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만5000명 넘어 … 저출산 영향으로 20~30대 여성은 오히려 감소
이제 건강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관리와 노력을 통해 수명을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다. 처한 환경에 따라 사망률이나 발병률, 많이 걸리는 병이나 암의 종류까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저출산 및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등 의료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 지역 특성에 맞는 건강 정책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헬스피플 2010’는 사망률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생활환경과 습관 40%, 유전적 요인 30%, 주변환경과 자연을 20%로 정리한다. 의료환경은 겨우 10%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병원의 의료서비스보다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녔는지 혹은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는지 가 건강을 결정짓는 더 결정적인 변수라는 것.
이에 분당내일신문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행하는 ‘지역별의료이용통계’를 토대로 분당구의 만성질환과 주요 암, 질환별 진료현황과 특징 등 분당구의 건강현주소를 점검해 시리즈로 게재한다. 과연 우리 분당사람들은 얼마나 건강할까. <편집자 주>
50세 이후 여성 환자 급증 … 갱년기와 폐경기 영향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사 결과 고혈압 환자가 해마다 빠르게 늘어 지난 2009년에는 전국에 무려 529만명이나 됐다. 분당지역 고혈압 환자도 2006년 4만1936명에서 2007년 4만9787명, 2008년 5만662명, 2009년에는 5만5000명을 넘어섰다.
분당 고혈압 환자의 성별로는 50대까지 남성 진료인원이 더 많고, 60대 이후부터 여성이 더 많은 추세다. 2009년 분당의 50대 여성 환자 수는 5342명으로 남성 6537명보다 적었지만, 60~64에서는 4013명, 65세 이상에서는 1만7015명으로 같은 연령대 남성을 앞질렀다.
분당21세기의원 김한수 원장은 “갱년기와 폐경기의 영향으로 여성은 평균 50세 이후 고혈압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여성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갱년기 이후 남성에 비해 고혈압이 더 많이 생기고, 합병증도 더 잘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반면 분당의 20~30대 여성은 고혈압 진료인원이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이는 전국 통계와도 일치한다. 20~30대 분당 여성 고혈압 진료인원은 3년 사이 32% 가량 감소해, 2006년 397명에서 2009년 301명으로 줄었다. 의료계는 이런 추세가 저출산 현상과 관련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분당은 30대 이상 전문직 미혼 여성 비율이 높은 편. 최성림유외과의원의 최성림 원장은 “임신 출산 등으로 인한 호르몬영향이 큰 유방암이 분당의 20~30대 여성에서 크게 늘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면서 “젊은 여성의 고혈압 증상 가운데 상당수는 임신 중 나타나는데, 임신 자체가 줄면서 20~30대 여성 고혈압 진료인원도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40대 후반~50대 중년 남성 유병률 높아
환자 증가율 면에서는 50대 남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으로 진료받은 50대 분당 남성은 6537명으로 2006년 4904명에서 3년 사이 증가율이 무려 33.3%다. 같은 나이대 여성은 4906명에서 5342명으로 같은 기간 증가율이 18.9%에 불과하다. 통계청의 2009년 주민등록통계상 분당의 50대 인구는 4만7992명. 4명 중 한 명이 고혈압으로 병원을 찾은 셈이다.
김한수 원장은 “40대 후반부터 50대 남성의 사회적 스트레스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과 관련 있는 결과로 분석된다”면서 “직장 퇴직 후 건강검진을 받는 경우가 늘면서 진단이 많아진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혈압의 특성상 평소 생활습관도 중요한데 음주나 흡연 역시 중년 여성에 비해 남성이 월등히 많은 것도 요인으로 풀이된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l.net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바로 알기
고혈압은 남성의 질병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남성이 술과 담배를 많이 하고 외향적인 성향 때문에 혈압이 높을 것 같다는 선입견 때문. 하지만 실제로는 여성에게도 고혈압이 많이 타나나는데 임신과 폐경에 따른 위험이 더 크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르면 최적 혈압은 수축기혈압 120(mmhg), 이완기혈압 80(mmhg) 미만이다. 보통 120~129/80~84 이내 범주에 들면 정상 혈압, 140/90 이상이 고혈압이다.
고혈압은 합병증이 없는 한 대체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우연히 혈압 측정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혈압이 올라가면 두통, 어지러움, 졸음, 의식장애, 손 발 감각장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고혈압 환자의 10명 중 9명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본태성고혈압.
고혈압은 평생 지속되는 병이고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비만은 혈압을 높이는 원인이 되므로 일주일에 3번 이상 속보나 조깅 같은 유산소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혈압 상승의 원인인 짠 음식을 피하고 되도록 싱겁게 먹어야 하며혈압을 높일 수 있는 담배와 과음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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