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개월 전부터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65세 어머니를 모시고 딸이 진료실로 찾아왔다.
장을 보러 마트에 갔는데 무엇을 사야할 지 모르고 그냥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고 아침에 혈압약을 드시고도 기억을 못해 다시 드시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하였다.
3일 전에는 조카의 결혼 청첩장을 직접 받고 결혼식에 같이 가자고 했는데 전혀 기억을 못하고 결혼식에 초대하지 않느냐고 섭섭하다고 화를 냈다고 한다. 하지만 별일 아닌 것에도 쉽게 화를 내는 것 이외에 다른 문제는 없었고 집안 살림도 잘 하시고 손자들도 문제없이 잘 돌봐 주신다고 하였다.
이처럼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특히 기억력이 떨어져 있으나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보존되어 있어 아직은 치매가 아닌 상태를 경도인지장애라고 한다. 신경심리검사 상 치매의 진단기준에는 부합하지는 않으나 기억력장애와 일부분에서만 이상이 관찰되는 것이다. 즉,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연구 결과, 경도인지장애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이행할 수 있는 고위험군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 대조군이 매년 1~2%의 비율로 치매로 전환되는데 비해, 경도인지장애에 속하는 환자는 매년 10~15%의 비율로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으로 이행된다. 즉, 3년 안에 50% 정도가 치매로 진단이 내려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도인지장애 상태는 알츠하이머병을 가장 이른 시기에 발견할 수 있는 단계이며 일찍 진단이 되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중요하다.
초기 치매가 의심이 된다면 신경심리검사를 시행해 기억력 장애나, 방향감각, 계산능력, 언어장애 등 여러 가지 뇌의 기능을 측정하여 진단을 하게 된다. 또한 뇌졸중이나 뇌종양과 기타 감염성 질환이나 내과적 질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치매를 감별하기 위해 MRI나 CT등의 뇌영상검사와 혈액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초기 치매 환자의 경우 ‘아세틸콜린에트스라제 억제제’라는 약물 치료를 통해 기억력 등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고 질환의 악화를 늦출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초기 치매 환자는 고혈압, 당뇨 등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중요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두뇌 활동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노인에게서 발생하는 가벼운 건망증이라 하더라도 규칙적으로 신경과 의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으면서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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