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중생 집단성폭행’ 처벌수위 논란
법원 “소년피고인에 기회 주면 교화 가능”… 소년부 송치 , 시민단체·네티즌 “어리다고 봐주나 … 죄의식 없어질 것”
지역내일
2011-02-25
“장애여학생 부모가 오죽했으면 합의를 했을까, 정작 범죄를 저지른 가해 학생들이 반성을 했을지 의문이 든다.”
“어리다고 봐주나, 엄중처벌 해야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 것 아닌가.”
“미성년자 성범죄에 대해선 피해 당사자가 아닌 부모에 인한 합의자체를 무효화시키는 법제도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어리다고 봐준다면 더 큰 범죄를 죄의식 없이 저지르는 사회적 범죄자를 만들지 않을까 걱정된다."”
지적 장애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대전지역 고교생 16명에 대해 법원이 일반 성인 형사범보다 형벌이 가벼운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리자 지역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의 항의와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사건의 심각성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할 때 솜방망이 처벌로 재발 방지 등 성폭력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데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전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심규홍 부장판사)는 22일 지적장애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A(17)군 등 16명을 대전지법 가정지원 소년부로 송치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가 과연 항거불능 상태에 이를 정도로 정신지체 상태였는지에 대해 법원에서도 전문가를 위촉해 의견을 들었다”며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피해자가 정신장애가 있고, 피고인들이 그 사실을 알면서 범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여럿이 공동해서 나이 어린 정신지체 3급 피해자를 간음하고 성추행한 것은 엄중한 형사처벌이 필요한 중한 범죄”라며 “피고인들의 경력과 가정상황, 여러 환경을 고려할 경우 일반 성인범과 같이 형사처벌이 바람직한지, 보호처분이 가능한지 재판부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합의가 이뤄지고 피해자의 가족이 피고인들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데다 피고인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비행전력이 없었던 점을 고려했다”며 “피고인들이 소년이고 그들의 부모가 성폭력 상담 교육을 받고 사회봉사활동을 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보호처분에 해당하는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특히 “소년은 성인범과 달리 환경에 오염돼 쉽게 비행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적절한 보호와 교육을 통해 교정돼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형법 제9조는 만 14세 이상의 소년에 대해 성인과 마찬가지로 재판을 통해 형사처벌할 것을 규정하지만 소년법 제50조는 만 19세 미만의 소년에 대해 형사사건을 법원이 심리한 결과 보호처분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면 소년부 송치결정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소년 피고인에게 한번 기회를 줄 경우 개선 및 교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법원은 소년부 송치결정을 해 소년법에 규정된 보호처분을 받도록 함이 합당하다”며 소년 형사사건의 처리원칙을 설명했다. A군 등은 가정지원 소년부의 판단에 따라 소년원 등 시설에 위탁되거나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 장단기 보호처분 등의 처분을 받을 전망이다.
법원의 이같은 판결에 시민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 관계자는 “혐의 사실은 인정되나 어리기 때문에 이런 판결이 나온 것 같아 아쉽다”며 “전원 형사처벌을 하지 않더라도 일부는 실형을 받았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단순 절도도 이렇게 넘어가지는 않는데 이 정도 현안이 처벌되지 않고 넘어간다면 이후 유사한 다른 사건에 대해 어떤 처벌을 내릴지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김순영 대전여성장애인연대 사무국장은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범죄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소년 문제로 축소한 판결이었다”며 “우리가 보기엔 거의 무죄 수준이다. 개인적으로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을 사회에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고 학교에 다니는 장애 아동들이 알게 모르게 왕따나 성추행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네티즌들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아이가 16명으로부터 집단적으로 성폭행을 당했을 때 그 부모의 찢어지는 가슴은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피해자 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해도 저런 범죄에 대해서는 사회에서 중벌을 내려야 한다”고 재판부를 성토했다. 대전지역 시민단체는 23일 오후 3시 법원 앞에서 이번 판결에 항의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대전지역 고교생인 A군 등 16명은 지난해 5월 25일쯤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B(14·정신지체 장애 3급)양을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건물 남자화장실로 유인해 성폭행하는 등 같은 해 6월 20일까지 한 달여 동안 B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신일 고병수 기자 ddhn21@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어리다고 봐주나, 엄중처벌 해야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 것 아닌가.”
“미성년자 성범죄에 대해선 피해 당사자가 아닌 부모에 인한 합의자체를 무효화시키는 법제도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어리다고 봐준다면 더 큰 범죄를 죄의식 없이 저지르는 사회적 범죄자를 만들지 않을까 걱정된다."”
지적 장애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대전지역 고교생 16명에 대해 법원이 일반 성인 형사범보다 형벌이 가벼운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리자 지역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의 항의와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사건의 심각성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할 때 솜방망이 처벌로 재발 방지 등 성폭력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데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전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심규홍 부장판사)는 22일 지적장애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A(17)군 등 16명을 대전지법 가정지원 소년부로 송치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가 과연 항거불능 상태에 이를 정도로 정신지체 상태였는지에 대해 법원에서도 전문가를 위촉해 의견을 들었다”며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피해자가 정신장애가 있고, 피고인들이 그 사실을 알면서 범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여럿이 공동해서 나이 어린 정신지체 3급 피해자를 간음하고 성추행한 것은 엄중한 형사처벌이 필요한 중한 범죄”라며 “피고인들의 경력과 가정상황, 여러 환경을 고려할 경우 일반 성인범과 같이 형사처벌이 바람직한지, 보호처분이 가능한지 재판부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합의가 이뤄지고 피해자의 가족이 피고인들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데다 피고인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비행전력이 없었던 점을 고려했다”며 “피고인들이 소년이고 그들의 부모가 성폭력 상담 교육을 받고 사회봉사활동을 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보호처분에 해당하는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특히 “소년은 성인범과 달리 환경에 오염돼 쉽게 비행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적절한 보호와 교육을 통해 교정돼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형법 제9조는 만 14세 이상의 소년에 대해 성인과 마찬가지로 재판을 통해 형사처벌할 것을 규정하지만 소년법 제50조는 만 19세 미만의 소년에 대해 형사사건을 법원이 심리한 결과 보호처분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면 소년부 송치결정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소년 피고인에게 한번 기회를 줄 경우 개선 및 교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법원은 소년부 송치결정을 해 소년법에 규정된 보호처분을 받도록 함이 합당하다”며 소년 형사사건의 처리원칙을 설명했다. A군 등은 가정지원 소년부의 판단에 따라 소년원 등 시설에 위탁되거나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 장단기 보호처분 등의 처분을 받을 전망이다.
법원의 이같은 판결에 시민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 관계자는 “혐의 사실은 인정되나 어리기 때문에 이런 판결이 나온 것 같아 아쉽다”며 “전원 형사처벌을 하지 않더라도 일부는 실형을 받았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단순 절도도 이렇게 넘어가지는 않는데 이 정도 현안이 처벌되지 않고 넘어간다면 이후 유사한 다른 사건에 대해 어떤 처벌을 내릴지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김순영 대전여성장애인연대 사무국장은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범죄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소년 문제로 축소한 판결이었다”며 “우리가 보기엔 거의 무죄 수준이다. 개인적으로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을 사회에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고 학교에 다니는 장애 아동들이 알게 모르게 왕따나 성추행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네티즌들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아이가 16명으로부터 집단적으로 성폭행을 당했을 때 그 부모의 찢어지는 가슴은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피해자 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해도 저런 범죄에 대해서는 사회에서 중벌을 내려야 한다”고 재판부를 성토했다. 대전지역 시민단체는 23일 오후 3시 법원 앞에서 이번 판결에 항의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대전지역 고교생인 A군 등 16명은 지난해 5월 25일쯤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B(14·정신지체 장애 3급)양을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건물 남자화장실로 유인해 성폭행하는 등 같은 해 6월 20일까지 한 달여 동안 B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신일 고병수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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