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충남대학교 생활과학대학 박현숙 교수

“가정이 행복하려면 경청하라”

지역내일 2011-02-25
“물에 빠진 사람이 절박하게 잡고 싶어 하는 지푸라기 역할을 하고 싶어요.”
가족관계와 인간관계를 전공한 박현숙(56) 교수는 27년 동안 강단에서 ‘가족과 문화’ ‘사랑과 결혼학’ ‘가족 상담학’ 등 행복한 인간관계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현재 더한힘 리더십센터와 중부대학교, KAIST 외래 교수를 겸하고 있는 그는 강의를 통해 “성공신화가 아닌 행복신화를 쓰는 인생이 더 의미 있고 중요하다”며 “행복을 많이 느끼는 삶을 살라”고 강조한다.
그가 대전지방법원 협의이혼 상담위원과 카톨릭사회복지회 가정폭력상담소의 상담원으로 활동하면서 피부로 느낀 점은 대화, 특히 경청의 중요성이다.
박 교수는 “상담을 원하는 부부들의 대부분은 배우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반은 해결된 느낌을 갖는다”며 “얼마 전 황혼이혼을 하기 위해 법원을 찾아온 노부부를 서로의 경청을 통해 화해시키고 돌려보낸 일은 다시 생각해도 마음이 뿌듯해진다”고 말했다. 상담을 통해 이혼 위기의 부부가 화해하고 다시 상담소를 찾아와 후원금을 내준 일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일이다.
또한 박 교수는 상습적인 폭력을 이기지 못하고 상담소를 찾는 사람들과 상담할 땐 가슴이 아프고,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성마저 유린당한 모습에는 분노도 생긴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과의 상담을 통해 일이 원만히 해결되는 모습을 볼 땐 그 분노가 다시 기쁨이 되기도 한다는 박 교수다.
박 교수는 가정폭력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정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안타깝게도 상담만으로는 가정 내의 폭력을 근절 시킬 수 없다는 점이 가슴 아프다”면서 “재발의 가능성이 큰 가정 폭력은 가정에서부터 근본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가 새롭게 의미를 두고 있는 일이 가정의 출발선인 결혼식 주례다. 실제 박 교수는 지난 1월 15일 제자인 김윤성·염윤주 부부의 결혼식의 주례를 맡았을 때도 특히 가정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이들 부부는 박 교수의 ‘사랑과 결혼의 경제학’ ‘현대인의 자기경영’ 등의 강의를 듣고 감명받아 결혼식 주례를 부탁했다고 한다.
짧고 강력한 주례사로 하객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박 교수의 별명은 ‘3분 클린’. 수강신청을 3분 안에 하지 않으면 수강인원이 차 버려 듣지 못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박 교수는 “주례를 부탁받는다는 것은 누군가가 저를 인생의 롤 모델로 삼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되어 영광스럽게 수락했다”고 했다. 또 “아직까지 금녀의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주례라는 공간에 다른 여성들을 대변하는 마음으로 서고 싶었다”고도 말했다. 앞으로도 4쌍의 결혼식의 주례를 부탁받은 박 교수는 가정의 중요함과 건전한 가정을 형성하는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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