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장은 발병 부위에 따라 서혜부 탈장, 대퇴부 탈장, 제대(배꼽) 탈장, 반흔(수술상처) 탈장, 횡격막 탈장 등으로 나뉜다. 이 중 가장 흔한 형태는 서혜부 탈장으로 전체 탈장의 75%를 차지한다. 주로 좌측보다 우측에 많이 발생한다.
대개 비만·흡연·만성변비·잦은 기침 등으로 복부 근육이 약해진 경우, 무리한 운동으로 복압이 자주 상승하는 경우, 무거운 짐을 옮기거나 누워있다 일어서는 등 갑자기 배에 힘을 주는 경우, 복수가 차서 항상 배가 부르고 압력이 높은 경우 등에 생기기 쉽다. B씨의 경우 복벽이 약한 상태에서 등산으로 복부에 자주 압력이 가해지자 발병하게 된 것 같았다.
탈장은 별다른 통증이 없고 손으로 밀어 넣거나 자리에 누우면 자연스럽게 들어가기 때문에 치료를 등한시하기 쉽다. 하지만 괜찮다고 방치하면 탈장과 환원을 반복하다가 구멍이 더 커지거나 새로운 탈장이 생기기도 하고 장의 일부가 괴사하기도 한다. 약물이나 운동 등으로 자연 치유될 가능성이 전혀 없고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므로 탈장이 있다면 조기에 수술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많은 환자들이 탈장 수술은 통증이 심하고 수술 후 회복기간도 오래 걸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과거의 탈장 수술이 탈장 구멍을 바깥에서 보강한 뒤 주위 조직에 꿰매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복압이 높아지면 환부가 당기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5~10%에서 재발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피부 절개를 최소화하고 복벽 안쪽에 인공막을 삽입하는 ‘복강내시경 탈장 수술’을 실시해 통증이 적고 재발도 거의 없다. 이 수술은 직경 1cm 이하의 구멍 3개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상처 크기가 작아 통증과 감염이 적고, 미용상으로도 뛰어나며, 재발이 적다. 또한 수술 후 24시간 이내에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도 빠르다.
탈장은 발병 부위의 반대 쪽에 새로운 탈장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한 쪽 복벽이 약해 탈장이 생긴 사람은 대체로 반대편 복벽도 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혜부 탈장 환자의10~20% 정도는 양쪽에 모두 탈장이 있는 양측성 탈장을 가지고 있다.
복강내시경 탈장 수술을 시행하면 한 쪽 탈장을 수술하면서 내시경을 통해 반대편의 탈장 여부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겉으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초기 탈장을 미리 보강할 수 있어서 추후 다른 탈장이 발병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이동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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