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터널? 우와 그럼 바닷물과 물고기도 볼 수 있는거야?" 이런 상상을 했다면 무척이나 실망스러웠겠지만 부산에서 거제도까지 자동차로 50분만에 갈 수 있다는 것은 아주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배를 타고 가거나 자동차로 두 세 시간 걸려 거제도에 갔다면 이제는 50분 만에 갈 수 있는 거가대교가 개통되었기 때문이다.
거제도에 50분만에 도착할 수 있어
거가대교는 부산광역시 강서구 천가동에서 가덕도를 거쳐 거제시 장목면을 잇는 다리이다. 2010년 12월 14일 개통되었고 총 길이 3.5km의 2개의 사장교와 3.7km의 침매터널, 1km의 육상터널로 이루어져 총 길이는 8.2km에 달한다. 거가대교를 포함한 거가대로의 개통으로 부산~거제간 통행거리는(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 ~ 거제 고현터미널) 기존 140㎞에서 60㎞로, 통행시간은 기존 130분에서 50분으로 단축되었다.
지난해 12월 통행료가 일시적으로 무료일 때는 정체가 심해서 50분이 아니라 5시간도 더 걸렸다는 불만도 쏟아졌지만 통행료가 유료화 되면서 그 정체가 줄어들어 쾌적한 거제도 나들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톨게이트를 지나 해저터널로 들어서면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유리관 밖 바닷물과 물고기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터널같아서 해저터널인지 아닌지 별다른 점을 느끼지 못한다. 단지 터널 천장에 수심 48m라는 문구를 보면서 ''아 이건 해저터널이지''하고 생각을 하게 된다. 터널을 지나면 바다위에 놓여있는 웅장한 다리를 만나게 된다.
광안대로를 지나다니다 보니 바다위의 다리가 그리 새롭지는 않지만 그래도 탁 트인 바다전망이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준다. 터널과 다리를 지나고 나면 거제도가 눈앞에 나타난다. 50분만에 거제도에 도착한다니 통행료 1만원이 비싸지 않다고 말하긴 그렇지만 아주 아깝지만은 않을 것이다.
아름다운 외도와 해금강을 한번에
유람선을 타면 외도와 함께 해금강 관광을 할 수 있다. 삐죽삐죽 솟은 바위의 경관이 아름다워, 일찍이 바다의 금강산이라는 뜻에서 해금강이란 이름으로 불리우는데, 가이드를 겸하는 선장의 구수한 설명을 들으며 구경하는 사자바위, 미륵바위, 촛대바위, 신랑신부 바위, 해골바위, 돛대바위 등은 수억 년 파도와 바람에 씻겨 연출된 갖가지 모습에 감탄하게 된다. 수십 미터 절벽에 새겨진 만물상과 열십자로 드러나는 십자동굴은 조물주의 작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연의 신비감을 느끼게 해 준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한 장면으로 유명한 외도 보타니아는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섬이다. 약 4만 5천여 평의 동백숲이 섬 전체를 뒤덮인 외도는, 야자수, 선인장 등 840여종의 아열대식물과 곳곳에 숨겨진 마호니아, 스파리티움, 은환엽유카리 등 희귀식물들, 또 편백나무 숲으로 만든 ‘천국의 계단’, 대나무가 우거진 ‘대죽로’ 등이 이국적이고 아름답게 잘 가꿔진 정원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베르사이유의 축소판인 듯한 ‘비너스 가든’,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잔디밭에 조성된 조각공원, 해안절벽 아래로 바다 풍경이 보이는 ‘명상의 언덕’, 달팽이집 모양의 건물 ‘파라다이스 전망대’ 등도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휴게실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커피 한 잔을 하는 여유도 즐기며 아름다운 외도를 머릿속에 꼭꼭 눌러담았다.
거제도는 외도나 해금강 뿐 만 아니라 절벽을 끼고 달리는 ''흥포~여차 해안도로'', ''바람의 언덕'' 과 ''신선대'', ''몽돌해수욕장'' 등과 같은 아름다운 절경과 싱싱한 해산물 요리들이 가득하다. 거가대교의 개통으로 부산과 가까워진 거리만큼 좀 더 자주 편하게 거제도를 즐겨보자.
장정희리포터 swtd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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