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최 모(48)씨는 최근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면서 얼굴로 열이 달아오르고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식은땀이 흐르는 등의 증상을 경험했다. 처음에는 ‘올 것이 왔구나’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여겼으나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기분변화 또한 심해져 이유 없이 우울해지거나 눈물이 나기도 했다. 갱년기에 누구나 겪는 증상이라 하지만 막상 자신에게 닥치고 나니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점이 한 둘이 아니었다.
이처럼 갱년기 증상은 갱년기 여성의 85%에서 흔히 나타나며 대부분은 스스로 완화되지만 그 중 25% 정도는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갱년기증후근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에 대해 부산시 한의사회 중구 회장직을 맡고 있는 류재춘(국제한의원) 원장으로부터 들어본다.
안면홍조, 불안, 우울, 불면증 등의 증상
갱년기는 일반적으로 여성의 생식능력이 감소되고 사라지는 시기로 대개 45세에서 52세 사이에 많이 나타난다. 갱년기 증후군이란 이러한 갱년기에 나타나는 특정한 증후군을 말하는 데 대부분의 여성들이 안면홍조, 성기능 감퇴, 우울증, 골밀도 감소 등의 다양한 증상들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젊은 여성들도 난소적출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되면 갱년기증후군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부산시 한의사회 중구 회장 류재춘 원장은 “한방에서는 갱년기증후군을 주로 ‘자율신경 실조’가 주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신허, 간울, 혈어 등의 원인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여성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해 교감신경이 항진됨에 따라 신경이 예민해지며, 또한 생리가 원활하지 못해 어혈이 생겨 하체 쪽으로는 혈액순환이 안되고 상체로만 혈액이 몰려 안면홍조 증상이 발생되는 것이다. 즉 어혈에 의해 혈액순환이 저하되면 손, 발, 하복 등은 차가워지고 상체 쪽으로 열이 달아오르는 이른바 상열하한(上熱下寒)의 상태가 된다.
그 중 안면홍조는 폐경여성의 75%정도가 경험하는 가장 흔한 증상이다. 호르몬 부족에 기인하는 혈관 운동의 불안정이 원인으로 갑작스러운 열감이 얼굴과 목 부근에 먼저 와 전신으로 퍼진다. 홍조 후에는 혈관의 수축이 뒤따라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가빠지거나 오한이 나기도 한다.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아무 때나 나타나 불면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불안, 근심, 초조, 두통, 흥분, 성기능저하, 빈뇨, 피부건조 및 탄력저하, 요통, 골다공증, 무월경, 월경불규칙, 동맥경화, 고지혈증, 우울증, 피로, 무기력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음양평형 불균형 잡는 한방치료
갱년기의 진단은 혈액검사를 통한 난포자극호르몬이나 황체형성호르몬의 수치로서도 알 수 있으나, 갱년기가 주로 생길 수 있는 나이에 간단한 설문지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류 원장은 “갱년기증후군의 한방치료는 노화로 인한 전신기능저하를 보충하고 신체의 불균형을 조절해준다는 점에서 부작용 없이 증상개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갱년기증후군은 신체의 음양평형이 실조되어 나타나는 것이므로 신을 보하는 치료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갱년기 증상이 심하여 정신적으로 긴장되며 가슴이 답답하고, 상열감이 심한 경우는 하복부에 있는 울혈증상과 이 울혈에서 일어나는 신경증상이 혼합된 것으로 보고, 먼저 혈액을 깨끗이 하고, 기의 순환과 심신의 조화를 돕는 처방을 한 후 차후 부족한 신장 기능을 보하는 치료를 하게 된다. 갱년기 장애는 만성질환에 속하므로 수십일 동안의 끈기 있는 약물 복용과 치료가 필요하다.
보다 건강한 노후를 위한 예방도 중요하다. 걷기, 조깅, 자전거, 수영 등 과격하지 않는 운동과 근력운동으로 뼈를 튼튼히 하고, 매일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고 우유나 멸치 같은 잔뼈생선을 통해 칼슘을 잘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두부, 콩 같은 단백질 식품이나 미역 같은 해조류는 호르몬 분비를 좋게 한다.
평소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중요하며,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알코올, 흡연, 스트레스 등을 피하는 게 좋다.
갱년기장애는 호르몬의 변화가 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인체의 반응이다. 폐경이 되었다고 여성으로서의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폐경을 젊음의 상실이 아닌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으로 받아들이고 준비한다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도움말:부산시한의사회 류재춘 중구 회장(現 국제한의원 원장)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