 버섯탕수육은 얇게 썰어진 마른 표고를 이용해 튀김가루를 살짝 입혀 튀겨낸 다음 오이, 당근, 양파가 곁들어진 달콤한 소스를 끼얹어 내는데 색다르다. 버섯을 씹지만 고기를 씹는 것처럼 쫄깃하고 감칠맛이 있다. 들깨스프는 고소한 들깨탕에 표고, 팽이 버섯, 두부, 애호박이 함께 들어있다.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산중음식 전문을 내세웠지만 나물 종류가 너무 평범하다는 것이다.
*위치: 잠실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건너편 식당 골목 내
(주소)송파구 잠실동 195-4번지
*가격: 더덕정식 1만5000원 버섯정식 1만3000원 산채정식 9000원
*식사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30분 (둘째, 넷째 주 토요일 휴무)
*주차: 가능
*문의: (02)412-3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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