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사람들 - 카페 ‘바까날레’ 주인 권주범 씨

“마니아가 법석이는 향기로운 잔치, 함께 해요”

지역내일 2011-03-31

부천상록학교 오른쪽 길목으로 들어가면 핸드드립 전문 카페인 ‘바까날레’가 있다. 집 주인은 권주범(53) 씨. 길게 길러 질끈 묶은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의 그는 옷과 모자, 구두를 모두 흰 색으로 차려입었다.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 같았다. 그는 어쩐 일로 이 카페를 운영하게 됐을까? 손님들이 ‘커피가 참~ 맛있다’고 한결같이 말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카페에 들어서자 옛날 교실에서 들었던 나무 바닥 밟는 소리가 들렸다. 그곳에 그가 있었다.

두 아들의 든든한 지원군 
캐나다 밴쿠버 생활 10년. 권 씨의 프로필은 단순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한국에서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그는 자녀 교육을 위해 밴쿠버로 떠나게 된다. 그곳에 가서 골프 교사와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골프 티칭을 하겠다는 포부를 품고. 하지만 그의 운명은 바리스타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큰 아들이 밴쿠버에서 커피숍 매니저로 일했어요. 작은아들도 바리스타죠.” 그는 두 아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싶어서 큰 아들 오형 씨가 일했던 커피숍에서 커피를 배우게 된다. 그의 아내는 쿠키와 케이크 만드는 법을 배웠다. 시애틀의 스타벅스 본점을 둘러본 주범 씨는 한국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2009년부터 8개 월 간 전국에서 유명하다는 커피숍은 다 찾아다녔다. 분당에 가게를 내려고 장소를 물색했다. “자리가 마땅치 않았어요. 고심하다가 ‘우리집에서 하자’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지요. 그래서 춘의동 숲 속에 있는 내 집을 직접 인테리어해서 카페를 오픈하게 된 거예요.” 개업식도 하지 않았다. 메뉴도 마련 못하고 그냥 문을 열었는데 커피 마실 수 있냐며 손님들이 찾아왔다.

커피는 과학이다
바까날레는 로스터리 카페다. 융드립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핸드드립 전문점이기도 하다.
로스터리 카페는 커피 생두를 매일 볶기 때문에 신선한 커피를 생산한다. 융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면 잡맛과 쓴맛이 없는 부드러운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요즘 한국에도 커피숍이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멀었어요. 서양인들은 쇼핑 전에, 한국인들은 쇼핑 후에 커피를 마시는데 그 차이는 큽니다. 그만큼 서양의 커피 수요가 많다는 소리거든요. 현재 부흥하고 있는 한국의 커피 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넓어질 겁니다.” 주범 씨가 이디오피아 코케를 내려왔다. 1700미터 고랭지에서 생산된 코케는 쟈스민 꽃 향과 구수한 맛의 조화로움이 완벽한 커피였다. 다른 쪽 테이블에 있던 손님도 ‘커피 맛 좋다’며 리필을 요청했다. 그는 생두를 많이 태우면 향이 날아간다, 물의 무게와 두께를 고려해 내려야 물맛이 안 난다, 주전자 끝을 드립퍼 속에 넣어 물을 부어야 한다, 드립퍼의 가운데 쪽에 물을 부어야 잘 우릴 수 있다, 는 그만의 노하우를 알려줬다. “커피는 과학이에요. 학교 때 배웠던 과학 실험을 커피 내릴 때 적용하면 질 좋고 우수한 커피를 만들 수 있거든요. 그것을 기본으로 손님들의 입에 맞는 커피를 내리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고객과의 소통 중요해
“우리집 빈(Bean) 봉투와 영수증 판이 특이하죠? 두 아들의 어릴 때 모습과 로스팅 기계 앞에 서있는 제 사진을 프린팅 했어요.” 이것은 주범 씨의 아이디어다. 원두를 사고 커피 값을 계산하던 손님이 봉투에 담긴 사진을 보고 ‘이 아이들이 누구냐?’고 물으면 그 때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러다보면 손님과 가까워지는 건 시간문제다. 단골은 그래서 생긴다. 바까날레란 말은 법석이는 술잔치라는 뜻. 그는 “커피 마니아들이 법석이는 집을 만들기 위해 오픈한 만큼 가게를 찾아온 고객과의 소통은 중요하다”며 “캐나다에 있는 큰 아들과 정보를 나누며 커피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바까날레 커피교실을 열었다. 현재 바리스타 과정을 밟고 있는 25명의 수강생들이 있다. 이들은 권 씨에게 커피문화가 발달된 밴쿠버식 커피를 배우며 멋진 창업을 꿈꾼다. “매 년 크리스마스이브가 되면 무료 원두를 선물해드려요. 저희 집을 찾아오셨으니 고마운 마음이 들었고 따뜻한 마음을 돌려드리고 싶어서요. 저희 바까날레가 부천사람들이 선망하는 향기로운 커피숍이 되기를 바랍니다. 많이 찾아오셔서 이야기 나누고 가세요.”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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