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한 옹기와 항아리, 수반들로 실내를 깔끔하게 장식하여 추운 바깥에서 들어오면 저절로 온기를 느끼게 하는 식당, 들어오는 입구에 멍석이 있어 색다른 운치도 있는 식당이 있다. 쌍용 2동 롯데마트 맞은편 골목 안에 있는 ‘장모님 옻닭’이다.
차분하고 안정된 실내 분위기에 알맞게 조용한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주인 내외도 개량 한복을 입고 손님을 맞아 조화를 이룬다. 손님들로 실내는 꽉 차 있으나 대화는 다들 소곤소곤 담화하는 수준으로 차분하다.
이 집은 주인부부가 일 년 전에 문을 연 곳으로 처음에는 토종 옻닭과 엄나무 닭, 닭볶음탕을 주 메뉴로 취급했다. 그러다 손님들을 위해 점심메뉴를 개발했는데 이것이 소문이나 예약을 해야 할 정도이다.
먹기 전에 배부른 토종 옻닭
옻닭. 일단 눈으로만 봐도 배가 부르다. 옻닭은 고기나 밥보다는 국물이 아주 좋다. 검은색을 띄고 있는 뜨끈한 국물을 한 수저 떠서 입에 넣어주면 구수하고 고소한 국물 맛에 그동안의 온갖 시름이 싸악 가시는 느낌이다.
물론 고기도 좋다. 토종닭이라 고기가 단단하고 씹히는 맛과 육즙이 좋다. 고기와 국물을 번갈아 입에 넣다 보니 어느새 바닥이 보인다. 음식으로 몸을 보한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다.
돌솥밥과 푸짐한 반찬의 점심 메뉴
점심메뉴도 좋다. 다시마물로 밥물을 잡고 표고와 당근, 대추 등이 들어간 돌솥밥은 밥맛이 꿀맛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따라 나오는 기본반찬들도 하나 같이 솜씨 있는 어머니 손맛을 느끼게 한다.
그날그날 나오는 찌개의 종류가 다르다. 그 중에서 홍합동태찌개의 국물이 깊고 시원해서 주인께 비법을 물어봤다. 다시마, 멸치, 대파, 양파, 고추씨, 무 등을 사용해서 기본육수를 만드는데 이때 무를 얼려서 사용한다. 무를 얼리지 않고 사용하면 끓이는 동안 무가 물러서 부서지지만 얼리면 무르지 않고 부서지지도 않는다. 또 육수 맛도 더 시원하다고 한다.
맛있는 밥과 깔끔하고 시원한 찌개 맛으로 기가 충만해진다.
입맛 살리는 밑반찬
이 집에서는 밑반찬으로 나오는 각종 김치에 사용하는 젓갈들이 다르다. 김치마다 재료의 맛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젓갈도 달라야 한다고.
갓김치는 자리젓을 사용했고 파김치는 멸치젓으로 맛을 낸 전라도 식이다. 낙지젓갈은 강경젓갈의 고유한 맛을 내는데 이 집에서는 맛있게 먹을 수 있게 칼등으로 다져서 낸다.
톳 두부는 특이한 밑반찬이다. 부드러운 두부를 삶아 꼭 짠 다음 톳과 함께 무쳤다. 바다의 톳과 육지 콩의 만남은 독특한 어울림으로 먹을 때 바다내음이 난다.
아주까리 잎을 삶아서 쌀뜨물에 담가놓았다가 들기름에 볶아낸 것도 있다. 그 밖에 양념장을 얹어놓은 꼬막과 오이 짱아찌, 토란대 등이 있다.
장모님 옻닭은 부부가 같이 운영하는데 남편은 홀을, 부인은 주방을 책임진다.
부인의 친정어머님이 한식전문음식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데 부인이 어머니의 음식솜씨를 닮았다. 물론 요리에 관심도 있고 해보고 싶어서 음식점을 시작했지만 막상 문을 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래도 요리가 재미있고 고객들이 맛있다는 반응에 힘든 줄 모른다고.
부부는 “화려한 요리보다는 정성과 맛을 위해 품질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맛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위치 및 문의 : 쌍용2동 롯데마트 맞은 쪽 장충동족발 뒤편 골목 안. 575-3700
조명옥 리포터 mojo710@hanmail.net
* 옻의 효능
옻은 여성들의 생리불순 및 생리통 등 여성 질환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술로 손상된 간의 기능을 회복시키며 우루시올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항암치료에 효과가 있다.
또한 위장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소화를 돕고 어혈과 염증을 풀어 주며 피를 맑게 하고 온갖 균을 죽이는 작용이 있다. 신경통을 가라앉히고, 몸이 냉한 사람이 먹으면 체질개선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옻은 외상이나 타박상으로 근육이나 골격에 상처를 입은 사람의 어혈을 제거시키면서 근육과 골격의 재생력을 증강시키는 작용을 한다. 신장이나 방광결석예방, 특히 담낭결석에 효과가 좋다.
단점은 피부가 약하고 체질이 민감한 사람은 금방 부어올라 가려움증을 호소하게 된다. 심한 경우 옻칠한 장롱만 봐도 옻독이 오른다. 약효가 뛰어난 것을 알면서도 옻을 꺼리는 것은 오로지 독 때문이다.
맛집 추천
불당동에서 ‘M2 쌀겨미생물효소욕 천안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정문자 원장은 “장모님 옻닭은 주요 고객들과 함께 자주 찾는 곳”이라고 했다. “개업한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음식이 정갈하고 실내 분위기도 차분하여 주요 고객들과 함께 해도 마음이 놓인다”며 장모님 옻닭은 추천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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