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로 떠나는 ‘템플스테이“
“나를 내려놓고 비우니 가득 차네요”
나를 찾아 떠나는 특별한 여행 ‘템플스테이’
지난 2월 6일 인제 내설악 백담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방영되면서 템플스테이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템플스테이란 단어가 대중화 된지는 이미 오래 전이다. ‘템플스테이’란 전통사찰에서 사찰의 일상과 수행자의 삶을 경험하는 사찰문화체험이다. 또한 일상에서 지침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자연과 내가 하나돼 세속의 번뇌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참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기도하다.
전국 110여 곳에서 대상별로 전문화 된 템플스테이 운영
지난해 말 가족과 함께 범어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주부 김연지(42·남천동)씨는 “템플스테이는 바쁜 일상을 떠나 사찰의 전통식사법인 발우공양, 염주 연등 만들기 체험, 새벽예불, 사찰 순례 등을 통해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보며 심신을 수양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돼요. 특히 새벽 3시경 일어나 참석했던 새벽예불과 스님과의 대화, 염주 만들기 등의 시간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됐지만 가족들과의 애정도 한층 깊어진 것 같아요. 흔히 내려놓고 비우기 위해 템플스테이를 찾는다고 하는데 오히려 많은 걸 채워 온 뜻 깊은 시간이었어요”라고 회상했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홈페이지(www.templestay.com)에 등록된 템플스테이 운영 사찰은 전국적으로 110여 곳에 이른다. 부산 경남지역에서는 범어사, 홍법사, 표충사, 해인사, 내원사, 쌍계사, 통도사 등에서 템플스테이를 운영중이다.
템플스테이는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을 세계에 알리려는 목적으로 기획됐다. 그러나 현재는 외국인보다는 내국인들이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 템플스테이도 처음 시작할 때보다는 훨씬 다양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이 개발 운영되고 있다. 어린이·학생 프로그램, 직장인 프로그램 등 세분화·전문화되고 있다.
수행형, 생태체험형, 휴식형, 불교문화체험형 등 프로그램도 다양
템플스테이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연중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 프로그램도 참선과 명상을 중심으로 하는 수행형, 사찰 주변의 수려한 자연환경 속에서 야생화 탐사·숲 체험 등을 하는 생태체험형, 숲길을 거닐면서 자연과 대화를 나누고 자아를 성찰하는 휴식형, 연등 만들기와 사경·탁본 등을 배우는 불교문화체험형, 외국인들이 짧은 시간 한국의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템플라이프 등으로 다양해졌다. ‘휴식형 템플스테이’는 참가자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새벽에 일어나 예불에 참석해야 할 의무도 없다. 1박 2일~3박 4일까지 자유롭게 신청한 뒤 휴식을 즐기면 된다.
무술하는 스님들로 유명한 경주 골굴사는 스님들이 수련하는 선무도를 배울 수 있는 ‘움직이는 선(禪)의 향기’ 프로그램을 주중·주말에 상시 운영한다.
부산 범어사에서는 ‘영어 템플라이프’, 금정산 고당봉 산행을 위주로 하는 ‘산행 템플스테이’, 사찰 예절 교육, 예불, 주지스님 법문, 염주 만들기, 참선, 발우공양, 암자 순례, 울력 등이 진행되는 ‘휴휴 입문 템플스테이’, ‘심우 참선 템플스테이’ 등을 운영한다. 양산 통도사에서도 휴식형 템플스테이, 맞춤형 템플스테이, 그 외 휴가를 내기 힘든 사람들이 이용하기 좋은 주말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템플스테이를 운영중이다. 금정구 홍법사에서는 어린이 영어 템플스테이를 매주 토요일 운영하고 있다.
생태체험형 템플스테이는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농어촌 체험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다. 사찰 주변의 자연환경을 이용해 갯벌 탐사, 철새 탐조, 야생화 탐사, 숲 체험 등을 실시한다. 선암사(전남 순천)의 편백나무 숲길 걷기, 내소사(전북 부안)의 변산 트레킹, 낙산사(강원 양양)의 동해바다 나들이, 약천사(제주 서귀포)의 오름 생태 체험 등이 대표적이다.
예약은 필수, 간단한 세면도구와 운동화 등 준비물 간단해
템플스테이 기간은 1박 2일, 2박 3일, 3박 4일이 대부분이다. 비용은 프로그램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1박 2일 성인 기준으로 1인당 3~5만원 정도다. 숙식은 공동으로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다. 잠은 남녀 구분해서 함께 잔다. 사찰에 따라 가족 단위 참가자들에게 개별적인 방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템플스테이를 하려면 예약은 필수다. 프로그램마다 인원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사찰마다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기간이 다르므로 미리 확인한 뒤 예약을 해야 한다. 예약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여름 휴가철의 경우 최소 보름전에 해야 참가할 수 있다.
템플스테이는 조계종 산하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총괄한다. 홈페이지(www.templestay.com)에 사찰목록과 연락처가 나와 있다. 전화(02-2011-1970~5)로도 예약 접수할 수 있고 자세한 일정은 각 사찰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각 사찰 종무소로 문의하면 된다.
템플스테이에 참가하려면 간단한 세면도구와 운동화 정도를 준비하면 되고 사찰에서 수련복을 지급받는다. 오후 2시 방을 배정받고 오후 5시 저녁 공양, 6시께 저녁예불과 사찰별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오후 10시에 잠자리에 들며 다음날 새벽 3시30분쯤 일어나 예불을 올리고 아침공양을 한다. 일반적으로 예불은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다. 종교가 달라 예불 참석이 부담스러우면 미리 사찰에 얘기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경우 참가자가 원하지 않으면 예불 참석을 강요하지 않는다.
참가자들은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사찰에서 하룻밤 묵고 새벽에 일어나 맑은 음식으로 공양을 하고 참선으로 속세의 번뇌를 내려놓는다. 고즈넉한 숲길을 산책하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차 한잔을 음미하며 소중한 인연을 엮어가기도 한다. 템플스테이는 종교를 떠나 누구나 즐기는 휴양문화로 자리매김 해가고 있다.
박성진 리포터 sj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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