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아오우~”
“이에아오우~”
지난 8일 오후 2시 30분 경기도 부천 상인초등학교. 건물 1층 음악실에 들어서자 아이들의 합창소리가 울려퍼졌다.
“오늘은 첫날이니까 발성과 호흡을 배울 거예요. 발성의 기본이 되는 다섯 가지 모임이 있는데 가장 작은 입모양부터 큰 순서로 발음하는 것이 ''이에아오우''예요. 그런데 소리가 어디서 나야 할까요?”
“성대요.” “목젖이요.”
선생님의 질문에 학생들의 대답이 쏟아졌다. 이날 수업에 참가한 학생은 60명. 학생들은 수업시간 내내 입가에 웃음을 띠면서 발성연습에 집중했다. 수업시간이 즐거워 보였다.
6학년 방아름(12)양은 “4학년 때도 합창부 활동을 했는데 좀 색다른 것 같다. 귀에 쏙 들어오고 재밌다”고 말했다. 같은 학년 김태현(12)군은 “목이 아프고 좀 어지럽긴 한데 앞으로 노래를 부르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천시는 새 학기부터 상인초교를 비롯해 관내 31개 초등학교와 3개 중?고교의 신청을 받아 ‘예술교육 특화지구’ 운영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부천필코러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등 부천지역의 문화예술 인적자원을 활용해 학교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정규수업으로 진행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 말 부천교육지원청과 ‘예술교육 특화지구’ 사업 업무협약을 맺고 학교장, 운영위원장 등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어 각급 학교별로 신청을 받아 지원대상 학교를 정했다.
시는 이들 학교에 교실 리모델링 공사비와 강사비 등 14억1300만원 전액을 지원한다. 학교 희망에 따라 합창, 만화, 애니메이션, 미술, 단소 등 14개 프로그램을 학교특성에 맞게 운영한다. 강사는 부천시 산하 예술단원을 우선 파견한다.
상인초교는 합창을 선택했다. 개학을 앞두고 1450만원을 시에서 지원받아 음악교실을 리모델링했다. 계단식 교실바닥에 보면대와 접이의자, 방음시설, 음향장치까지 갖췄다. 매주 화요일 2시간씩 합창수업이 진행된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부천필코러스 양용석(41)씨는 "첫 수업이었지만 전반적으로 재밌고 집중도도 좋았다"며 "앞으로 아이들이 올바른 발성법 등 기본적 소양을 갖추는데 목표를 두고 수업을 진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창은 혼자 돋보여서는 안되고 서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공부도 중요하지만 합창이 인격적으로 더불어 사는데 큰 가르침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신 상인초교 교사는 "음악교실 환경도 좋아지고 엘리트 음악가의 지도를 받아서인지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도 잘한다"며 "문화도시에 걸맞는 좋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강창열 교장도 “정서가 메말라있고 학교생활에 재미를 못 느끼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런 예술교육이 정서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천시는 상반기 운영결과를 평가한 뒤 2학기부터는 전체 초등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대학과 일반시민까지 확대해 부천형 엘 시스테마로 만들어갈 방침이다. 윤일섭 부천시 학교지원팀장은 “예술교육은 창의성과 인성함양의 핵심요소지만 예능계가 아닌 일반학교의 경우 수능과 무관한 예술교육은 무관심의 대상”이라며 “관련기관과 협력해 체계적인 예술교육기반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예술교육특화지구 운영사업은 학생들이 엘리트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창의성과 인성함양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문화특별시'' 조성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의 부천시 학교지원팀 032-625-2500~1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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