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정신과 환자 3년 새 5000명 늘었다
연령별 성별 고르게 증가 추세 … 40대 분당 여성 연간 2500여명 진료
이제 건강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관리와 노력을 통해 수명을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다. 처한 환경에 따라 사망률이나 발병률, 많이 걸리는 병이나 암의 종류까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저출산 및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등 의료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 지역 특성에 맞는 건강 정책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헬스피플 2010’는 사망률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생활환경과 습관 40%, 유전적 요인 30%, 주변환경과 자연을 20%로 정리한다. 의료환경은 겨우 10%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병원의 의료서비스보다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녔는지 혹은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는지 가 건강을 결정짓는 더 결정적인 변수라는 것.
이에 분당내일신문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행하는 ‘지역별의료이용통계’를 토대로 분당구의 만성질환과 주요 암, 질환별 진료현황과 특징 등 분당구의 건강현주소를 점검해 시리즈로 게재한다. 과연 우리 분당사람들은 얼마나 건강할까. <편집자 주>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정신과는 ‘몇몇 극단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만 찾는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진 분위기다. 분당지역만 해도 정신과에서 진료받은 환자 수가 꾸준히 늘어 지난 2006년 2만307명에서 2009년 2만5107명으로 약 25% 증가했다.
분당 19세 이하 정신과 환자는 3700여명
분당의 19세 이하 소아정신과 진료 환자 수는 2007년 4000명을 넘어서는 등 많은 편이다. 2006~2009년 3년 내내 3500명 이하로 줄지 않았고 2009년 통계에서도 3699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소아정신과를 찾는 어린이의 10명 중 6~7명을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분당 서현동 연세해피마인드의 박희정 원장은 “ADHD는 유아기나 저학년때는 산만하고 불필요한 행동을 하는 과잉행동들이 두드러진다”면서 “고학년이 되면 과잉행동은 줄어들지만 손가락을 까딱거리는 버릇처럼 불안해하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양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분당지역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맞벌이부부가 많고 학원 등 학업 스트레스가 높은 편이어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고.
아이가 이유없이 머리와 배가 자주 아프다고 하면서 성적이 떨어지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인다면 소아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소아청소년의 1%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진 우울증은 나이가 어릴수록 화를 내거나 짜증이 많고 산만함과 난폭함, 반항 등의 태도로 표출되는 것이 특징. 박희정 원장은 “평소 아이의 얼굴 표정이나 태도, 행동양상 등을 잘 살펴 정서적으로 충족감과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평소 칭찬을 많이 해주고 아이의 감정을 수용해주는 양육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년여성 ‘갱년기 우울증’ 신체질환으로 표출
분당 여성들의 정신과 상담 비율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09년 한 해 동안 정신과 진료를 받은 40대 분당 여성은 2500여명, 50대는 2100여명에 달했다. 임신 육아, 가사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30대 여성 환자 수도 1700명이 넘는다.
분당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이동호 교수는 “자주 체하거나 속이 쓰린 위장병처럼 내과적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여성 환자들 중 많은 수에서 우울증이나 신경쇠약 등 정신과적 질환의 징후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신체적 검사를 통해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경우 스트레스에 의한 마음의 병을 염두에 두고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특히 폐경기 여성의 경우 갱년기 우울증으로 인해 진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자녀와 남편 등 가족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헌신하다가 그 과정이 끝났을때 상실감으로 다가오는 빈둥지증후군은 중년 여성의 폐경과 겹치면서 갱년기 우울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동호 교수는 “여성 폐경기에는 에스트로겐의 분비와 프로게스테론의 분비량이 동시에 줄게 되는데 이로 인해 우울증이 발생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면서 “최근 들어 사회경제적으로 안정된 50~60대 중장년층의 가정 불화가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울증 등 ‘마음의 병’에 대한 체계적 관리 절실
우리나라의 실제 정신질환자 규모는 표면적으로 나타난 것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 역학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신질환이 생겼을때 정신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비율은 약 11% 수준에 불과하다. 대다수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 등을 의식해 정신과 진료를 기피한다는 것. 신경정신과 전문의 정성덕 원장(용인생명의전화 소장)은 “청소년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유명 스타들의 자살 뒤에는 정신과 진료에 대한 무지와 편견이 숨겨져 있다”면서 “제도적으로 우울증에 대한 관리와 인식개선, 이를 위한 체계적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9년 한해 국내에서는 매 30분마다 1명꼴, 하루에 40명 이상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대비 20%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다. 정성덕 원장 “분당용인은 지역 특성상 치열한 경쟁구조 속에 남들과의 비교의식으로 인해 열등감을 지닌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며 “가족 간의 문제는 물론 자녀, 부부관계 역시 문제를 인정하고 그것을 밖으로 드러내 놓을 때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살 충동이나 자살 시도 등의 문제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게 되지만 이런 상태를 방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 더 큰 문제다. 적절한 평가와 치료를 통해 지금보다 나은 상태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7대 만성질환 중 정신과 진료비 가장 높다
분당구민 1인당 진료비는 64만7800원 … ‘전문의 상담=치료’ 인식 전환 필요
분당의 정신과 진료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진료비 비출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의 지역별의료이용통계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분당구민들이 지출한 정신과 진료비는 1인당 64만8000원으로 7대 만성질환 진료비 중 가장 높았다. 반면 분당 만성질환 중 환자 수가 17만5189명으로 가장 많은 치주질환의 경우 1인당 평균 진료비는 7만9000원, 고혈압은 41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정신과 진료비가 다른 진료에 비해 비싼 것은 진료 특성상 전문의의 상담료가 책정되는데다 환자에게 지급되는 약품이 일반 약국이 아닌 병원에서 직접 조제하는 관리약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신과는 다른 진료과목에 비해 ‘진료시간’ 개념에 더 비중을 두고 15분 미만, 45분 미만, 45분 이상 등으로 구분, 시간에 따라 의료수가를 차등 지급한다.
정신과 상담에 대한 인식 개선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정신 질환 자체를 부끄러워하거나 숨기려는 경향이 존재하며 신체적 증상만을 보고하는 경향이 있다. 또 정신과 진료보다 타 과 영역에서 신체 증상에 초점을 맞춘 치료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 이에 대해 분당의 한 정신과 원장은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환자 수가 적은데다 보험수가도 현실에 맞지 않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신과 의사의 상담치료에 대해 엄연한 치료라는 전반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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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 성별 고르게 증가 추세 … 40대 분당 여성 연간 2500여명 진료
이제 건강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관리와 노력을 통해 수명을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다. 처한 환경에 따라 사망률이나 발병률, 많이 걸리는 병이나 암의 종류까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저출산 및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등 의료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 지역 특성에 맞는 건강 정책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헬스피플 2010’는 사망률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생활환경과 습관 40%, 유전적 요인 30%, 주변환경과 자연을 20%로 정리한다. 의료환경은 겨우 10%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병원의 의료서비스보다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녔는지 혹은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는지 가 건강을 결정짓는 더 결정적인 변수라는 것.
이에 분당내일신문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행하는 ‘지역별의료이용통계’를 토대로 분당구의 만성질환과 주요 암, 질환별 진료현황과 특징 등 분당구의 건강현주소를 점검해 시리즈로 게재한다. 과연 우리 분당사람들은 얼마나 건강할까. <편집자 주>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정신과는 ‘몇몇 극단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만 찾는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진 분위기다. 분당지역만 해도 정신과에서 진료받은 환자 수가 꾸준히 늘어 지난 2006년 2만307명에서 2009년 2만5107명으로 약 25% 증가했다.
분당 19세 이하 정신과 환자는 3700여명
분당의 19세 이하 소아정신과 진료 환자 수는 2007년 4000명을 넘어서는 등 많은 편이다. 2006~2009년 3년 내내 3500명 이하로 줄지 않았고 2009년 통계에서도 3699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소아정신과를 찾는 어린이의 10명 중 6~7명을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분당 서현동 연세해피마인드의 박희정 원장은 “ADHD는 유아기나 저학년때는 산만하고 불필요한 행동을 하는 과잉행동들이 두드러진다”면서 “고학년이 되면 과잉행동은 줄어들지만 손가락을 까딱거리는 버릇처럼 불안해하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양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분당지역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맞벌이부부가 많고 학원 등 학업 스트레스가 높은 편이어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고.
아이가 이유없이 머리와 배가 자주 아프다고 하면서 성적이 떨어지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인다면 소아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소아청소년의 1%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진 우울증은 나이가 어릴수록 화를 내거나 짜증이 많고 산만함과 난폭함, 반항 등의 태도로 표출되는 것이 특징. 박희정 원장은 “평소 아이의 얼굴 표정이나 태도, 행동양상 등을 잘 살펴 정서적으로 충족감과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평소 칭찬을 많이 해주고 아이의 감정을 수용해주는 양육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년여성 ‘갱년기 우울증’ 신체질환으로 표출
분당 여성들의 정신과 상담 비율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09년 한 해 동안 정신과 진료를 받은 40대 분당 여성은 2500여명, 50대는 2100여명에 달했다. 임신 육아, 가사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30대 여성 환자 수도 1700명이 넘는다.
분당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이동호 교수는 “자주 체하거나 속이 쓰린 위장병처럼 내과적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여성 환자들 중 많은 수에서 우울증이나 신경쇠약 등 정신과적 질환의 징후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신체적 검사를 통해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경우 스트레스에 의한 마음의 병을 염두에 두고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특히 폐경기 여성의 경우 갱년기 우울증으로 인해 진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자녀와 남편 등 가족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헌신하다가 그 과정이 끝났을때 상실감으로 다가오는 빈둥지증후군은 중년 여성의 폐경과 겹치면서 갱년기 우울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동호 교수는 “여성 폐경기에는 에스트로겐의 분비와 프로게스테론의 분비량이 동시에 줄게 되는데 이로 인해 우울증이 발생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면서 “최근 들어 사회경제적으로 안정된 50~60대 중장년층의 가정 불화가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울증 등 ‘마음의 병’에 대한 체계적 관리 절실
우리나라의 실제 정신질환자 규모는 표면적으로 나타난 것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 역학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신질환이 생겼을때 정신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비율은 약 11% 수준에 불과하다. 대다수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 등을 의식해 정신과 진료를 기피한다는 것. 신경정신과 전문의 정성덕 원장(용인생명의전화 소장)은 “청소년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유명 스타들의 자살 뒤에는 정신과 진료에 대한 무지와 편견이 숨겨져 있다”면서 “제도적으로 우울증에 대한 관리와 인식개선, 이를 위한 체계적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9년 한해 국내에서는 매 30분마다 1명꼴, 하루에 40명 이상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대비 20%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다. 정성덕 원장 “분당용인은 지역 특성상 치열한 경쟁구조 속에 남들과의 비교의식으로 인해 열등감을 지닌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며 “가족 간의 문제는 물론 자녀, 부부관계 역시 문제를 인정하고 그것을 밖으로 드러내 놓을 때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살 충동이나 자살 시도 등의 문제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게 되지만 이런 상태를 방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 더 큰 문제다. 적절한 평가와 치료를 통해 지금보다 나은 상태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7대 만성질환 중 정신과 진료비 가장 높다
분당구민 1인당 진료비는 64만7800원 … ‘전문의 상담=치료’ 인식 전환 필요
분당의 정신과 진료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진료비 비출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의 지역별의료이용통계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분당구민들이 지출한 정신과 진료비는 1인당 64만8000원으로 7대 만성질환 진료비 중 가장 높았다. 반면 분당 만성질환 중 환자 수가 17만5189명으로 가장 많은 치주질환의 경우 1인당 평균 진료비는 7만9000원, 고혈압은 41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정신과 진료비가 다른 진료에 비해 비싼 것은 진료 특성상 전문의의 상담료가 책정되는데다 환자에게 지급되는 약품이 일반 약국이 아닌 병원에서 직접 조제하는 관리약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신과는 다른 진료과목에 비해 ‘진료시간’ 개념에 더 비중을 두고 15분 미만, 45분 미만, 45분 이상 등으로 구분, 시간에 따라 의료수가를 차등 지급한다.
정신과 상담에 대한 인식 개선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정신 질환 자체를 부끄러워하거나 숨기려는 경향이 존재하며 신체적 증상만을 보고하는 경향이 있다. 또 정신과 진료보다 타 과 영역에서 신체 증상에 초점을 맞춘 치료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 이에 대해 분당의 한 정신과 원장은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환자 수가 적은데다 보험수가도 현실에 맞지 않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신과 의사의 상담치료에 대해 엄연한 치료라는 전반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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