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밖에 난 몰라
문을 열자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먼저 반긴다. 하나뿐인 메뉴 ‘청국장 산채 나물’을 위해 부엌에서 끓고 있는 냄새다. 김치가 아닌 시래기에 끓인 청국장을 한 숟갈 떠 맛보았다. 고소한 맛은 그대로, 국물은 훨씬 부드럽다. 곁들인 나물은 시금치, 고사리, 호박, 콩나물, 시래기, 토란줄기, 고구마 줄기까지 다양하다. 거기에 무생채, 열무김치, 상추 겉절이에 마른 김까지 있으니 풍성하다.
나물 볶는 솜씨, 비비기 편한 길이로 잘라서 내는 센스 모두 예사롭지 않다. 옹기 대접에 밥과 나물 반찬, 고추장을 넣어 쓱쓱 비벼 먹는다. 마지막 밥알까지 싹싹 먹느라 숟가락 긁는 소리가 요란하다. 청국장도 떠먹고 목마르면 둥굴레 차도 마셔본다. 구수하고 부드러운 청국장 국물은 천연 조미료를 우려 낸 이 집 만의 비법이란다. 모든 좌석이 온돌이라 먹는 내내 따뜻하다. 매콤한 고추무침이나 칼칼한 장아찌 반찬 하나쯤 있으면 한결 개운할 텐데 아쉽다.
오세진 독자는 “청국장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집은 담백하게 끓여서 자주 찾는다”고 말한다. 또 "집 밥이 그리울 때는 꼭 들러 먹고 가는 집"이라고 자랑한다.
모든 음식은 흙으로 빚은 건강한 그릇 옹기에 담아낸다. 환경 호르몬 걱정 할 것 없겠다. 곳곳에 아이비, 호야 같은 초록 빛 덩굴 식물이 바구니에 담겨 걸려 있다. 벽에 붙은 ‘우리 콩으로 직접 만든 청국장’, ‘우리 산나물을 조미료 없이 볶는다’는 광고지 내용이 눈에 띈다. 주인장에게 “진짜 조미료 안 넣느냐”고 물었다. 그는 손사래를 치며 “다 우려내서 만든다”고 정색을 한다. 건강밖에 모르는 이 집, 즐겨찾기에 추가다.
주메뉴: 청국장 산채비빔밥
위 치: 강선마을 주엽동 한양상가 1층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 오후 9시
휴무일: 없 음
주 차: 주차장 있음
문 의: 031-912-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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