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주꾸미의 계절이다. 요즘 충남 서해 앞바다에서는 주꾸미 잡이가 한창이다. 보통 3월부터 4월까지 두 달 동안 주꾸미 잡이가 계속되지만 올 해는 주꾸미 잡이가 열흘 정도 늦춰져, 서천주꾸미 축제도 예년보다 늦게(4월2일~17일) 열리고 있다.
주꾸미는 낙지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크기가 더 작다. 기능성 성분인 타우린이 가장 많고, 비타민B2와 철분이 함유돼 있어 빈혈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들 ‘쭈꾸미’라 말하는데 표준어는 ‘주꾸미’다.
4월, 산란기를 앞두고 알이 꽉 들어차 특히 맛이 좋은 주꾸미요리의 향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석촌동 ‘어쭈낙’과 천호동 ‘독도쭈꾸미’는 주꾸미 요리로 이미 그 소문이 자자한 우리 지역 주꾸미 요리 맛집이다.
김소정 박지윤 리포터
살아있는 산주꾸미의 싱싱함, 산주꾸미 철판볶음
어쭈낙
‘어부가 쭈(주)꾸미와 낙지를 잡았다’는 의미의 어쭈낙은 이름 그대로 주꾸미와 낙지 전문점이다. 특히 매일매일 가락시장 경매를 통해 들여오는 산주꾸미는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메뉴 중 하나다. 냉동 주꾸미 역시 제철인 봄에 대량 구입, 냉동해두는 것으로 철저하게 국내산만을 고집하고 있다.
주 요리인 철판볶음은 밥과 함께 먹으면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되고 술자리 안주로도 부족함이 없다. 커다란 철판에 보기에도 큼직하고 먹음직스러운 주꾸미와 함께 양배추, 당근, 미나리, 양파, 콩나물 등이 함께 볶아진다. 매운 정도는 선호도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다. 13년째 같은 자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집 대표는 “주꾸미 철판볶음의 맛은 어느 곳과 견주어도 자신이 있다”며 맛의 비결이 “오랜 기간 숙성된 양념”이라 소개한다.
매콤달콤하게 맛있는 이곳의 양념 맛은 기본양념에 과일과 인삼 등을 넣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재워두는 숙성의 맛이다. 다 볶아진 주꾸미는 우선 그 부드러움에 반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맛이 배어나는데 양념이 배도 주꾸미의 부드러움은 잃지 않는다.
철판볶음 사리를 추가하면 더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데 스파게티면, 모짜렐라치즈, 가래떡, 라면, 당면, 볶음밥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요금은 2000원이다.
볶음밥에 모짜렐라치즈를 넣어 함께 볶는 것은 이곳 대표의 아이디어로 국내최초를 자부할 만큼 그 역사가 깊다. 들기름 향과 모짜렐라치즈의 고소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볶음밥 역시 이곳의 인기메뉴다.
위치: 송파역(일신여상) 건너편 농협골목 내(우리은행 뒷길)
(주소)송파구 석촌동 297-4번지
가격: 산주꾸미 철판볶음 2만원(1인분) 주꾸미 철판볶음 1만5000원(1인분)
식사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둘째 주 일요일 휴무)
주차: 가능
문의: (02)412-0321
싱싱한 주꾸미의 유혹 ‘주꾸미 볶음’
독도 쭈꾸미
천호동 주꾸미 골목의 원조라 불리는 ‘독도 쭈꾸미’. 이집은 생긴지 5년 남짓 됐지만 밀려드는 손님 덕에 인근에 2호점과 3호점까지 함께 운영하고, 다른 지역에도 분점이 개설되어 성업 중이다. 그래도 원조의 맛을 경험하기 위해 찾아든 손님들로 식사시간에는 기다리는 일이 다반사다.
여기서는 주꾸미를 매운 고추장 양념에 무쳐 무쇠 불판에 익혀 먹는다. 취향에 따라 주꾸미, 주꾸미새우, 주꾸미삼겹살, 주꾸미와 새우/삼겹살이 합쳐진 모둠을 주문할 수 있다. 이집을 주꾸미 요리 맛집의 대표주자로 만든 비결은 바로 싱싱한 재료에 있다. 주꾸미는 한눈에 보기에도 통통하게 살이 올라 무척 쫄깃해 보이고, 새우도 통통하고 크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첫 느낌 그대로 기본적으로 맵다. 주문할 때 ‘덜 맵게’를 언급했지만 톡 쏘면서 매운 양념 맛이 강하다. 그래도 자꾸 손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야들야들하고 쫄깃한 주꾸미를 무절임에 싸먹으니 뜨겁고 매운 입안이 조금은 중화가 된다. 기본 찬으로 나오는 구수한 누룽지 국물과 고소한 콘 치즈까지 떠먹다보면 매운 맛을 견디기가 한결 쉽다. 어느 정도 먹다보면 콩나물과 당면사리를 함께 넣고 볶아준다. 이것은 무한리필이 된다. 그렇다고 한없이 먹으면 안 된다. 너무 배가 불러서 주꾸미 요리의 하이라이트인 볶음밥을 못 먹게 되면 제대로 주꾸미를 즐겼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
공기밥 반 공기 분량의 엄청난 날치 알이 들어간 날치 볶음밥은 고소하면서도 먹는 재미가 있다. 남은 주꾸미 양념에 톡톡 터치는 날치알과 김 가루를 쓱쓱 비벼 볶아주는데 보기에도 군침이 저절로 나온다. 매운맛 마니아에게 추천하고 싶은 집이지만 비좁고 불편한 선술집 분위기여서 가족이 함께 가는 것은 비추.
위치: 5/8호선 천호역 6번 출구 50m 국민은행 골목으로 우회전해서 직진(1분 거리)
(주소)강동구 성내2동 50-7
가격: 모둠 1만원, 주꾸미 8000원, 주꾸미 새우 9000원, 주꾸미 삼겹살 9000원, 날치볶음밥 2000원
식사시간: 본점-오후4시~12시(둘째/넷째 수요일 휴무), 2호점-주말 낮12시/평일 오후2시부터 영업
주차: 불가
문의: (02)485-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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