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시니어가 사는법

농협하나로클럽 성남점문화센터 통기타 강습반

지역내일 2011-02-17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추억은 방울방울

얼마 전 한 방송에서 통기타 음악과 추억을 노래한 세시봉 콘서트가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척박하고 가난했던 그 시절, 어려움을 이길 수 있었던 무기는 통기타와 음악이었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지금도 그 시절의 낭만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에게 기타는 매혹적인 악기가 분명하다.
분당 구미동에 위치한 하나로클럽성남점문화센터 내에도 이런 통기타의 매력에 빠져 기타 피크를 잡은 사람들이 있다. 이제 막 초급반 딱지를 떼고 중급반에 오른 이들은 1년 남짓 기타를 배우고 있는 시니어 강습회원들이다. 기타를 잡은 손에 배인 단단한 굳은살을 마치 훈장처럼 자랑해 보이는 이들. 평균 연령 50대 중반임에도 음악을 사랑하는 아마추어의 열정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스윙, 고고, 슬로우 락, 칼립소 등 기타 주법을 익히며 인생의 즐거움을 새록새록 알아가고 있다는 회원들의 추억이 담긴 음악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통기타와 함께 찾아온 즐거운 인생 선물
“나이가 들어도 적극적으로 인생을 즐기며 살아야 하잖아요. 악기 한 가지 정도는 다룰 줄 알아야 인생이 더 풍부해지고요. 제가 통기타 강습반 회원 중 가장 나이가 많지만 기타를 배우는데 어디 나이가 중요한가요? 장소 불문하고 어디에서나 쉽게 연주할 수 있고 즐길 수 있어서 배우기 시작했어요.”
작년 5월부터 강습을 받기 시작했다는 손희순(62ㆍ구미동)씨는 환갑을 넘은 나이지만 통기타를 배우며 다시금 젊어진 기분으로 살고 있다고 전한다. 손 씨 뿐 아니라 이곳에 모인 10명의 강습 회원들은 음악을 통한 즐거운 에너지가 인생을 활기차게 바꾸고 있다며 이구동성이다.
“학교 다니던 시절 통기타 문화를 접한 나이다 보니 향수가 있었죠. 젊을 때는 정신없이 보내다 이제 조금 여유가 생기고 나니까 옛날 생각도 나고 그때 음악은 지금 들어도 좋고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벌써 1년 6개월이 되어 가네요.”
분당에 직장을 두고 있는 서의택(52ㆍ서울 노원구)씨가 통기타를 잡게 된 계기다.
그런가 하면 박종근(61ㆍ정자동)씨는 몸이 아팠던 것을 계기로 통기타와 인연을 맺었다. “스트레스다 뭐다 몸과 마음을 괴롭히는 것들이 많잖아요. 즐겁게 살아야 몸에도 좋을 것 같아 시작했어요. 배우는 과정도 재미있지만 기타를 통해 순간순간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고 나니 아팠던 몸도 많이 좋아지더라고요.”

72세 고령 할아버지도 통기타를 시작하다
“우리 나이(?)가 되면 대부분은 트로트 노래를 찾고 또 노래방에 가서도 그런 노래를 부르게 돼있는데 통기타를 배우면서는 7080세대들의 젊은 노래가 좋아지는 겁니다. 김광석이나 해바라기 등의 노래를 부르니 덩달아 젊어지게 되는 거죠. 그러니 마음이 젊어져 생활도 젊어지게 됩니다.(웃음)” 조병란(56ㆍ구미동)씨의 통기타 예찬에 회원들 모두가 동감한다.
이렇듯 통기타의 매력에 한껏 빠져 있는 회원들은 악기를 배우는 데 두려움을 갖지 말라고 조언한다.
“좋아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배울 수 있고 연주가 가능한 게 통기타예요. 나이 먹었다고, 콩나물(악보)을 볼 줄 모른다고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답니다.”
10명의 시니어 회원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강습을 이끌고 있는 강인배(52ㆍ분당동)강사의 설명이다. 다른 시간에 진행되는 초급반에는 72세의 고령 회원도 2명이나 있는 등  기타를 배우려는 시니어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설명.
“손가락으로 기타 줄을 잡고 코드 주법을 익혀야 하니 손과 머리를 동시에 움직여 뇌를 활성화 시키는 아주 좋은 취미활동인거죠. 더불어 음악을 통해 마음의 정화와 즐거움을 얻으니 시니어에게 통기타 연주는 어느 건강보조제 보다 월등한 자양강장역할을 하는 겁니다.”

이제는 인생을 노래 할 때
매주 수요일 문화센터에 모여 기타를 손에 잡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는 회원들은 기타 실력이 지금보다 더 쌓이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꿈들을 펼쳐 보인다.
“명절에 가족들이 모이면 고스톱 말고 기타 치며 노래하고, 크리스마스에도 캐럴송을 불러주면 손자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의미 있는 가족 문화를 만들고 어린 손자들에게 할머니의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열심히 실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노인들도 악기를 많이 배우고 즐겨 다루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했다는 손희순씨는 자신도 멋진 할머니이자 멋진 노인이 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런가하면 기타를 먼저 배워 실력이 짱짱한 남편과 함께 멋진 가족 연주단을 만들고 싶다는 이유미(57ㆍ구미동)씨 등 회원들 각자는 통기타와 함께 즐거운 인생 계획을 설계중이다. 이런 회원들의 바람은 강습반 반장인 강현숙(56ㆍ판교동)씨가 총대를 메도록 북돋아 주어 회원들과 야심찬 모의(?)를 준비 중이다.
“조만간 회원들과 동호회를 꾸려서 우리가 필요하고 원하는 곳으로 봉사를 다닐 생각이에요. 통기타를 통해 지금까지는 우리의 인생을 즐겼지만 앞으로는 이웃들에게도 이런 즐거움과 기쁨을 나눠 드리려고요. 하하하”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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