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적이며 친근한 이미지의 12지신 이야기
조각가 임원행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 3월 8일까지 헤이리 아트팩토리에서 ‘12지신 이야기’를 주제로 열린다. 임원행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이태리 까라라 국립아카데미를 졸업했다. 80여회의 단체전과 국제교류전을 통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다. 한국미술협회파주지부장과 한국조각가협회파주지부장을 역임했다. 이번 전시에는 전통적인 12지신과는 달리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12지신은 해학적이며 친밀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누워서 젖병을 빨고 있는 황소, 거만하게 소파에 기대어 있는 용, 힘차게 뛰어가는 양, 인형처럼 복제 되어 슬프게 쳐다보는 호랑이, 자기꼬리를 물고 돌고 있는 개 등등.
누구에게나 태어난 해의 띠가 있다. 태양이 운행하는 길을 황도대라 하는데 태양이 황도대를 따라 한 바퀴 도는데 12별자리 (궁수, 염소, 물병, 물고기, 양, 황소, 쌍둥이, 게, 사자, 처녀, 천칭, 전갈) 를 지난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고대인들은 이 진실을 바탕으로 신성한 의미의 완전성을 추구하기 위해 12라는 숫자에 의미를 두었던 것 같다. 12궁을 지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되어 우주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우리 인생사도 이와 같이 돌고 도는 우주의 현상과 맥을 같이 놓고 보았을 것이다. 12라는 숫자는 우리주변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연필 1다스(12), 12지신, 한국의 교육제도 12년(초교~고교), 하루12시진, 일 년12달, 예수의 제자 12명, 요셉의 12형제, 유대의 12지파, 불교의 12연기설, 올림푸스 12신, 십이지법, 마그네슘 원자번호, 탄소 원자 질량은 12, 모세가 가나안을 정탐하러 보낸 첩자 12명, 엘리야는 12개의 돌로 제단을 쌓았다. 12지신이란 고대에 해마다 다른 동물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시간의 흐름을 관찰하였고 지간과 결합하여 육십갑자를 보기도 했다. (십이지라는 개념은 중국의 은대(殷代)에서 비롯되었으나, 이를 방위(方位)나 시간에 대응시킨 것은 대체로 한대(漢代) 중기의 일로 추정된다.)
신과인간 신은 누구이고 인간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최초의 물음이자 영원한 물음이다. 조각가 임원행의 작품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존재의 가치성과 물질문명의 필요성, 현 인류의 진실성, 미래의 불확실성. 고대인들은 시간에 동물의 이미지를 대입시켜 인간사를 점치려 했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재미삼아 보고 한 순간에 잊어버리는 토정비결처럼 어느 순간 애착을 가지고 어느 순간 잊어버리는 것이 12지신이 아닐지... 조각가 임원행은 12지신이 우리에게 언제나 친근한 벗이었으면 한다.
전시문의 031- 957-1054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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