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출신 공통점, 물밑 지지자들 차별화 요소에 주목
엄 “힘 있는 도정” … 최 “나는 희망감자, 썩은 감자와 달라”
4·27 재보선 격전지 강원도에서 도지사 예비 후보들간에 ‘진짜 감자가 누구냐’는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감자’라는 말은, 강원도 출신임을 뜻하는 친근한 용어다. 대다수 출마 희망자들이 강원 지역 연고를 갖고 있어 출신지로 보면 대부분 ‘강원도 감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앞두고 현장에서는 유독 ‘진짜 감자’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이례적으로 춘천 출신의 예비후보가 각각 여야에서 동시에 출마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엄기영, 민주당 최문순 예비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 모두 춘천고등학교를 졸업했고, MBC사장 출신의 유사 경력까지 갖고 있다.
두 사람은 ''진짜 감자'' 이미지를 갖기 위해 초반부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물밑 지지자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누가 진짜 감자인지 가려보자”는 말까지 나온다. 단순히 춘천 지역 연고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우므로, 강원도 도정을 제대로 이끌 도덕성과 ‘진짜 실력’이 있는지를 가려보자는 의미다.
지난 2일 활동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엄기영 예비후보는 이날 춘천에 위치한 한나라당 강원도당 당사에서 입당식을 가졌다. 동시에 4·27 강원지사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의 입당 명분으로 “강원도민을 위한 더 큰 정치, 더 힘 있는 도정을 펼치려고 한나라당에 입당했다”고 밝혔다.
또 MBC 사장을 그만두게 된 부분에 대해 “쫓겨난 것이 아니라 정부와 언론에 관해 이견이 있었고, 언론자유는 소중한 가치이나 이것이 좌절돼서 사장직을 스스로 사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 프리미엄’ ‘높은 인지도’ 그리고 평창과의 연관성도 강조하고 있다. 네이버 등의 메인 경력에 출생지가 평창으로 기록돼 있고, 개인 블로그에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사진이 실려 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최문순 예비후보는 강릉과 춘천을 오가며 ‘진짜 감자’ 인지도 높이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는 춘천고등학교와 강원대학교를 나왔고, 강릉 최씨라는 특징을 강조하면서 이날 춘천의 강원도당과 강릉의 종친회를 방문했다.
춘천 민주당 강원도당에서 기자와 만난 최 예비후보는 특히 “나는 희망감자”라며 “썩은 감자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엄 예비후보에 대해 “인지도는 대통령급인데 겉은 번지르르하고 속은 다 썩은 감자”라며 “초등학생들에게 이런 (배신) 사태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냐”고 말했다. 그는 또 ‘희망대장정’ 춘천 시민토론회에서 “우리 힘으로 선출한 최초의 야당출신 (강원도) 지사 (이광재를) 부당한 정치 탄압에 의해 저들이 빼앗아갔다. 찾아와야 한다. 다시는 우리의 선택을 저들이 함부로 흔들지 않도록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춘천 닭갈비 골목에서 만난 한 시민은 춘천 출신 두 예비후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모두 모아놓고, 감자들 속살이 드러나면 누가 진짜 감자인지 알게 되겠지요. 지금은 잘 모르지요."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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