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이야기

당신은 무엇을 배달시키고 싶은가?

지역내일 2011-04-12

 


배는 고픈데 나가자니 귀찮고, 해먹는 건 더 귀찮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전화 한 통이면 OK, 설거지 걱정까지 덜어주는 배달 서비스! 친절, 신속, 정확 배달에 맛까지 더하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는 배달 음식의 천국이 아닌가. 압력통째 배달되는 한방 닭죽이 있는가 하면,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배 위에 배달되는 한정식도 있다. 어디 그뿐인가 조상들에게 올리는 제수상도 배달된다고 하니, 안되는 것 빼고 다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배달음식의 꽃은 자장면과 탕수육으로 대표되는 중국음식, 바삭바삭 치킨과 입맛 당기는 피자, 거기다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보쌈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이렇게 배달 음식의 천국이 된 것일까? 사실 우리나라 음식은 습식 문화이므로 배달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특히 유교 사상에 지배를 받아 밥상에서 밥 그릇을 드는 것까지 금기시 되었으므로 음식이 배달되는 것은 상상할 수 도 없는 일. 밥상 예절과 음식 문화가 엄격한 우리민족에게 음식 배달이 시작된 것은 미군의 음식 문화와 중국 음식이 보급되기 시작한 한국 전쟁 이후부터라고 추정된다.
음식은 물론 이제 필요한 모든 물건들이 신속 정확을 외치며 배달되는 시대. 하지만 아직도 끼니를 제대로 해결 못하는 결식 아동과 노인에게 전해지는 희망의 도시락 배달이 있고, 추위에 떠는 이웃들에게 전해지는 따뜻한 연탄 배달도 있다. 어느 광고에서처럼 사랑하는 이의 달콤한 키스를 배달시킬 수는 없겠지만, 당신은 오늘, 무엇을 배달시키고 싶은가?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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