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학교 김현주 교사의 알기 쉬운 우리말 코너

좇다와 쫓다.

지역내일 2011-03-20
“여러분들의 꿈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항상 꿈을 좇으며 살아야 합니다. 꿈과 희망을 좇아 생활하지 않으면 무의미한 일상이 되기 쉽습니다. 고3이라는 중요한 시기에 시간을 헛되이 보내서야 되겠습니까…….”
내가 학생들을 만나면 흔히 하는 말 중에 하나이다. 자주 하는 말이지만 ‘좇다’라는 말을 쓸 때마다 어색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발음상 어감 때문인지 그 보다는 ‘쫓다’라는 말이 익숙하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아무생각 없이 ‘쫓다’라는 단어를 ‘좇다’와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좇다’와 ‘쫓다’는 그 의미가 완전히 다르므로 잘 구별해서 사용해야 한다.
‘좇다’와 ‘쫓다’는 어떻게 다를까?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물리적 공간 이동의 유무를 따져 보는 것이다. 즉 직접 발걸음을 떼어서 옮기는 물리적 공간 이동이 있으면 ''쫓다''를, 그렇지 않으면 ''좇다''를 쓴다.
‘새를 쫓다.’, ‘그를 놓칠세라 잰 걸음으로 쫓다.’, ‘경찰이 도둑을 쫓았다.’, ‘쫓고 쫓기는 추격적을 벌이다.’ 등 어떤 구체적인 대상을 잡기 위해 뒤를 따라 급히 간다는 의미로 사용될 때는 ‘쫓다’를 사용해야 한다.
반면 ‘그의 뜻을 좇아 그대로 실천에 옮겼다.’, ‘아버지의 뜻을 좇아 가업을 물려받기로 하였다.’, ‘ 여론을 좇아 결정하였다.’, ‘하늘로 멀어지는 까마귀 떼를 좇고 있었다.’ 등의 문장에 사용된 ‘좇다’는 유행이나 남의 뜻을 따르다. 어떤 목적을 추구하거나 눈길을 보내는 의미로도 쓰였으며, 이들은 어떤 추상적인 것을 따른다는 의미로 직접 발걸음을 떼어서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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