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문 - 부천역사 1층에 있는 선물포장 가게 ‘플라워마운틴’ 대표 정소라(43)씨. 그녀는 햇수로 8년 째 이곳을 운영하는 선물포장 코디네이터다. 정 씨가 어떤 물건에 호기심을 보이면 그것은 그녀의 손끝에서 새롭게 탄생된다. ‘저것은 어떻게 만들었지’를 고민하면서 직접 만들어봐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다. “손으로 하는 것들은 다 잘하는 편에 속한다”는 그녀가 궁금했다. 3월14일 화이트 데이를 앞두고 선물포장의 달인인 그녀를 찾아갔다.
벤치마킹 후 업그레이드... 나만의 작품 창조
소라 씨가 초등학교 다닐 때 환경미화는 그녀 차지였다. 배운 적이 없는 붓글씨와 차트 글씨, 손글씨를 아주 잘 썼다. 그런 것이 손재주인지도 몰랐던 그녀는 어느 날 만들기만 하면 뚝딱, 해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원예를 전공해 플로리스트와 선물포장 코디네이터로 15년 간 일해 왔다. 소라 씨는 2008년 한 케이블 TV에서 사람 포장을 주문 받았다. “선물 포장집에서 사람도 포장해줄까?”라는 요청이었는데 훌륭히 소화해냈다. 사람포장 동영상은 현재 구글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손끝 좋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똑같은 물건은 만들지 않아요. 벤치마킹한 것을 업그레이드시켜서 나만의 개성이 담긴 작품을 창조하니까요.”
그녀는 자신의 개성을 한껏 드러낸다. 세련되고 화사한 복장으로 출근을 시작하면서. 정성껏 화장을 하고 그에 맞는 옷을 골라 입고 매니큐어로 손톱을 가꾼다. 포장 일 하다보면 손끝이 까지고 바람 잘 날 없어서다. 퇴근 후에는 중앙대학교 행정대학 최고위과정 동호회인 좋은 인연의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골프동호회 가입으로 그 쪽 사람들과의 인맥개발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제자들에게 퍼주면... 새로운 것을 얻게 돼
“혼자 서있지만 항상 바빠요. 포장상자를 사이즈별, 색채별, 모양별로 미리 만들어놔야 하거든요. 박스와 리본, 포장지가 어울리는 것끼리 다양하게 준비한 뒤 고객을 기다려요.”
그녀는 직원 2명과 함께 일한다. 퇴근 후에는 연세대학교 아카데미 수강생으로 공부하고 있어서다. 늘 자기개발을 아끼지 않고 사는 그녀는 쉬기만 하면 몸이 쑤신다고 했다.
“2월 발렌타인데이 때 초콜릿에서부터 12월 크리스마스의 포인세티아로 마감하면 일 년이 후딱 가요. 그렇게 매장에는 똑같은 사람으로 서있는 것 같지만 저는 수없이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답니다.” 그녀는 같은 사람이 몇 년이고 같은 곳에 서있다면 고객들은 눈살을 찌푸릴 것이라며 웃었다.
그녀는 제자들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빛을 발한다. 포장 기법을 배우는 수강생들에게 가진 것을 아낌없이 퍼주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상자 리폼이나 데커레이션 기법들을 제자들과 공유해요. 갖고 있는 것을 퍼주면 새로운 것을 알게 되죠. 고이면 썩습니다. 나눠야 새로운 것을 추구하게 되니까요.
하나를 알면 열을 알 때까지 노력
소라 씨는 8년 전 이 매장에서 향 제품을 판매하다가 선물포장 안하냐고 묻던 고객을 만나게 된다. 그 말을 듣자마자 학원으로 직행한 소라 씨. 포장법을 배우고 공예기법을 접목시켜 여기까지 걸어왔다. 하나를 알면 열을 알 때까지 배우려는 그녀의 노력은 고객에게도 이득이 된다. “어떤 고객들은 제가 매고 있는 스카프 연출법을 물어봐요. 그러면 인터넷 검색으로 스카프 매는법을 더 많이 찾아서 그대로 연습해봐서 손님들께 알려줘요.” 그녀는 포장 수업에도 힘을 쏟는다.
“매장 영업과 포장 수업은 전혀 달라요. 고객이 찾아왔을 때 수업하는 것처럼 만들고 있으면 손님은 가요. 배운 것을 토대로 음식을 양념하듯 자기 색깔을 입혀야 손님들이 좋아하는 독특한 선물포장이 탄생한답니다.”
소라 씨는 말한다. 창업자의 첫 단계는 매장 경험 쌓기라고. 포장 일과 사람에 대한 눈썰미 개발도 필요하다. 남자들은 척척 사고 여자들은 세밀히 살피는 손님의 취향 파악도 필요하므로. 그녀는 방법적인 기술로 움직임이 있는 것은 캐러멜 포장을, 흔들리면 안 되는 물건은 모자이크 포장, 책 같은 종류의 물건들은 포켓포장을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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