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건강 ① 전립선질환
50대, 변기 앞에 서는 게 두려워~
65세 이상 10명 중 4명꼴 전립선비대증, 발기부전*조루 등으로 이어지기도, PSA검사 등 간단한 혈액검사로 전립선질환 진단 가능해
<숨겨진 건강 찾기 프로젝트>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의학정보 속에 일반인들도 ‘반 의사’가 되어가고 있는 게 요즘의 현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정보가 독이 될 수 있다. 오해나 편견으로 병을 키우기도 한다. 비밀스러워 잘 드러내지 못했던 질병이라면 더욱 그럴 만도 한데, <수원동탄태안 내일신문>에서는 이런 숨겨진 건강을 찾아 점검해보는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전립선질환, 혈관질환, 여성치질을 주제로 당당해지는 삶의 비결을 총 3회에 걸쳐 전한다.
# 권선구에 사는 50대 이모씨, 요즘 들어 밤에 깊은 잠을 자지 못한다. 소변을 금방 본 뒤 또 마려운 증상이 반복되면서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횟수가 잦아졌다. 소변도 시원치 않아, 변기 앞에만 서면 이제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소변 보고 난 뒤의 개운한 맛을 언제 느껴봤는지 기억도 아득하다. 어릴 적, ‘오줌발 멀리보내기’ 하던 추억도 있는데 이제는 소변이 발등으로 떨어질 만큼 약해진 걸 보면 인생이 허무하기만 하다. 이모씨는 전형적인 전립선비대증 환자. 하지만 그렇다고 가는 세월만 탓할 순 없다. 전립선이 남성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알게 된다면 아마도 이모씨의 선택은 달라질 것이다.
당신의 소중한 전립선, 가치 있게 대우받고 있나요~
여성에게 자궁이 있다면, 남성에게는 전립선이 있다. 자궁이 여성의 상징이라면, 전립선은 남자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소변길과 정액길의 교차로에 위치해 있으면서 비뇨기와 생식기와 관련된 중요한 일들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요로감염 등 세균침입을 막고, 사정액 중 30~40%에 해당하는 전립선액으로는 정자에 에너지 공급은 물론 정자의 운동을 도와준다. 성관계 시에는 여성 나팔관의 강산성을 중화시켜 줘 정자와 난자의 안전한 만남을 주도한다. 웰비뇨기과 김용우 원장은 전립선을 “자체적인 방어기능을 잘 갖추고 있는 독립기관”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 보니 어떤 경로로 전립선에 염증이 생기는지 뚜렷한 원인 또한 찾지 못하는 것이다.
몸의 어느 기관이든 오래 쓰면 노화가 일어나듯 전립선도 세월 앞에선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전립선의 역할을 떠올려보라. 전립선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인 빈뇨, 잔뇨, 지연뇨 등은 ‘철통같은 방어’가 무너지고 있다는 각성의 신호다. 전립선염의 경우 회음부 통증과 같은 불편한 증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전립선비대증의 경우 심하면 피가 나오기도 한다. 이런 이상신호를 수수방관한다면 발기부전, 조루와 전립선암등 각종 남성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당신의 소중한 전립선이 제대로 대우를 받고 있는지, 40대 이상 남성들이라면 귀를 기울여야 한다.
PSA검사 등 40대 이후 매년 1회 전립선검진으로 적절한 치료해야
전립선염은 젊은 연령층에서,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은 중년층 이후에 많이 발병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과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발병연령대가 조금씩 앞당겨지고 있다. 전립선질환을 앓는 환자의 수도 급증해 지난 8년간 전립선염은 5배, 전립선암은 7.5배, 전립선비대증은 무려 11배나 증가했다(건강보험연구원 통계). 고령화 사회의 영향도 적지 않다. 전립선비대증은 50대 40~50%, 60대 60% 이상에서 나타난다. 전립선암은 남성암 발생률 5위로, 4명 중 1명은 5년 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늦게 발견될 경우 이미 뼈로 전이되어있는 등 수술이 불가능한경우도 많아 조기진단이 필수적이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40대 이후부터는 매년 1회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간단한 PSA검사(혈액 채취)와 비뇨기과 전문의 직장수지검사 만으로도 전립선암의 조기진단은 물론 전립선비대증 진행 정도, 전립선염까지 대비할 수 있습니다.” 전립선질환 자가진단(국제전립선증상점수-IPSS, 표참조)과 직장수지검사 등을 종합해 정확한 진단을 내린 후 치료에 들어가게 된다고 김 원장은 덧붙였다.
전립선비대증에는 ‘알파차단제’와 ‘5알파환원효소억제제’ 약물치료가 진행된다.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는 전립선비대증의 가장 큰 원인인 남성호르몬의 활동을 둔화시켜 비대된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준다. 수술치료로는 전립선을 태우는 KTP레이저수술, TURP경요도전립선절제술 등이 시행된다. 전립선염은 4~6주간의 치료기간 동안 꾸준히 약을 먹어야 한다. 김 원장은 “흔히들 전립선염을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불치병이라 오해하는데, 이런 생각들이 완치를 방해하는 위험요소다. 술*담배를 찾는 생활습관, 재발가능성에 대한 스트레스, 증상이 조금 나아졌다고 약을 중단하는 섣부른 판단 등이 대표적인 예”라며 전립선염은 싹 나았다가도 언젠가 다시 발병할 수 있는 감기와 같은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약을 복용한 이후에도 잘 낫지 않으면 자기장 치료나 전립선마사지 등의 치료를 하게 된다.
느슨해진 삶을 두드려라, 그러면 전립선건강의 길이 훤히 열릴 것이니~
전립선질환을 예방하는 길은 꾸준한 운동으로 적당한 체중조절을 하고, 술*담배를 멀리하면서 육식 위주의 식단을 지양하는 것이다. 더불어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과 치료가 최선의 방법이다. 이런 생활 속 관리는 몸 속 면역력을 높여줌으로써 몸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해나갈 수 있게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습관이기도 하다.
“삶의 질과도 직결되어 있죠. 전립선염을 빈번하게 앓는 환자들의 질병영향지수가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환자들과 비슷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고, 이 중 60%가 우울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고통이 너무 심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하고요.” 김 원장은 밝고 건강한 중년을 위한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택시운전자나 사무직 등 업무상 오래 앉아있게 되는 직업군에선 주기적으로 자세를 바꿔주고 스트레칭을 한다. 평소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소변을 참게 되면 전립선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니 생리현상은 바로바로 해결하도록 한다. 성관계는 정액 속 전립선액을 배출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가능하다면 배우자의 도움으로 전립선마사지도 시도해보자. 전립선에 좋은 라이코펜, 카테킨, 이소플라본 등이 함유된 토마토, 마늘, 인삼*홍삼, 복분자, 은행 등도 즐겨 먹는다.
외도했다 오해받을까 전립선질환을 쉬쉬하는 잘못된 선입견을 이제는 훌훌 털어버리고 건강한 생각을 심는다. 작은 증상이라도 감추지 말고 용기를 낼 때, 바로 그때가 당신의 전립선이 소중하게 대우받고 있다는 증거다.
도움말 웰비뇨기과 김용우 원장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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