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주자들간의 신경전이 날카롭다.
지난 13일 합동변호사사무실을 개소하고 본격적으로 정치행보에 나선 진성진 변호사는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의 발언은 시대착오”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공천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김 부소장의 발언은 20년전 군사독재시절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다”며 “전면적 상향식 공천안을 마련한 한나라당 공천개혁특위의 안을 뒤집는 해당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김현철 부소장은 지난 11일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선 공천권을 이명박 대통령이 행사하는 것은 필연적 결과”라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또 진 변호사는 김 소장을 겨냥해 “더 큰 부패세력”이라고 비판하자 김 소장은 “할 말은 많지만 자제하겠다. 네거티브가 아닌 페어플레이를 하자”고 응수했다. 진 변호사는 이에 대해서도 “부패전력거론은 네거티브가 아니다”며 “부패청산은 선진국 진입을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할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진 변호사가 부패문제를 거론한 배경은 최근 윤 영 의원의 부인이 선거법 위반혐의로 1심에서 유죄선고를 받고 김한겸 전 시장도 뇌물혐의로 구속되는 등 거제지역의 잇따른 부패스캔들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소장도 과거 이른바 ‘현철게이트’로 사법처리된 적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한나라당 공천과정에서 부패전력을 둘러싼 자격공방이 치열해 질 전망이다.
윤 영 의원이 부인의 선거법 위반 문제로 내년 공천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김 부소장과 진 변호사의 공천경쟁 역시 뜨거워지고 있다.
그동안 악화된 민심 탓에 여러 차례 국회진입에 실패한 김 부소장은 부친인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등에 없고 마지막 시도를 하고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의 핵심측근인 정태윤 여의도연구소 부소장과 함께 차기 대권시나리오를 기획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릴 만큼 여권 핵심부와 교감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이 대통령 공천권 행사”발언을 한 것도 이런 배경을 은근히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는 ‘부패한 황태자’라는 그의 전력과 ‘전직 대통령 아들이 또 다시 권력의 힘으로 영화를 누리려 한다’는 싸늘한 바닥민심을 극복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김 부소장을 공천할 경우 이 문제가 전국적인 이슈로 돼 전체 총선전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도 부담이다.
진성진 변호사는 ‘박근혜 캠프’에 몸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해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면서 박근혜 캠프 거제지역 대표자로 ‘공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김 부소장의 ‘이명박 대통령 공천행사’ 발언을 강하게 비판한 것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중요한 자산이자 당 지지율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결국 거제지역 한나라당 공천 경쟁은 김 부소장과 진 변호사의 개인 경쟁을 넘어 이명박-박근혜,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권력투쟁 양상으로 번질 개연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윤영 의원은 공천탈락의 경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는 태세다. 그는 지난 해부터 지금까지 지역 구석구석을 돌며 의정보고를 하면서 바닥을 닦고 있다. 야권은 단일화여부가 최대 관심사지만 각 정당의 후보들이 부상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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