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박물관 전시 ‘아름다운 우리 목가구전’

조상들의 생활필수품에서 엿본 은은한 멋

지역내일 2011-02-10
고개 들어 먼 하늘 한 번 쳐다보는 것이 언제였나 싶게 바쁜 일상이다. 종종걸음으로 24시간을 채우노라면 여유 누리며 문화생활을 하는 것은 언감생심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생활 곳곳에 작품이 숨겨 있다면…. 그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천안박물관이 2011년 첫 번째 전시로 선보이는 “아름다운 우리 목가구”전을 통해서다.
목가구는 안방, 사랑방, 마루, 부엌 등 우리 주생활 공간 곳곳에서 사용하던 생활필수품이었다. 안방에는 농이나 받닫이, 패물함, 빗접 등 여성들을 위한 가구가 배치되었고 사랑방에는 의걸이장, 서가, 책갑, 문서함 등 남성들을 위한 가구가 배치되었다.
목가구는 작품이기도 했다. 전통 목가구는 가구 재료의 고유한 무늬와 색채 및 재질을 고려해 배치공간에 따라 화려한 색채, 은은한 색채 및 강·약을 고려하고 재료를 선택, 제작해 고유의 멋을 지닐 수 있었다.
장, 롱, 머릿장, 문갑, 좌경, 빗접, 빗, 반짇고리, 자, 실패 등이 주로 자리하는 안방가구는 목재의 결이 아름다운 느티나무, 회화나무, 물푸레나무, 먹감나무, 참죽나무 등을 주로 이용했다. 이를 통해 선과 무늬가 풍부해 순박하고 부드러우면서 화사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 만들어졌다.
사랑방 가구는 재료가 부드러우며 광택이 없고 가벼운 오동나무 등의 재료를 사용해 화려하지 않게 제작, 학문탐구에 영향을 끼치지 않게 했다. 오동나무는 소박함을 간직한 나무로 낙동법(뜨거운 인두로 표면을 지진 후 짚 등으로 표면을 긁어 주면 단단한 나뭇결만 돌출 되게 하는 방법)을 사용해 소박하고 묵직하면서도 검소한 선비의 기품과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렇듯 우리의 전통 목가구는 가족 내의 지위, 성별, 취향 등에 따라 일정한 차이와 다양성을 보인다. 그 속에서 목가구는 소박하면서도 화려하고, 투박하면서도 단아하고, 장중하면서도 섬세한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생활 속 작품이 되었다.
특히 전통 목가구는 나무와 나무를 연결하는 ‘짜맞춤’으로 만들어진다. 짜맞춤은 ㄱ자와 ㄷ자 또는 ㅁ자 형태로 나무를 연결하는 제작기법이기도 한데 짜맞춤을 하면 쇠못이나 대못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목가구의 소박한 아름다움과 견고함을 잘 드러낼 수 있다.
천안박물관이 마련한 ‘아름다운 우리 목가구전’은 잊고 지나쳤던 우리 목가구의 멋을 발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전시는 총 30점으로 반닫이, 의걸이장, 이층장, 빗접 등 15점과 연상, 경상, 필통 등 문방사우 15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 목가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전시를 보고 나오노라면 스쳐 지나던 우리 생활 곳곳이 새삼 멋스러운 작품으로 다가올 것이다.
일시 : 1월 18일 ~ 3월 20일
장소 : 천안박물관 기획전시실
문의 : 521-2824. http://museum.cheonan.go.kr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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