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용인지역 헌혈인구는 증가세
헌혈이란 위험에 처한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혈액을 기증하는 고귀한 사랑의 실천이다.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혈액은 아직 대체할 수도 인공적으로 만들 수도 없다. 헌혈하는 사람이 없다면 최첨단의 의술로 무장했더라도 생명을 살리기란 어려운 법. 헌혈을 통한 꾸준한 확보가 중요한 이유다. 겨울은 교통사고 등 응급환자가 많아 다른 계절보다 혈액이 많이 필요하지만 방학과 추위로 인한 헌혈인구의 감소로 수급에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고귀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헌혈, 나부터 실천하는 건 어떨까. 헌혈횟수 100회가 넘는 개인 헌혈자와 지역 기업의 활동을 소개한다.
두 곳 헌혈의집이 있는 성남지역은 2010년도 헌혈 건수와 인원이 전년도 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용인 역시 헌혈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
야탑 헌혈의집의 정병림 간호사는 “다양한 홍보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대형 헌혈의 집을 확대한 점, 1회 4시간의 봉사인증 부여로 학생 헌혈자가 많아진 것”을 증가의 이유로 꼽았다. 쾌적한 환경을 갖춘 헌혈의 집은 평일뿐 아니라 주말에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며 시민들의 헌혈 편의를 도모한다. 또한 문진 절차도 간단해졌다. 종이에서 전산으로 바뀐 문진을 통해 헌혈가능으로 판정된 사람은 인터넷으로 전국 120여개 헌혈의 집 중 자신이 원하는 장소와 시간을 선택해 헌혈예약을 할 수 있다. 단, 전자문진은 몸 상태나 약복용 등을 고려해 3일간만 유효하고, 헌혈정보가 없는 초회 헌혈자라면 예약문진에 참여 할 수 없음은 유의해야 한다. 경기혈액원 관계자는 “적혈구의 수명은 120일이고, 수혈 하면 조혈기능이 빨라져 두 달이면 적혈구가 원상회복되므로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며 “헌혈이 가능하다는 것은 곧 건강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문의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 본부 www.bloodinfo.net
헌혈의집 031-707-3795(서현) 031-707-3791(야탑)
박신영 리포터 jump1042@hanmail.net
한국도로공사, 돋보이는 생명 나눔 활동
헌혈뱅크 도입하고 하이쉼마루 생명나눔 실천
성남시 금토동에 위치한 한국도로공사(사장 류철호)는 2008년 10월에 ‘헌혈뱅크’를 도입했다. 헌혈뱅크란 헌혈 증서를 은행식으로 적립해 필요한 단체나 개인에게 기증하는 제도. 도로공사 홍보실의 김정훈 차장은 “헌혈증의 80% 이상이 사장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헌혈증은 희귀난치병이나 혈액암 환자에게는 수혈비 등 치료비의 대체로 유용이 사용할 수 있기에 헌혈뱅크를 착안했다”고 설명한다.
사내에서 시작한 캠페인은 일반인 대상의 헌혈증 기부 캠페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휴게소에서 이용객들로부터 헌혈 증서를 기탁 받는 ‘하이(Hi)-쉼마루 생명나눔 캠페인’이 바로 그것. 이런 방법으로 모아진 증서 3000장은 희귀난치병과 백혈병 어린이 재단에 기증하였고 앞으로도 연간 1만장의 헌혈 증서를 모아 생명 나눔 활동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도로공사가 헌혈운동에 남다른 관심을 갖는 것은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문화에 바탕 한다. 김 차장은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기업으로 사고발생시 외상으로 인한 수혈 환자가 많고 혈액수급에 어려움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도의적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고 전사 차원에서 헌혈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로공사 직원들의 헌혈량은 1972리터를 넘어선다. 연간 3회씩 실시하는 단체 헌혈에는 총 4380명의 직원이 참여하였고 100회 이상의 헌혈왕도 2명이나 배출하였다. 2009년 2월에는 대한적십자사와 헌혈 약정을 맺고 지속적인 헌혈 참여와 헌혈뱅크의 활성화, 등록헌혈제도와 희귀혈액형 등록 제도를 실행중이다.
한편, 2월에는 도로공사가 기증한 색다른 헌혈 버스를 만날 수 있다. 헌혈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쾌적하고 산뜻한 스타일로 선보일 예정이다. 새로운 헌혈 버스가 ''헌혈=즐거운 실천''이란 생각이 들게 하는 공간으로 헌혈문화 확산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남동 이정균씨
“헌혈은 관심이 시작입니다”
성남동에 거주하는 이정균(46)씨는 총133회(전혈28회, 혈장105회)의 헌혈 기록으로 적십자사 명예의 레드카펫(개인헌혈 100회 이상)에 등재되어 있다. 고3때 단체 헌혈을 시작으로 1년에 5~6회씩 꾸준히 헌혈하던 이씨는 아들이 ‘중증재생불량성빈혈’을 앓게 되면서 헌혈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환우가족이기도 하다.
“혈액을 만드는 세포인 골수에 이상이 있는 거예요. 자생 능력이 없으니 수혈에 의지할 수 밖에 없죠. 이름 모를 헌혈자들이 아들을 살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야탑 헌혈의 집 정병림 간호사는 “이정균씨는 조혈모세포(골수) 기증을 두 번이나 했다”며 “정작 아들은 일치하는 골수 제공자가 없어 몇 년째 약물 치료에 의존하는 상황인데도 흔쾌히 응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정균씨의 당부의 말이다. “어려운 현실이지만 잘 지내고 있으니 감사해야죠. 헌혈은 관심이 시작이에요. 많은 분들이 좋은 인식을 갖고 꼭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신흥동 전인선씨
“편한 나눔, 자기 관리 습관은 덤이죠”
전인선(성남시 신흥동·35)씨는 여성으로 총130회(혈소판38회, 혈장91회, 전혈1회)의 헌혈기록을 갖고 있다. 특히 시간과 과정이 복잡한 혈소판, 혈장 기록이 눈에 띈다. “처음에는 성분 헌혈이 뭔지 몰랐어요. 유익하게 쓰인다기에 ‘이왕 하는 거 필요한 것으로 하자’고 생각했을 뿐이죠.” 특별한 게 없다며 극구 사양하는 전씨를 설득해 좀 더 들어본 사연. 결손가정의 도시락 배달과 식사수발 도우미 등 인력봉사를 주로 하던 20대 초반의 전씨에게 헌혈경험은 ‘편한 나눔’으로 오히려 부끄러웠단다. ‘미안(?)한 마음’이 ‘꾸준한 결심’으로 이어져 10여 년이 흘렀다고.
“유치원이 끝나면 아이와 함께 와요. 과학적 호기심이 많아 혈액이나 기계를 무서워 안하고 오히려 신기해하죠. 나눔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암 투병중인 친정엄마의 병원에서 많은 환자를 대하며 헌혈의 중요성을 더욱 체감한다는 전씨. “몸 관리를 못하면 꾸준히 헌혈 할 수 없어요. 균형 있는 식습관과 자제하는 관리 등 저한테 도움 되는 부분이 더 많지요. 잠깐 누워서 쉬었다 오는 게 봉사라니 참 편한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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