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 오락가락하는 도시철도 정책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행정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지난 10일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을 ''지하 경전철''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열차 차종도 자기부상열차를 적극 고려 중이라고 했다. 지난해 민선5기 출범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중전철''을 고집해온 입장을 8개월여 만에 바꾼 것이다.
염 시장은 "도시철도 2호선은 중전철로 지하화하는 것이 시의 기본 입장이지만 정부가 중전철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이를 추진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따라서 지하화는 고수하되 경전철을 도입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전철 가운데는 자기부상열차 도입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최근 정부가 자기부상열차를 적극 권고하고 있는 만큼 시는 경제성을 높여 예비타당성 심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이를 하나의 유력한 검토대상으로 놓고 기종별로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염 시장의 이런 입장변화는 곧바로 타당성 논란을 불러왔다. 경전철 방식의 도시철도가 이미 여러 지역에서 문제를 낳고 있는 탓이다. 용인의 경우 민자사업으로 경전철 도입을 추진하면서 교통수요 예측 차이로 적자보존금 문제가 일고 있고, 김해 역시 사업이 지연 중이다. 김포와 인천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또한 지하화한 경전철은 건설비용은 중전철에 비해 크게 줄어들지 않으면서도 수송능력이 떨어진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하를 달리는 자기부상열차의 경우 국내외 어디에도 사례가 없어 안전성 논란도 일고 있다.
이 보다 더 큰 논란은 대전시 도시철도 정책의 일관성 결여다.
실제 대전시는 2006년 중전철 안으로 정부의 예비타당성 심사에서 탈락한 뒤 경전철로 돌아섰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선거 후 다시 중전철로 입장을 바꿨지만 여전히 예비타당성 심사 탈락이 우려되자 노면전철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하화 입장이 확고해 이 역시 폐기됐고 다시 지하로 달리는 자기부상열차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노선과 수요도 정확히 검토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종을 선정부터 얘기되는 상황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며 "대전시의 도시철도 정책이 원칙 없이 추진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 처장은 이어 "지하철 건설은 수조원의 예산을 수반하는 사업인 만큼 사업의 속도보다는 충분한 검토 과정이 필요하다"며 "시간에 ?기지 말고 보다 철저한 타당성 분석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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